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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 게임, 승자는 누구인가

    최윤아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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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학지에서 만난 외국 친구들에게 출신 국가를 소개하면 대부분 매우 반가워하며 자기가 좋아하는 'K-콘텐츠'를 먼저 늘어놓기 시작한다. BTS, 블랙핑크, 기생충, 킹덤, 런닝맨…. 심지어 와이너리의 어느 직원은 우리가 '드라마 속 그 나라'에서 왔다는 사실에 감격하여 예쁜 와인을 선물해주기도 하였다. 대학 신입생 때 떠난 배낭여행에서 한국을 설명하느라 "Do you know Samsung?"까지 시전했던 걸 생각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들어 다들 먼저 얘기하는 K-콘텐츠가 하나 더 생겼다.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오징어 게임(Squid Game)'이 바로 그것이다. 아마존을 비롯한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할로윈 코스튬이 오징어 게임 속 의상이고, 틱톡에서 '해시태그 오징어게임(#SquidGame)'의 조회수가 무려 수백억 회에 달한다고 하니, 실로 그 폭발적인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오징어 게임 등 넷플릭스의 한국 컨텐츠가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면서, 한국 통신사와 넷플릭스의 분쟁도 덩달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19년 SK브로드밴드는 과도한 트래픽 탓에 인터넷망 품질이 저하된다면서 넷플릭스에게 망 사용료를 요구하였다. 넷플릭스는 망 품질 유지는 통신사 책임이고 특정 서비스에 대한 과금은 '망중립성 원칙'에 위배된다면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하였으나, 1심 패소 판결을 받고 항소한 상황이다.

    미국에서도 증가하는 트래픽 부담을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를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이 존재해 왔기에, 한국에서 이 분쟁이 어떻게 해결될지 더 관심을 갖는 것처럼 보인다. 쉽게 답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지만, 드라마 속 게임과 달리 단 하나의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협업을 통해 웰메이드 K-콘텐츠가 탄생한 것처럼, 상생의 지혜로 최종 소비자를 포함한 모두가 승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최윤아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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