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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변호사시험의 개선을 촉구한다

    석정희 jsjh7621@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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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 20일 제1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1712명이 발표되었다. 올해도 합격자 규모를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으나, 최종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결정됐다. 최종합격자로 몇 명이 적정한지에 관한 논쟁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2009년 로스쿨 체제 출범 이후 이제 11회의 변호사시험을 마친 상황에서, 현재의 로스쿨 교육과 변호사시험 내용이 적절한지, 그 교육과 시험을 통하여 한국의 법조계는 애초의 목표처럼 효율적으로 후속 세대를 양성하고 있는지 여부를 점검해 볼 때가 되었다.

    이런 점검의 첫 번째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은 변호사시험이다. 왜냐하면 현재 대부분의 법학전문대학원 교육은 변시를 염두에 두고 진행되기 때문이다. 부연하자면, 졸업생들이 모두 변시를 치르고 학교별로 합격자 수가 공개되며, 변시 성적이 반영되는 법원 로클럭 임용자와 검사 임용자의 숫자가 학교별로 공개되는 상황에서, 변시가 로스쿨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변호사시험이 응시생의 법률지식의 양을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하고 있음은 대체로 수긍된다. 그러나 현행 변시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점 역시 다수가 인식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변시는 '판례암기 시험'이라는 지적이다. 변시 중 선택형 시험을 구성하는 답지들을 보면, 판결요지 그대로 설시되면 맞는 답지이고 판결요지의 한 두 단어를 바꾸어서 비틀면 틀린 답지라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례형 문제도 대법원 판결례 중의 사례를 인명 및 지명을 바꾸어 출제한 다음 그 판결례의 결론을 묻는 것에 불과하다. 기록형은 심지어 경어체 사례형 시험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이렇게 판례를 많이 알게 하는 것이 더 실력 있는 후속 법조인을 양성하는 방법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한국의 대법원이 내놓고 있는 이른바 '판례'에서 기본법리를 판시하는 경우는 이제는 거의 없다. 즉 근래의 판례라는 것은, 기본법리의 적용만으로 결론을 내린 사안이 아니라, A 법리와 B 법리, C 법원칙이 맞부딪히고 그 각각을 따라가면 결론이 서로 달라지는 미묘한 상황에서 하나의 법리를 선택하고 다른 쪽을 배척하는 판단을 내리거나, 법적 안정성과 구체적 타당성 중에서 대법원이 선택을 한 결과일 뿐이다. 즉 다른 쪽 결론을 내렸더라도 어느 정도는 수긍될 수 있는 판례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미세한 사실관계에 좌우되는 이런 판례들의 결론을 외운다는 것이 법조진입자들의 실력을 키우는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판례의 결론은 찾아보면 되는 것이며, 현재의 디지털 법률검색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신규 법조인에게 진정으로 길러 주어야 하는 능력은, 난삽한 사실관계 중에 쟁점을 파악하는 능력, 애매한 상황 하에서 각각의 입장을 취할 때 구사할 수 있는 논리를 스스로 끌어내는 능력, 의사소통의 능력이다. 이런 능력을 훈련하는 쪽으로 법률교육이 바뀌어야 하고, 이렇게 로스쿨 법률교육의 방향이 바뀌려면 변호사시험의 출제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출제방식을 어떻게 변경할지 검토하는 기구를 법무부나 변호사협회에 설치해서 진지한 연구와 토론이 이루어져야 할 터이다. 변호사시험의 개선에 관심을 가지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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