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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걸클리닉(Legal Clinic)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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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걸클리닉(Legal Clinic: 법률임상수업)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학교수나 실무가(변호사 등)의 지도 아래 학생들로 하여금 의뢰인을 위한 상담, 법률 자문 또는 소송 등을 수행하면서 실무적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육의 목적상 공익적 성격을 가지고 있거나, 법률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률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떨어지면서 수험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임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여 법률문제를 안고 있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법률지원에 참여하겠다고 마음먹은 학생들이 대견해 보인다.

    우선 리걸클리닉을 수행하려면 법률지원을 받을 의뢰인을 찾아야 하는데, 2년 동안의 코로나 상황으로 대면수업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학교 밖에서 의뢰인을 직접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수소문 끝에 평소 아는 배우에게 '법률지원 리걸클리닉'의 취지를 설명하고 주변에 법률지원이 꼭 필요한 예술인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그 배우는 주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모두 조심스러워 하면서 직접 나설 수 없다고 하여 몇몇 사례를 수집하고 사실관계와 질의요지만 정리해주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예술 분야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갑질 등 일방적으로 불리한 처우를 받거나 불법행위의 피해를 받아 법률지원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는 사실(예를 들어, 전속계약의 조건 성취로 계약종료가 되어야 함에도 억지 주장을 부려 배우를 못 떠나게 하는 경우, 노골적인 성추행 또는 성희롱, 출연료 미지급, 돈 빌리고 떼먹기, 집단따돌림 및 악플 등)과, '이에 대하여 어떻게 법적 구제를 받아야 할지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법률적으로 도움을 주려고 해도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하는 것보다 자신이 그러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받게 될 것이라고 걱정하는 불이익(예컨대, 주변의 시선이나 평판, 상대방의 보복 등) 때문에 그냥 포기하려고 하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교수가 아닌 변호사로서 비밀상담을 해주겠다고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법률이라는 것이 매우 머나먼 이야기인 것처럼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 전 세계가 K-Pop, K-Drama 등 한류에 열광하고 한국문화의 우수성이 주목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소외받고 혹독하게 억압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은 매우 씁쓸한 일이었다. 이런 일이 예술분야에만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정말 법률지원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는 그러한 법률지원 제도나 기회가 있어도 그 보호를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하거나 가해자를 더 두려워한다'는 사실은 법률가로서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하였다.

    아직 변호사가 아니어서 더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신이 아는 지식으로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열정이 리걸클리닉을 통해 법률지원을 하는 학생들의 눈에서 뚜렷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적나라한 현실을 직접 접하는 것과 작은 힘이나마 법률지원으로 약자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공정과 정의는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각오에서 비롯된 실제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줄 것이다. 법학전문대학원의 리걸클리닉 프로그램은 여기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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