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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를 위한 법

    [모두를 위한 법] 사회적 약자와 공감한다는 것

    김남희 임상교수 (서울대 로스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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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한 가운데인 8월 중순, 전국의 로스쿨생들이 공익단체에서 2주간 활동하는 ‘예비법률가 공익인권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올해 세 번째 진행되는 이 행사는 서울대 공익법률센터, 서울지방변호사회, 한국리걸클리닉협의회가 공동주최하며, 로스쿨생들이 여름방학 기간을 활용하여 여러 공익단체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며 공익분야 진로 탐색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이 시작하는 날 특강을 맡아서, 공익단체에서 변호사이자 활동가로 근무했던 나의 경험을 학생들과 나누었다. 특강 말미에 학생들에게 질문을 받았는데, “법조인으로 비교적 안정된 삶을 누리면서 사회적 약자와 공감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가?”라는 질문도 있었다.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살아오면서 느낀 여러 차별의 경험이 가르쳐 준 것들을 떠올린다. 성장과정에서 느꼈던 크고 작은 성차별, 외국에서 잠시 거주할 때 경험했던 인종차별, 아이를 낳고 키우며 일하는 엄마로 경험한 스트레스, 유모차를 끌고 버스에 타려고 했을 때 승차거부를 당했던 일과 같은 것들이 그 당시에 힘들었지만 사회에서 배제되고 소외된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볼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차별과 소외를 경험하거나 목격했을 때, 이에 대한 분노 또는 동정을 넘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문제를 함께 연대해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진정한 공감이지 않을까.


    약자와의 공감 형성 쉽지 않아
    당사자와 만남, 현장 방문으로
    소통과 이해의 폭 넓혀 나가야


    그러나 비슷한 조건의 사람들과 비슷한 삶을 살아간다면 약자와의 공감의 경험이 생기기 쉽지 않은 것 같다. 울타리를 치고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주택단지, 시험성적으로 가르고 나누는 교육시스템, 유사한 조건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하고만 소통하는 일상은 타인에 대한 이해와 약자에 대한 공감을 점점 더 어렵게 한다.

    공익인권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로스쿨생들이 소수자 당사자들을 만나고 소통하고, 장애인 시설, 이주노동자 일터 등 현장을 방문하여 숨은 이야기들을 듣고, 제도적 문제점에 대하여 검토하고 해결책을 고민하며 이해와 공감을 넓혀가는 것을 보게 된다. 발 디딘 상황과 다른 것들을 접하고 차별과 배제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과정은 로스쿨생들에게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공익프로그램이 향후 다양한 삶과 문제들을 마주하고 해결해야 하는 예비법조인들에게 사회적 약자, 소수자의 삶에 대하여 공감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남희 임상교수 (서울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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