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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청년시대

    [지금은 청년시대] 행복은 나의 것

    이언 변호사 (법무법인 강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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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에는 사람 같은 새가 있다. 평균 수명 90년. 사람만큼 오래 살고, 사람만큼 영리하다. 심지어 동방의 어떤 나라 사람들처럼 야근을 좋아해서, 밤까지 활동하고 새벽에 구애를 한다. 이들은 매우 똑똑해서, 힘들게 날아다니지 않아도 땅에서 편하게 먹이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지상에서의 삶을 선택했다. 덕분에 이들은 현생 조류 중 가장 높은, 사람보다도 높은 체지방률을 갖게 되었다. 물론 더 이상 날지는 못한다. 날개는 포기했지만 부동산을 손에 넣은, 이 똑똑한 새의 이름은 올빼미앵무다.

     

    올빼미앵무는 너무 똑똑한 나머지 스스로 멸종위기에 들어갔다. 이들은 자신의 새끼를 잘 키울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 경우, 아예 번식 자체를 포기한다. 최고로 키우지 못할 바에는 낳지 않는다는 이들의 신념은 확고하다. 보통의 새들은 매년 번식하지만, 올빼미앵무는 몇 년에 한 번, 모든 과일에 풍년이 들어 먹이가 차고 넘칠 지경이 되어야 비로소 번식에 나선다.

     
    이러다 보니 이들의 수는 날로 줄어들었다. 1982년 집계된 올빼미앵무의 수는 단 서른두 마리. 결국 정부는 모든 올빼미앵무를 보호 서식지로 옮기고 모든 개체에 담당관을 붙여 관리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천적도 없고, 먹이는 무제한으로 공급되는 앵무들의 천국이었다.

     

    그런데도 올빼미앵무의 수는 좀처럼 늘지 않았다. 이들은 너무나 똑똑해서, 집단의 번영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자신의 유전자를 최대한 퍼뜨리기 위한 '이기적 진화'를 이룩했다. 올빼미앵무의 알은 수정 당시 영양상태가 좋을수록 수컷으로 태어난다. 부모의 입장에서 볼 때, 한 해에 알을 낳는 수가 정해진 암컷과 달리, 수컷을 낳으면 한 해에도 여러 암컷을 임신시켜 훨씬 많은 손자를 퍼뜨릴 수 있다. 집단 전체로 보면 성비가 무너져 손해지만, 개체로서는 다른 개체가 암컷을 낳을 것을 믿고 이기적 선택을 하는 것이 이익인 셈이다. 결국 개체들의 영리한 진화는 극단적 남초 성비를 낳았고, 집단의 출산율은 당연히 곤두박질쳤다.

     
    결국 정부는 앵무새들의 진화(進化)를 진화(鎭火)하기로 결심했다. 출산이 가능할 정도의 먹이만을 제공하고, 이미 알을 낳은 앵무에게만 고급 먹이들을 제공했다. 올빼미앵무들이 더 이상 집단의 발전과 개체의 진화를 분리할 수 없게 되자, 성비와 출산율은 점차 회복되었다. 오늘날, 뉴질랜드의 올빼미앵무는 200마리를 돌파했다. 그들이 모두 행복한지는 알 수 없다.

     

     

    이언 변호사 (법무법인 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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