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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를 위한 법]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와 장애인의 권리

    정제형 변호사 (재단법인 동천)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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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장애인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장애인에게는 ‘활동지원서비스’라는 중요한 제도가 있다. 이 제도는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이 활동지원사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활동지원급여를 제공함으로써, 장애인이 생활에 필요한 활동을 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이다. 2019년, 장애인을 의학적 기준에 따라 1급부터 6급으로 나누고 급수에 따라 정해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애등급제가 폐지되면서 활동지원서비스제도 역시 변화가 있었다. 더 이상 등급이 아닌 장애인의 실제 겪는 어려움을 조사하여 개별적 상황과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서비스지원 종합조사’가 새로운 판정체계로 도입된 것이다.

    그러나, 종합조사 제도가 도입되면서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여 일상생활을 유지하던 중증 장애인들 중 상당수가 급여가 삭감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법무법인(유한) 태평양과 재단법인 동천에 도움을 요청한 의뢰인도 이런 일을 겪은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의뢰인은 정도가 심한 뇌병변 장애인으로 활동지원급여를 받으며 일상생활과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으나, 종합조사 이후 월 약 110시간의 활동지원급여가 삭감되었다. 의뢰인이 이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싶어도 어떤 근거로 점수가 삭감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결국 의뢰인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국민연금공단에 정보공개를 청구하여 조사 항목별 점수 공개를 요청하였으나, 이들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 ‘의사결정 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에 준하는 정보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였다.

    장애인 지원 장애등급제 폐지 후
    ‘서비스지원 종합조사’ 체제 전환
    ‘급여변경 사유’ 제대로 알 수 없어
    장애인 지원제도 전면 개선 절실


    다행히도, 위 정보공개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법원은 의뢰인의 손을 들어주었다. 법원은 의뢰인이 정보공개 청구한 정보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의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오히려 “위와 같은 정보에 대한 공개를 통해 종합조사가 충실하고 공정하게 수행되었는지에 대한 의혹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 활동지원등급 결정이나 종합조사제도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공개할 필요성이 충분해 보일 따름이다”라고 판시하였다.

    이 판결은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와 이를 판정하는 서비스종합조사가 장애인에게 생존과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사회서비스라는 전제 하에, 제도를 운영함에 있어서 이들의 기본적인 알 권리를 보장하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여전히 서비스지원 종합조사 제도가 도입되면서 발생한 여러 부작용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활동급여시간이 삭감된 사례에 대한 대책으로, 관련 고시에 특례조항을 마련하여 최초 1회에 한하여 3년간 종전과 같은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두었고 최근 유예기간이 종료되기 전 유예기간을 한 차례 연장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정보공개를 통하지 않고서는 급여변경처분의 사유를 제대로 알 수 없다는 문제도 여전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장애인의 알 권리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위하여 활동지원서비스와 종합조사제도의 전면적인 개선이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


    정제형 변호사 (재단법인 동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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