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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인생의 사다리

    임대진 변호사 (경기중앙회)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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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도 더 지난 40년이 다 되어가는 시절의 경험을 지금과 비교하며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필자가 법대를 입학하던 시절에는 사법시험 공부 과정을 적은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또는 '어머니 아직 촛불을 끌 때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합격기가 있었다. 이러한 제목의 합격기를 기억하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이고, 필자 역시 합격기를 읽으며 합격만 하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수험생활에서 빨리 벗어나고자 공부하던 시절이 있었다.


    법조인이 되는 시험을 두고 흔히들 신분 상승의 사다리라고 한다. 합격이 출세를 보장하는 시기도 있어서인지 이를 사다리에 비유한 것 같다. 사다리의 본래 용도는 집이나 건설현장에서는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위치한 장소에서 작업할 때 사용하겠지만, 등산할 때는 협곡을 건너간다거나 위험한 곳을 지날 때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시험 과정은 각자의 경험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법시험은 필자에게 인생의 사다리였다. 신분 상승이나 출세의 사다리가 아니라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힘든 시간과 경험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힘든 일이나 건너야 할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다리 말이다. 시험 준비하며 겪었던 실패의 경험들은 나중에 무슨 일을 시도할 때 시험을 준비하는 만큼만 노력한다면 못할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필자에게는 시험 준비 과정이 인생의 위기를 넘어가는 사다리가 되었지만, 어떤 이에게는 다른 무엇이 인생의 사다리가 될 수도 있다. 그것이 무엇이더라도 피할 수 없는, 짊어지고 가야 할 사다리라면 그 사다리가 때로는 무겁다고 내려놓거나 길이를 잘라버리면 나중에 만나게 될 장애물을 극복하기에는 짧은 사다리가 될지도 모른다. 지금의 수고가 나중에 만나게 될 장애물을 극복하는 사다리가 될 수도 있어 '고난은 변장된 축복'이라 하나 보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코로나19가 또하나의 사다리일지 모르겠다. 정점을 지나는 코로나에 모두들 힘내시기를 응원하며.


    임대진 변호사 (경기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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