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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집 마련의 꿈을 꾸며

    예상균 검사 (공수처 인권수사정책관)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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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수처에서 근무하는 구성원들은 늘 주변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업무에 임할 때마다 ‘언젠가는 이 빚을 갚아드려야 하는데…’라고 생각하곤 한다. 공수처 구성원들은 왜 이처럼 송구함을 느끼는 걸까.

      

    공수처는 정부과천청사 5동 건물 7개 층 가운데 2개 층만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다른 정부 기관들은 공수처 때문에 5동 건물 출입문 2개 중 하나만 이용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수처 때문에 출입이 불편해진 데 대해 죄송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비단 5동뿐만 아니라 과천청사 모든 정부 기관 구성원들에게도 미안하다. 공수처 입주 후 청사 앞 집회가 부쩍 늘었을 뿐만 아니라 공동으로 사용하는 민원 안내동이 공수처 문제로 조용한 날이 하루도 없기 때문이다.

     

    공수처 민원실 직원들에게는 더 고개를 들 수 없다. 몇 명 되지 않는 직원들이 5동에서 멀리 떨어진 안내동에서 외로이 근무하면서 공수처 민원인들의 격앙된 항변과 호소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다. 공수처로 직접 와야 할 사건 관계자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이다. 다른 입주 기관들처럼 민원 안내동을 통해 알아서 출입하면 좋을 것을, 공수처에 출입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외부로 신분이 노출되어 힘들어한다.

     

    대외 업무를 할 때마다 공수처 직원들에게도 미안하다. 조용히 출석하기를 원하는 사건관계인의 정부과천청사 출입 절차가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직원 숫자가 적다 보니 어떤 경우에는 해당 부서는 물론 다른 부서 직원까지 동원해서 첩보작전 하듯 관계인을 출입시켜야 한다.

     

    과거 검찰에 재직하였을 때 업무 관계자를 청사로 출입시키는 절차 자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공수처가 정부과천청사에 입주하면서 본의 아니게 사건 및 업무 관계자, 청사 입주 기관과 공수처 구성원들이 가장 기본적인 출입 문제로 모두 힘들어하는 기이한 풍경이 전개되고 있다.

     

    작년에 발족한 공수처는 걸음마를 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의 혹독한 풍파를 겪었다. 그로 인해 공수처에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국민 여망에 따라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공수처는 아직 구성 중인 조직이다. 독립적인 기관으로서의 인적·물적 설비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미비한 상황이지만 구성원들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새로 태어난 공수처의 내부 업무시스템을 하나하나 만들어가고 있다는 자부심에 오늘도 땀을 흘리고 있다. 여기에 공수처가 내 집을 마련하여 다른 기관 및 업무 관계인들에게 더 이상 민폐를 끼치지 않고 기본적인 출입 문제에서부터 해방되는 그날을 꿈꾸는 것은 나만의 작은 바람이 아닐 것이다.

     


    예상균 검사 (공수처 인권수사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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