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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현실과 동떨어진 상속제도, 개혁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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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법무부가 형제자매를 유류분권자에서 제외하는 민법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농경사회·대가족제를 바탕으로 한 이른바 '가산관념'의 약화, 형제자매 간의 유대관계 약화와 독립적 생계유지 경향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 피상속인의 유언의 자유를 제한하면서까지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보장할 필요가 적다는 것이 그 입법이유다. 이는 상속과 유류분 제도 중 가장 반발이 적고 공감대가 형성된 영역부터 개혁에 착수한 것으로서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형제자매의 유류분권 폐지는 상속과 관련하여 산적한 과제 중 일부에 불과하다. 가족과 부부의 의미 및 가구 구성의 변화, 수명의 연장, 국민소득과 평균 재산의 절대적 증가와 상대적 양극화, 재산 소유와 거래의 투명화 등으로 인하여 기존의 제도는 더 이상 현실과 국민정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엇갈리는 이해관계와 충돌하는 이념 사이에서 국민 다수가 동의하는 개혁의 방향을 수립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나, 그렇다고 하여 논의를 미룰 수는 없다.

    먼저 배우자 상속분 문제다. 현재 배우자의 상속분은 공동상속인 상속분의 1.5로 규정되어 있어 공동상속인이 많을수록 배우자 상속분이 줄어든다. 그러나 부부가 평등한 동반자로서 혼인생활 중 형성된 재산에 대하여 잠재적인 공동지분을 가진다는 현대적 부부관념에 비추어볼 때 공동상속인의 수가 배우자의 상속분에 영향을 미칠 합리적 이유가 없다.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과 균형이 맞지 않는 점,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도 배우자의 상속분이 1/2 이상인 점 또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혼 재산분할 시에는 증여세나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배우자에 대한 상속세 부과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유류분이다. 유류분은 장자상속 관습으로 인하여 상속에서 배제된 상속인들에게 최소한의 권리와 생계를 보장하자는 것이 당초의 주된 도입 취지였다. 그러나 평균수명 연장으로 상속인이 고령화되면서 생계 보장의 필요성은 상당 정도 축소되었다. 또한 획일적으로 유류분이 적용됨으로 인하여 피상속인이 전재산을 기부한 경우나 상속인이 피상속인 생전에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 등에서 여러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고 있다. 유류분 자체를 존치하는 것이 옳은지, 설령 존치하더라도 유류분권을 상실시키는 예외사유를 둘 것인지, 현재의 유류분 비율이 적정한지, 공동상속인이 생전증여받은 재산은 증여시점에 관계없이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편입하는 것이 타당한지 아니면 기간제한을 둘 것인지, 원물반환 원칙을 유지할 것인지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끝으로 상속세제다. 20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현 상속세율과 과표구간의 조정, 가업상속공제의 개선, 유산취득세의 도입, 증여세와의 정합성 조율 등 굵직한 과제들이 해결을 기다리고 있다. 지엽적인 개선에 그칠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자산재분배의 형태가 무엇인지 정면에서 치열하게 논쟁하고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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