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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법조 직역도 자발적인 정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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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기업의 투자 결정에 고려해야 한다는 'ESG 경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21대 국회는 100여건 이상의 관련 법률을 발의한 상태이고, 법조인들도 ESG 자문에 대한 역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일부 변호사단체는 ESG 기준 설정, 추진 방법 등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아름다운 구호로 포장하고 있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기업의 '경영 판단'에 직접적으로 간섭하는 일이다. 법률로 강제할 방법을 찾는 것보다 민간 중심의 자발적 움직임이 바람직하다. 특히 ESG 가이드라인은 즉흥적으로 제안하면 곤란하다. 법조인들의 관심사인 사회(Social)나 지배구조(Governance) 부분의 경우 '어떤 기준을 제시할 것인지'의 문제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업의 자율성과 창의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사실 기업의 바람직한 사회적 모형은 이전부터 활발한 논의의 대상이었다. 기업이 인적·물적 자원의 결합체라는 생각을 뛰어넘어 '고유한 정신과 성격의 인공적 결합체'로 정의하는 경향이 생긴 지도 오래다. 급기야 특정한 정신과 성격이 없는 기업은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게 해야 한다는 결론까지 내놓았고, 우리나라에 강하게 불고 있는 ESG 열풍도 이러한 세류를 반영한 것이다.

     

    법조인들이 ESG를 기업을 재단하는 평가도구쯤으로 생각해 새로운 일거리로 환영만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에 앞서 우리 본연의 업무를 돌아볼 필요성이 있다. 물론, 변호사는 상인이나 기업은 아니다. 그러나, 공공성과 전문성이란 특정한 정신과 성격을 갖춘 집단이고, 지금은 사회적 책임을 뛰어넘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때다. 법률서비스 직역의 자성과 성찰이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 사회의 수많은 문제점의 배후에는 분명 법률가들의 조언이 있다. 하다못해 국가기관의 위법, 부당한 처분도 담당 공무원들이 자문 의견서를 핑계 삼는다고 한다. 변호사들이 관계기관의 입맛에 맞춘 의견서를 손쉽게 써준 탓이다. 법원의 시정을 기다린다 해도 누군가의 피해는 돌이킬 수 없다. 차제에 법조 직역도 기업을 반면교사 삼아 ESG에 궤를 같이하는 가이드라인을 논의할 필요성이 있다. 예를 들어 의견서 한 장이라도 품위를 갖추어 쓰는 것이다. 정의를 왜곡하는 용역 제공을 주의 깊게 삼가는 자세를 일컫는다. 그리고, 기업에만 '수익 창출을 위해 투명하고 정당한 방법을 사용할 것', '분배 실현 과정에서 구성원을 억압 또는 착취하지 말 것' 등을 요구할 게 아니라, 법조 직역도 같은 수준의 자성이 필요하다.

     
    유감스럽게도 법조인이 각종 부패 게이트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현실까지 왔다. 현재 법조계의 직업윤리는 땅에 떨어진 지 오래고, 이를 부추기는 양극화 현상도 무시할 수 없다. 그대로 놓아두면 외부로부터 메스질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자발적인 정화 노력이 시급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대한변호사협회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여 실질적인 평가지표를 마련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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