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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국민참여재판, 상황점검과 원인분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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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국민참여재판이 처음 실시될 때 국민들의 기대는 참으로 높았다. 성 안에 갇혀 사는 법관들로부터 사법권력을 국민들이 되찾아오는 길이고, 이로써 사법부의 공정성·신뢰성에 대해 매서운 감시가 가능해질 거라는 꿈을 꾸었던 듯하다. 그런데 확대되던 사건수가 2014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8월 국민참여재판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본보 보도가 나간 이후, 몇몇 의견개진이 있은 다음,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는 '형사사법 신뢰회복을 위한 국민참여재판의 과제'라는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이 보고서는 제도 활성화를 위해서 현행의 신청주의를 수정하여 사건종류별로 필수대상사건을 지정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법원이 직권으로 국민참여재판에 회부하는 것도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참여재판이 시작된 지도 15년이 다 되어 가므로, 이제 그 성과 및 현황을 정리해 볼 시점이 되었다. 하지만, 위 몇몇 의견이나 입법조사처의 보고서처럼 원인분석 없는 확대만을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국민참여재판은 원래 번거롭고 돈이 많이 드는 제도이며, 그 원조인 미국에서도 실제로 배심재판이 행해지는 사건의 비율은 매우 낮다. 그럼에도 배심재판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법관·검사·피고인에게 가지는 영향력이 크고, 사법권력의 원천이 국민임을 교육시키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궁극적인 재판모델로서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에서 배심재판건수의 확대가 일방적으로 추진되지는 않는다.

    한국의 국민참여재판의 건수 축소에 관해서는 여러 방향의 분석이 가능하다. 먼저, 엄격한 평의 비공개 원칙 때문에 배심의 평결에 대한 합리적 비판과 반박이 봉쇄되는 것이 원인이 아닌지 살펴야 한다. 영국·미국은 평의 비공개 원칙을 만들어낸 곳이지만, 배심원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원칙에 대한 예외를 허용하고 수정·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국민참여재판 사건 중 배심원과 법관의 유무죄 불일치가 큰 영역이 성범죄 사건이고 그 대부분에서 법관이 무죄를 배심원이 유죄의 판단을 내린 사실을 두고, 학계에서는 배심원 쪽이 사회일반에 만연한 '강간통념'에 더 젖어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하기도 하는데, 이 점도 더 분석되어야 한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사법부의 권력 역시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이 이념은 계속 반복하여 사법부 구성원에게, 그리고 국민 전체에게 주입되어야 한다. 이를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국민으로 하여금 직접 사법권력의 행사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억지로 건수를 늘리려는 현재의 논의는 선후가 잘못된 것이다. 기존의 제도를 면밀히 분석하여 왜 사건수가 줄어드는지, 혹시 최고건수를 기록한 2013년의 수치가 대법원이 나서서 일선 법원을 독려하여 국민참여재판 건수를 높이던 데에서 비롯한 너무 많은 숫자이고 현재가 오히려 적정한 수치인 것은 아닌지, 2020년의 건수는 팬데믹의 특수상황으로 인하여 일시적으로 감축된 건수가 아닌지, 신청권자에 대해서는 어떤 유인책이 있을지 등을 먼저 분석해야 하는 것이지, 건수를 늘리는 것 자체가 궁극목표가 되어서, 필수적 사건을 정해서 강제로 건수를 늘려야 한다는 논의는 타당한 방향이 아니다. 논의의 활성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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