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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감정(鑑定) 2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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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감정을 할 때 대학 등 전문기관에 감정인이 될 교수나 전문가를 찾아야 하는데, 적합한 전문가를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전문가를 찾아도 선뜻 나서려고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소송이나 중재와 같은 분쟁해결 절차에서 전문가의 공신력 있는 감정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각 분야에서 전문가가 늘어나고 그 전문성도 점차 세분화·고도화되고 있는 것에 반해, 감정을 하려는 전문가가 많지 않다는 것은 아직 '중립적·공적 감정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학교수를 만나 법원 감정에 참여하는 것에 소극적인 이유를 들어보면 학문이나 이론적 연구를 주로 하다가 현실 분쟁에서 어느 한편의 승패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이 심적으로 부담이 된다고 한다. 또 감정인신문에서 조사를 당하는 듯한 신문과정을 겪고 나면 이러한 경험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이런 일이 없더라도 감정을 하기 위해서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여하여야 하는데, 그에 비해 감정료는 상당히 부족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감정인이 '감정료'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를 좋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이는 상당히 현실적인 문제다. 같은 시간 동안 다른 연구용역을 할 경우 훨씬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내키지 않는 소송 사건에서 상당한 고뇌와 스트레스를 감수한 대가가 기대보다 많이 부족하다면 실력 있는 감정인을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대학 산학협력단을 통해 감정료를 지급받는 경우 실질적으로 감정인이 대학교가 되는지, 대학 산학협력단이 되는지, 아니면 교수가 되는지 등에 대해 혼선이 있을 때가 있다. 또 법원 감정에서 감정인지정서를 받기는 했는데 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아 감정료의 지급시기나 방법, 부가세 포함 여부 등 실무상 집행에서 혼동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대학 산학협력단이 감정료에서 일부 간접비나 기타 명목으로 일정금액을 공제하고 나면 감정을 한 교수나 연구원에게 지급되는 감정료는 부족하게 보일 수 있다.

    감정을 민법상 도급으로 보아 감정서 제출 전까지 착수금 없이 감정료가 지급되지 않기도 하는데, 감정을 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 지출이 먼저 필요한 경우에는 감정인이 감정료 수령 전에 자비를 먼저 지출해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화학성분 분석을 하여야 하는 경우, 감정인이 비교샘플과 분석장비 임차 등을 위해 먼저 비용지출이 예상되어 재판부에 감정을 위한 비용 상당의 선지급을 요청하였지만 재판부가 이를 승인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감정서 제출 후에도 재판이 장기간 지연되어 감정료의 전부 또는 잔금을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 답답해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개별 사안에 따라 감정 제도 운영이 각기 다르기도 하다.

    일부 전문가는 기업 등 분쟁당사자가 의뢰하는 사감정(私鑑定)을 선호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이해관계인을 위해 감정하는 전문가가 많아지게 되면 이해상충 문제 때문에 법원 감정을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은 부족하게 될 수 있다. 공신력 있는 감정인 풀(pool)을 확보하는 것은 공정한 재판의 중요한 인프라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감정 제도와 운영실태의 개선 및 지원이 더 필요하다.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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