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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법창

    사또 억울합니다

    차호동 검사 (대구지방검찰청 검사)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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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또~~ 내 원한을 풀어주시오"의 사또 또는 원님은 특정한 관직이 아니라, 지방관으로 파견된 문무관리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억울하게 살해당한 원혼의 호소를 들은 뛰어난 원님이 일사천리로 사건을 해결하여 범인을 잡고 원혼을 달래는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얼마나 효율적일까요. 장원급제한 사또 한 명이 변사체 검시, 범죄수사, 공소제기, 재판, 형집행까지 모두 하니 현대 형사사법체계에 비할바 없는 신속성, 효율성입니다.

    다만 조선시대 내내 그런 사또님보다는 변사또가 더 많았다는 게 문제입니다. 수청을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체포, 구속하고 홀로 기소하고 재판, 형집행까지.

    무고한 소추에 의해 침해되는 시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변사또를 막기 위해 등장한 것이 프랑스 혁명 이후의 검찰 제도입니다. 법원의 권한에서 재판절차만 남겨두고 수사절차를 떼어냈습니다. 변사또가 자기 마음대로 수사개시는 못하는 것이죠.

    원래 수사는 법원의 권한이었습니다. 사법 작용입니다. 법관과 동일한 자격을 가진 검사가 수사의 주재자로서 사법권의 일부인 수사를 주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법에서도 검사는 준사법기관이라고 부릅니다. 이에 따라 행정부의 일원인 경찰이 수사를 하는 경우에도,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 본연의 임무가 아닌 '사법작용'인 수사를 하게 됨으로써 준사법기관인 검사의 지휘와 감독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명칭도 '사법경찰'입니다. 수사 담당인 '사법경찰'이라는 용어는 이에 따라 형사소송법에만 등장합니다.

    춘향이가 수청을 거절해도 '사법'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그 수사가 법에 따른 것인지 검사가 감독을 하고 검사는 수사의 주재자로서 보완수사를 하거나 기소여부를 결정합니다. 수청불응이 형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는 한 검사는 혐의없음(범죄인정안됨) 처분을 하겠죠. 불법적인 수사청탁을 한 변사또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겠습니다. 춘향전에 따르면 당시 춘향이의 나이 16세이니 아동복지법위반(아동에대한음행강요·매개·성희롱 등)도 성립하겠군요. 구속 사안입니다.


    차호동 검사 (대구지방검찰청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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