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해외법조

    2022년 베트남 새 법규와 개정 동향

    김유호 미국변호사(베트남 로투비 대표)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177009.jpg

    법은 현실의 요구에서 시작하고, 그 법을 적용하면서 발견한 문제점을 하나씩 해결하면서 발전하는 것 같다. 2022년 3월 1일 발효된 투자법, 공적 투자법, 민관합동 투자법, 기업법, 주택법, 입찰법, 전기법, 특별 소비세 및 민사 판결 시행에 관한 법률 등 9개 법률의 여러 조항을 한 번에 개정·보완하는 법(Law 03/2022/QH15)의 주목할 만한 내용을 살펴보면, 제4조에서는 주택법 23조 1항을 수정·보완하여 상업용 주택 프로젝트의 투자 및 건설을 위한 토지 사용 형태를 좀 더 명확하게 규정하여 상업용 주택 프로젝트가 활성화될 수 있는 법적 근간을 마련했다. 또, 이제는 세계적인 추세가 된 탄소 중립에 대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전기차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특별 소비세를 혜택을 부여하는 등 관련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 의약품과 의료기기 유통, 그리고 강화된 관리·감독 및 처벌

    쯔엉 꾸옥 끄엉(Truong Quoc Cuong) 보건부 차관이 보건부 의약품 관리국장으로 재직하던 때 가담했던 가짜 항암제 수입허가와 관련한 배임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2021년 말 기소되었다. 또, 비엣아기술(Viet A Technology) 회사의 코로나 진단키트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승인을 받은 적이 없었음에도 승인을 받은 것처럼 허위 정보를 기재하고, 가격 조작, 입찰 비리,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여러 지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압수수색을 받고, 관련 비리 혐의자들이 여럿 기소된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의약품 유통과 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하여, 의료기기 관리에 관한 시행령 98/2021/ND-CP가 2022년 1월 1일부터 시행되어, 의료기기의 도소매 가격은 공시해야 하고, 보건부(MOH) 웹사이트에 공시된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보건 분야의 행정 위반 처벌에 대한 시행령 117/2020/ND-CP 등을 보완'하는 시행령(124/2021/ND-CP)에서는 의료기기 가격 관리에 관한 규정 위반 조항(제78a조)을 추가하여, 의료기기 가격 규정 위반 시 최대 2천만 동(한화 약 1백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베트남에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했던 2021년, 베트남 정부는 외국 기업들에 반강제적으로 백신 구매비 기부를 요구하였다. 또한, 한국 정부가 모든 재베트남 한국 교민(僑民)이 백신을 접종하고도 남을 정도인 139만 회분의 백신을 베트남에 공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국민이 우선 접종 대상이다 보니 재베트남 교민이 백신을 맞기가 매우 어려웠었다. 그나마 백신 접종이 가능한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 비용은 무료임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인에게는 요구하지 않는 접종 전 PCR 검사나 의사 진찰을 이유로, 외국인에게는 유료로 백신 접종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베트남의 현실을 보면, 실제로 법이 얼마나 공정하고 엄격하게 적용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부패 방지

    부패방지법 시행에 관한 시행령(Decree 59/2019/ND-CP)의 여러 조항을 수정·보완하는 시행령(Decree 134/2021/ND-CP)이 2022년 2월 15일부터 발효되었다. 이에 따라 심각한 부패 행위를 저지른 사람은 15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이전 규정은 5년 이상 20년 이하), 무기징역 또는 사형으로 처벌 수위가 높아졌다.

