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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신논단

    법조인 전성시대

    이창현 교수(한국외대 로스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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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에 새 정부 첫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전 정부 법무부 장관이었던 의원이 새 정부의 법무부 장관에게 인사 검증업무 등을 질문하면서 ‘법치 농단’이라거나 ‘왕중왕, 1인 지배’ 등의 극한 용어로 공격하였고, ‘지금이 잘못된 것이라면 과거 정부도 모두 위법’이라며 강하게 반박하는 모습을 보았다. 모두 법조인들인데, 서로 상대방이 불법이라고 한다.

    어쨌든 국민들이 전임 대통령을 심판하여 정권이 교체되었는데도 새 대통령 역시 법조인이다. 새 정부에서는 법무부 장관과 행안부 장관 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 장관과 심지어 국가보훈처장까지 법조인이다. 이 외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높은 자리를 법조인이 차지하고 있으며 내정되었던 법조인이 사퇴하자 또 다른 법조인이 지명되기도 한다. 최근 지방선거를 통해 광역단체장들을 비롯하여 지방의회까지도 법조인들의 상당수가 진출하였다. 전임 대통령 소속이었던 당시 여당의 대통령 후보도 법조인이고 이제 당 대표에도 출마하여 매우 유력하다고 한다. 다음 대선에서도 법조인들끼리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야말로 법조인 전성시대가 펼쳐진 것 같다. 그렇다면 법치주의는 성장하고 더욱 뿌리내려야 할 것이지만 서로 법치주의를 파괴하였다고 다투는 모습을 계속 보니 국민들의 마음은 불편하고 어리둥절할 뿐이다.

    이미 국회에서는 법조인 출신의 비중이 가장 높으며, 여야가 법사위원장 자리를 서로 차지하려고 오랫동안 싸우고 국회가 공전되기도 하였다. 여야에 골고루 법조인들이 포진하고 있으므로 법적 쟁점이 생겼을 때에 소위 자기당의 진영논리보다 법 상식에 맞는 주장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지만 자기당의 당론에 일사불란하게 따를 뿐이지 최소한의 법적 양심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정부·국회·광역단체·지방의회까지
    그야말로 법조인 전성시대지만
    법적 양심의 소리는 들리지 않아
    국민의 마음은 불편하고 민망할 뿐


    시사 프로그램 등에 패널 뿐만 아니라 사회자의 상당수도 법조인이 담당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변호사 오수재와 우영우 등이 맹활약을 하여 장안의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법조인이 되고자 로스쿨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계속 늘고 있다. 사회에 좋은 일자리가 많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그나마 법조인이 아직은 최고의 전문자격증으로 나름 소신껏 활동할 수 있는 직역으로 보는 것 같다. 정의를 위해 헌신하고 어려운 이웃에 봉사하겠다는 정신은 오래된 구호에 불과하다. 그리고 변호사시험의 합격이 쉽지 않고 짧은 기간에 공부할 분량이 많다보니 오로지 효율적인 수험공부에 치중하고 얄팍한 법 기술자들만 대량 양산하고 있는 것 같아 로스쿨의 교육목표를 들추기도 민망할 지경이다.

    법을 제대로 배우고 법치주의 실현에 앞장서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똑똑한 사람들이 대부분 법조인으로 법의 갑옷까지 쓴 것이기에 가능했던 법조인 전성시대인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법조인의 수가 계속 늘면서 경쟁이 훨씬 치열해지고 그들의 활동 분야와 역량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법조인 전성시대를 연 새 정부에서 부디 법치주의가 복원되고 분명히 성장하였다는 평가를 받기를 보잘 것 없는 법조인의 한사람으로서 소망해 본다.


    이창현 교수(한국외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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