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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과 함께, '꿈의 크루즈'

    이재홍 선임헌법연구관(헌법재판소)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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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못 다한 꿈을 이룬다면, 그건 또 다른 나란 걸"(서태지, 'take five') 이 노래 20년을 들어도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문득 깨달았다. 이 가사는 '내가 못 다한 꿈을 당신이 이룬다면, 당신은 또 다른 나'란 뜻이었다. 내 꿈 이뤄 주는 사람은 남이 아니라 또 다른 나다. 이렇게 남과 나는 꿈으로 하나가 된다. 하지만 법의 세계로 오면, 남은 나와 단절되어 내 권리 행사의 상대방이 된다. 남을 이용하고 지배하는 맛에 사는 소시오패스들이 그래서 법을 좋아한다. 얄팍한 가식이 들통나도 미안하다는 말은 없다. 대신, 피해자 코스프레로 시작해서 대답할 의무가 없다거나 불법은 아니라는 법 논리로 마무리한다. 그리고 먹잇감이 될 다음 사람을 찾아 집으로 회사로 서늘한 발걸음을 옮긴다.


    소시오패스와 정반대로, 부모자식은 대개 희생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연결되어 있다. 이 신비를 서태지가 설명한다. 나의 정체성이 몸과 에고라는 좁은 울타리를 넘어 꿈까지로 넓어지면, 나와 꿈을 함께하는 사람은 모두 내가 된다. 내 꿈이 미래세대로 이어지면 그들이 이루는 꿈은 곧 내가 이루는 꿈이다. 인류는 그렇게 꿈으로 이어져 끝없이 나고 죽으며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간다. 이것이 우리가 아이를 낳아 사랑을 부어주고, 자그마한 어깨 커가는 뒷모습에 그저 흐뭇해하다가,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고 눈감을 수 있는 논리적인 이유이리라.

    돈, 지위, 쾌락, 재미도 좋지만, 평생 거기 끌려 다니다 상속법에 담기는 것만 두고 떠나기엔 삶이 너무 길고도 깊다. 못 다한 꿈도 사랑과 희생의 배에 실어 보내면 못 닿을 곳이 없다. 미래도 외국도 문제없다. 이렇게 하면 수없이 많은 '또 다른 나'와 한 배에 탈 수 있다. 사랑과 희생은 삶의 연금술. 어느새 인생은 '덧없는 쾌락에 끌려가는 조각배'에서 '꿈을 향해 항해하는 크루즈선'이 된다. 혼자 젓는 쾌락의 조각배는 작은 파도에도 뒤집힌다. 반면, '또 다른 나'들이 잔뜩 타 있는 꿈의 크루즈선은 끄떡없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 거대한 배는 소시오패스의 비양심이 파도쳐도 유유히 나아간다. 사랑이 법에 담길 날까지. 우리의 빛나는 항해는 계속. You Are Not Alone.

    ▶ 추천 시 : 문정희, '아들에게'


    이재홍 선임헌법연구관(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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