    지속해서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좋다. 다만 현실에서는 법을 집행하려는 의지와 법의 해석과 적용이 너무 느슨해, 법을 빌미로 오히려 부패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투자법에서, 투자자는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재정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재정 능력'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나 구체적인 액수 등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어, 실무 처리 시 담당 공무원에 따라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부정부패가 일어나지 않도록 지속해서 법적 제도를 구축하고, 부정부패가 발생하기 쉬운 영역(예: 인허가)에서 이를 방지하고 퇴치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통제 장치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기업법과 투자법 변경 사항 및 조건부 사업 추가

    2022년 3월 1일 발효되는 기업법과 투자법 등 9개 법률의 여러 조항을 개정·보완하는 법(Law 03/2022/QH15; 법 03/2022)에 따라, 네트워크 정보 보안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민간 암호 제품과 서비스는 제외하고, 사이버 보안 제품 및 서비스를 투자법(Law 61/2020/QH14) 하의 조건부 사업 목록에 추가했다. 법 03/2022를 통해 기업법(Law 59/2020/QH14)의 2인 이상 유한책임회사 사원총회 의사록에 관한 규정, 주식회사 이사회 회의록 규정, 국영기업(State-Owned Enterprise; SOE)의 주기적인 정보공개에 관한 규정 등 일부 조항도 수정되었다.


    ■ 환경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오존층 보호 등에 관한 국제적 협약을 수행하기 위한 규정이 추가된, 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Law 72/2020/QH14)이 2022년 1월 1일부터 발효되었다. 본 법은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한 기후 변화에 관한 파리협정에 대한 베트남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베트남 내 탄소 시장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배출권을 정부로부터 할당받거나 구매할 수 있는 대상을 정하고, 온실가스 배출량 결정의 근거, 온실가스 배출량 할당에 관한 관리기관 및 단체의 책임을 규정하고, 베트남 내 탄소 시장의 설립과 개발을 위한 로드맵도 포함하고 있다.

    기존 환경 보호법(Law 55/2014/QH13)은 환경이나 토지 이용 지역에 악영향을 주는 투자 사업을 일반적인 관점에서만 크게 분류하였었는데, 현 환경 보호법(Law 72/2020/QH14)은 규모, 용량, 생산 유형, 비즈니스, 서비스, 친환경 요인을 고려해 구체적으로 분류하고 있다. 즉, 투자사업을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향의 정도에 따라 4가지(그룹 I~IV)로 분류하고, 각 종류에 부합하는 특정 사업별로 적절한 관리 방법이 적용된다. 예를 들면, 환경에 영향을 끼칠 위험이 높은 프로젝트로 분류된 그룹 I은 사전 환경영향평가(Preliminary 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 PEIA)를 해야 하지만 나머지 그룹에 속한 프로젝트는 하지 않아도 된다.


    ■ 마치며

    베트남 새 법규와 개정 동향을 보면 서로 다른 법 간 내용상 상충하거나 불명확한 조항을 지속해서 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도 법이 개정되거나 신법이 발효되어도 이에 대한 하부 규정까지 모두 만들어져 실제 그 신법이나 개정법이 적용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고, 그래서 그 기간 동안 혼동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덧붙여, 불명확한 조항 해석에 대한 유권해석을 위해 관련 기관에 공문을 보내도 답변이 없거나 '법에 따른다'라는 의미 없는 답변을 하는 것도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베트남에서도 한국의 청와대 국민 청원 방식을 벤치 마크해, 베트남 정부 웹사이트나 여러 나라의 상공회의소와 베트남 정부가 소통할 수 있는 베트남 비즈니스 포럼(VBF)의 웹사이트 등에 질의를 하고 일정 명수 이상이 동의하면 베트남 정부에서 공식적인 답변을 하는 방식이 도입되면 좋을 것 같다.

    15개 나라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협정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이 베트남에서 2022년 1월 1일 발효했고, 뒤이어 2월 1일에는 한국에서도 발효되었다. 농산물 등 일부 우려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RCEP을 계기로 2022년에는 우리나라의 상품에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는 동남아 시장, 그중에서도 특히 베트남 시장에 한국 기업과 한국 상품이 더 많이 진출하기를 기대해본다.


    김유호 미국변호사(베트남 로투비 대표)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