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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 지키라고 군대 보냈더니"

    이상엽 변호사(법무법인 정진)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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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넷플릭스를 통하여 방영된 드라마 'D. P.'가 한참 화두에 오르고 있다. 군대 내에서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를 DP(Deserter Pursuit)라 부른다.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끌자 국방부는 드라마 속의 실제 병역 모습은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그 후폭풍이 적지 않은 듯하다. D. P.를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드라마 속 탈영병의 부모가 '나라 지키라고 군대 보냈더니' 왜 우리 아들이 탈영병이 되었는지 화를 내는 장면이 있다고 한다. "나라 지키라고 보냈더니…." 지난 수년간 무수히 많이 들었던 말이다.


    3년 전부터 국방부 전공심사위원으로 2달에 한번 가량 전공심사에 참여하고 있다. 복무 당시 사망하거나 질병을 얻은 경우 사망자, 부상자에 대하여 심사를 통하여 '순직'여부나 '공상' 결정을 하게 되는 절차이다. 심사 대상에는 최근 군복무를 한 사람 뿐 아니라 심지어 '6·25'를 전후하여 의문사 처리되거나, 1960년대 군복무 중 자살 한 경우에도 그 심사대상이 된다. 여기서 '자살'이 어떻게 '순직' 즉, 업무 중 사망으로 처리되는지 의문이 들 수 있지만, 2015년 군인사법 개정으로 부대 내 가혹행위 등을 이유로 군인이 자해하여 숨진 경우 '순직'으로 인정하여, 업무 중 공을 세웠는지 여부를 따지지 않게 되었다.

    처음 전공심사위원을 시작 할 때만 해도 '자살'이 '순직'으로 인정된다는 결정이 선뜻 이해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수많은 전공심사 사례를 접하면서 얼마나 힘들고 불편부당했으면 그 분들이 그런 결정을 했을지 이해가 된다. 3년 정도의 전공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나라 지키라고 보냈더니…"라는 말을 유족으로부터 숱하게 들었다. 병역의 의무를 위해 나라를 지키라고 보낸 내 아들이, 내 오빠가, 내 동생이 허무한 죽음을 맞이하고, 당사자와 가족들이 육체적, 정신적 평생의 고통에 시달리는 경우는 우리 주위에 허다하다. 다행히 2000년을 기준으로 군부대 내에서 가혹행위 등을 이유로 한 자살률은 현재하게 줄었다고 한다. 신체적 가혹행위와 얼차려는 줄었지만 여전히 정신적, 언어적 폭력은 존재한다. 드라마 한편이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뒤집어 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히 우리 병역문화는 더욱 개선되어야 한다. 1995년 내가 겪은 그 불편부당을 앞으로 4년 뒤, 이제 중3인 나의 아들에게 그대로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이상엽 변호사(법무법인 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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