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법조광장

    [발언대] 양자역학식 법해석 '슈뢰딩거의 변호사소개 플랫폼'

    김기원 회장 (한국법조인협회)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177962.jpg

    1. 고양이의 생과 사가 중첩되어 있다는 양자역학의 개념

    양자역학의 '관측을 해야만 실체가 존재하게 된다'는 개념을 아인슈타인은 "당신이 달을 보기 전에는 달이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오스트리아 과학자 에르빈 슈뢰딩거는 "고양이를 죽이는 장치가 설치된 상자안의 고양이는, 상자를 열기 전까지 살아있는 동시에 죽어있다는 말인가?"라고 '슈뢰딩거의 고양이'로 알려진 사고실험으로 양자역학을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1920년대의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고양이의 생과 사가 확률적으로 중첩되어 있다'는 것이고, 이러한 개념은 오랫동안 양자역학을 설명하는 데 있어 반드시 만족해야할 표준적인 기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상태의 중첩' 개념은 여전히 법학이나 논리철학의 영역에서 사용될 여지는 없을 것입니다.


    2. 무상소개와 무상광고 상태가 중첩된 슈뢰딩거의 플랫폼이다?

    '수임료에 대비해 정률 수수료를 받으면 소개, 기간에 따라 정액 수수료를 받으면 광고'라는 소개와 광고의 해석기준이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변호사소개 플랫폼은 무상 소개·광고가 불확정적으로 중첩되어 있다가, 정률·정액 수수료 유형에 따라 유상의 소개·광고로 확정되는 것이라는 양자역학식 해석이 필요하게 됩니다.

    법적 상태는 모든 상황에서 명확하게 설명되어야 합니다. 양자역학과 같은 '중첩적·불확정적' 개념이 적용될 여지는 없습니다. 브로커와 광고업체의 상태가 중첩되어 있을순 없습니다. 소개 플랫폼은 단순한 광고도구가 아닙니다. 주체성을 갖고 변호사들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침해합니다. 구성사업자인 변호사들에게 노동조합을 조직하게 할만한 우월적 지배구조를 갖습니다. 배달의 민족은 정률/정액 수수료를 오갔으며 양자를 혼합하기도 했으나 이는 중개 플랫폼의 손바닥 안에서 부분적으로 광고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이해됐습니다. 광고와 소개가 중첩된 불확정적 상태로 해석된 적이 없습니다.


    3. 변호사소개 플랫폼은 '특정' 변호사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다?

    변호사소개 플랫폼은 소개행위이긴하나, '특정' 변호사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변호사를 소개하는 것이니 변호사법 위반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 대법원은 업체가 다수의 의료기관들로부터 수수료로 받고 홍보해준 행위가 '특정성이 있다'고 보고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이렇게 해석하지 않는다면 브로커가 의뢰인에게 1명의 변호사만을 제시하면 위법이나, 2명 또는 임의의 다수를 제시하면 합법이라는 것입니다. 상당수의 합법적 광고 역시 1인의 변호사만을 제시하여 홍보하며, 불특정 다수를 홍보하는 것이 아닙니다. "1인이 아니라 다수의 변호사를 의뢰인에게 제시한다"는 것은 광고와 소개를 구분하는 것과는 무관한 특징입니다.


    4. 변호사 징계에 광고도구의 제공에 관여한 제3자의 이해관계를 고려해 공정거래법으로 의율해야 한다?

