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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재판제도에 대한 시민 교육 강화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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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9일 대구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흉기를 휘두른 방화 사건으로 7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고, 이 사건의 충격은 한 주가 지나도록 변호사업계를 휘감고 있다. 이 사태에 대하여 대한변호사협회는, 사고 수습과 실효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13일에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고, 특별위원회는 법원, 법무부, 대검찰청 등과 소통 채널을 마련해 구체적인 범죄피해자 지원 및 사고 수습, 대안 마련을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구 사건은, 직접 상관이 없는 상대방 당사자의 소송대리인을 향한 테러라는 워낙 특이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그 사건의 발생원인과 전말을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한국에서 의뢰인과 변호사 간의 관계가 위험 수위에 이른 지는 오래되었다. 2014년에도 서울 서초동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방화사건이 있었으며, 2016년에는 흉기습격 사건도 있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위협 내지 협박 사건은 셀 수조차 없다.

    법조계의 자기반성 측면에서 상황을 분석해 보자면, 변호사 업무의 상업화는 날이 갈수록 심해져 왔고, 그 속에서 변호사는 자신의 업무의 내용과 범위를 의뢰인에게 정확히 전달하지 못하는 면이 있었으며, 의뢰인은 자신의 왜곡된 인상을 바탕으로 무리한 요구를 해 대고, 사건결과에 대해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악순환이 나타나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하나의 측면일 뿐이고, 변호사들에 대한 작게는 불만폭발부터 크게는 테러성 범죄까지 벌어지는 여러 사태의 근본에는 재판제도에 대한 시민들의 몰이해가 깔려 있는 듯하다.

    재판제도라는 것은 인류가 사회 내의 분쟁의 해결을 위하여 수천 년 동안 발전시켜 온 것이고, 근대적 재판제도의 핵심은 이해가 대립하는 양쪽이 '각자 자기 쪽의 사건이해를 판단자에게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구조에 있다. 물론 과거에 발생한 사실은 정확히 재현될 수 없고, 법원의 인식과 판단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어서 재판제도라는 것이 완전할 수는 없지만, 양쪽이 각자 자신의 주장과 입증을 한다는 이른바 당사자대립주의(adversary system)가 분쟁해결의 가장 효율적이고 공정한 구조라는 점에 기초하여 현대의 재판제도가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구조 하에서 법관·변호사·검사 등 각각의 역할·기능이 나뉘어 있는 것이다. 일반시민이 재판에 대해 가지게 되는 불만과 오해의 원인에는 이 같은 재판제도 구조에 대한 이해 부족도 있는 듯하다.

    미국의 공영방송인 PBS나 VOA 등에서는 수시로 미국의 재판제도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배심제가 활발히 운영되어 각국 중에서 시민에 대한 재판제도 교육이 가장 잘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공영방송이 수시로 재판제도 설명을 반복하는 것이다. 이번 대구 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재판제도의 본질과 핵심에 관한 시민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변호사단체뿐만 아니라 법조계 전체가, 재판제도에 대한 시민의 인식 제고를 위하여 어떤 방안이 있을지를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 배심제 내지 그 유사제도의 확대가 필요할 수도 있다. 재판제도에 불신이 생기면 사회가 올바르게 유지될 수 없고, 재판제도가 건전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핵심 중의 하나는 변호사의 역할이다. 이런 테러 위협 속에서는 변호사가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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