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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K의 와인여정

    [Dr.K의 와인여정] (11) 와인 오해, 와인 이해 ①

    와인에 대한 두 마리의 개 - 편견(犬)과 선입견(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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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나는 한 선배의 환갑파티에 초대받은 적이 있었다. 주인공은 당시 주요 일간지의 발행인이었고, 그의 친한 동기 동창들이 일종의 합동 환갑잔치를 하는 자리였다. 그때 참석한 그의 친구중에는 전직 총리와 대기업 회장 등 저명인사도 여럿 있었다.

    이 자리에서 주인공은 본인과 동기들의 탄생 연도 산 (본인들과 나이가 똑같은) 프랑스 와인을 오픈하며 하객들에게 자랑스럽게 “이 와인은 아주 오래전 내가 파리특파원 시절에 오늘을 위하여 어렵게 구한 와인입니다. 제 나이와 똑같이 60년이나 숙성되었으니 얼마나 귀하고 훌륭한 와인이겠습니까!”라고 하며 참석자들에게 조금씩 따라주었다. 모든 참석자들은 "야~ 60년이나 된 이런 귀한 와인의 맛이 얼마나 황홀할까?"라며 벅찬 기대와 함께 조심스럽게 받아마셨다.

    그러나 다음 순간, 모든 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어! 뭔가 이상하네!’

    그날의 주인공과 참석자 거의 모두가 ‘ 60년이나 숙성된 와인이니 엄청 맛있는 와인이리라’ 기대가 컸는데 모두 큰 실망을 했다.

    이 세상에는 우리를 괴롭히는 두 마리의 개(犬)가 있다고들 한다. 편견(犬)과 선입견(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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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많은 분들이 와인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을 살펴보고 이를 바로 소개해보고자 한다.

    첫째,
    위의 예에서 보듯이 ‘오래된 와인일수록 좋다’라는 관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모든 와인은 와이너리와 생산 연도에 따라 모두 다른 수명과 라이프 사이클이 있다. 좋은 날씨와 좋은 토양에서 생산된 좋은 포도를 가지고 훌륭한 솜씨로 빚은 와인은 오랫동안 숙성이 가능하고 그 과정에서 신비로운 변화를 보여준다.

    그렇지 않은 와인들은 수명도 짧고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 특히 이런 와인을 아주 오랜 기간 묵혀두면 그야말로 형편없는 액체가 된다. 따라서 생산자와 빈티지에 따라 오래된 와인이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둘째,
    와인 페어링(pairing)에서 ‘레드와인은 육류와 함께, 화이트와인은 해산물과 함께’라고들 하는데, 이 또한 항상 그렇지는 않다. 특히 요즈음에는 퓨전요리와 점점 더 창의적인 요리사, 그들의 새로운 요리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최근의 와인 전문가, 저명한 셰프, 그리고 미슐랭 비평가들의 트렌드는 ‘음식에 와인을 맞추기’라기 보다는 ‘와인에 음식을 맞추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웬만한 와인의 가격이 최고의 음식 가격보다 훨씬 비싸니 말이다).

    그러니 이런 고정관념에 구애받지 말고 각자 취향에 따라 와인과 음식을 맞추면 된다.

    셋째,
    ‘디캔팅(decanting)하면 무조건 와인 맛이 좋아진다’라고 믿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이 또한 항상 맞는 말은 아니다. 와인에 따라, 그리고 각 와인이 그만의 독특한 라이프 사이클의 어느 시점에 와 있는가에 따라 디캔팅을 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해야 한다(와인여정 열 번 째 이야기 참조). 예를 들어 숙성기의 마지막 단계에 이미 도달한 와인을 디캔팅 하게 되면 마치 이미 잘 익은 김치를 시큼하게 만들어 먹는거나 다름없게 된다. 조금씩 샘솟는 귀한 샘물을 조금씩 음미하며 즐기기 보다는 양수기 펌프로 한순간에 끌어올려 고갈시켜 버리는 것과 같다.

    넷째,
    ‘화이트와인은 아주 차게, 레드와인은 실온에서 마셔야 한다’라는 믿음 역시 옳은 말은 아니다.화이트와인은 차게 마시는 것이 맞다. 그러나 0도 정도 된다면 그 와인의 섬세함을 충분히 느끼기 힘들다. 화이트와인의 경우 섭씨 4도보다 낮은 온도는 권하지 않는다.

    레드와인은 실온 정도가 되면 맛과 향이 둔탁해지고 밋밋해 진다. 레드와인의 경우 섭씨 12-17도 정도에서 마시기를 권한다(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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