    변협의 징계시도 행위가 사설 소개플랫폼 운영업체와의 관계에서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광고의 주체는 변호사입니다. 광고 과정에서 이용되는 제3의 사람이나 물건은 주체성 없는 도구입니다. 도구가 변호사의 소유인지, 대여했는지, 고용했는지, 용역을 빌렸는지는 내부적 사정에 불과하며 대외적인 의미가 없습니다. 변협이 '현수막 광고'를 금지할 때, 스스로 현수막을 만들어 광고한 A 변호사에 대한 징계는 공정거래법에 위반되지 않을 것입니다. 한편 변협이 '변호사 광고전문 현수막 업체'로부터 현수막을 구입해 사용한 B 변호사를 징계했습니다. 이에 변호사 광고전문 현수막 업체가 폐업위기에 몰렸다는 이유로 공정거래법 위반이 검토되어야 한다고 본다면, 이는 그릇된 해석입니다. 현수막과 홈페이지의 공간과 같은 도구를 제공한 자의 사정이 변호사가 주체인 광고행위의 징계에 고려될 이유가 없습니다. 이는 변호사가 광고도구를 제3의 업체로부터 구해올 경우, 징계행위에 공정거래법 위반 위험성을 항상 발생시킬 수 있다는 참신하지만 부조리한 해석이 됩니다. 만약 광고도구의 제공자가 공정거래법 위반을 검토해야 할 만한 주체성을 갖는다면, 이는 해당 업체가 광고도구의 제공자가 아니라, 주체성 있는 변호사 소개업체나 변호사의 동업자임을 의미합니다. 즉 광고도구라 공정거래법의 검토대상조차 아니거나, 소개·동업자라 변호사법 위반이므로 징계가 합리적이거나, 어느쪽이든 공정거래법 위반일 수는 없습니다.


    5. 브로커에 협조한 변호사에 대한 징계시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선제적으로 브로커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변협은 '브로커에 협조한 것으로 판단된 변호사에 대한 징계시도'를 했습니다. 이를 공정위가 선제적으로 개입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의율하는 것은 불합리합니다. 변협의 징계는 법원에 의해 판단받거나, 헌재에 의해 징계의 근거가 된 규정이 위헌으로 선언될 수 있을 뿐입니다. 과거에는 법무부가 변호사를 징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법무부가 "변호사 제도의 공공성을 해친다"고 하여 금지하고 징계하던 행위도, 변협에게 징계권이 넘어온 순간 '공정거래법 위반'이어서 더 이상 금지할 수 없다는 부조리한 해석이 됩니다. 변협은 사업자단체의 지위에서 경제적 이익을 위해 징계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러한 해석은 불합리합니다.


    6. 변호사법 위반이 아닌 행위는 징계할 수 없다?

    변협이 변호사법상 위법이 아닌 행위를 징계하려고 시도하므로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법무부가 변호사협회의 징계를 취소할 수 있을 정도로, 타국에 비해 변호사 자치가 이례적으로 존중되지 않는 국가입니다. 그럼에도 변호사협회의 변호사에 대한 징계는 폭 넓게 인정되어 왔습니다. '전문분야 등록제도'라는 규범을 만들어 변호사들을 징계했어도 대법원과 법무부가 이를 인정했습니다. 독일 변호사징계는 법관이 아닌 개업변호사들이 재판을 합니다. 일본 변호사징계는 소송으로 다툴 수 없습니다.


    7. 지속가능한 대한변협의 소개플랫폼

    변호사법은 변호사단체가 변호사의 경력, 학력 등 변호사 선임에 필요한 정보를 의뢰인들에게 공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변호사들을 종속하고 법조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플랫폼의 역할을 변호사단체가 하도록 한 것입니다. 최초의 자동차와 만년필을 만든 회사는 후발주자들에게 따라잡혔습니다.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은 네트워크 효과, 락인(Lock-in) 효과 등에 의해 시장지배 지위에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 장기간 바뀌지 않습니다. '경쟁 끝에 최고의 로펌이나, 투자를 많이 받은 사기업이 변호사 시장을 지배하고야 마는' 프로레슬링 쇼를 구경하자는 것이 변호사 제도가 상상한 계획은 아닙니다. 서울지하철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이 담당하며 모든 지분을 서울시가 가지고 있습니다. '독점의 이익'과 '공공성'이 있어 시장 방임이 부적절한 영역은 공공이 통제권을 독점하고, 사기업에게 용역 제공을 요청합니다. 공공성과 독점의 이익이 있다는 점에서 서울지하철과 변호사업계는 유사합니다. 이렇듯 변호사법이 예정한대로 변호사단체가 독점의 이익과 공공성을 살리며 변호사소개 플랫폼을 공영으로 운영하고, 필요하다면 사기업의 혁신과 효율성이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방식이 될 것입니다.


    김기원 회장 (한국법조인협회)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