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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만날 결심

    윤상철 이사장 (성년후견지원본부)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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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운 사람과의 해후(邂逅)가 반가운 만큼, 지나간 사건과의 조우(遭遇)가 신기한 경우도 있다. 지난 토요일, 평소 자주 만나는 지인이 어느 학술대회에 토론자로 나온다 하여, 그 학술대회에 참석해서 우연히 만난 사건이 그랬다.

    최근 선고된 대법원 판결에 대한 발표자(법관)의 평석과 토론자의 토론으로, “동산담보권이 설정된 유체동산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의 신청에 의한 강제집행절차가 진행되는 경우, 집행관의 압류 전에 등기된 동산담보권을 가진 채권자가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도 배당에 참가할 수 있는가?” 하는 사건이다. 대법원은 민사집행법을 유추 적용하여, 적극 의견으로 원심 법원에 돌려보냈다.

    6년 전 이 사건 기계의 압류와 매각 절차를 우리 사무실에서 처리했고, 그때 사무실 대표를 맡고 있었다. 다행히 배당요구통지서는 계속 보냈고, 법에 규정이 없어 당연배당은 할 수 없음을 확인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몹시 당황한 담보권자(은행) 측 직원들과 협의하여 배당이의의 소제기를 권유하고 배당금은 공탁했는데, 어느새 대법원 판결까지 선고되어 내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사람은 물론 사건과도 결코 헤어질 수 없고, 다시 만날 수밖에 없는가 보다.

    인간과 달의 만남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1969년 7월 16일 닐 암스트롱 등을 실은 아폴로 11호가 플로리다에서 출발해 7월 20일 20시 17분 40초에 달 착륙을 알렸던 사건은 “예수 탄생 이래 가장 위대했던 1주일”이라고 불렸다. 그로부터 50여년이 지난 지금, 아르테미스로 이름을 바꾼 우주선이, 주거 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달로 떠난다고 한다. 폴 오스터 작 《달의 궁전》 중, 달 착륙 이야기(‘닐 암스트롱’이란 이름의 경사가 카메오처럼 소설에 등장한다.)를 읽으면서, 곧 달 탐험이 재개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었다.

    한편 제프 쿤스가 그리스에서 지난 6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아폴로’ 와 ‘달의 형상(Moon Phase)’이란 전시를 연다. 그리스 신화의 아폴로 상,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달 조각품, 월식을 포함한 달 사진 등을 전시하고, 미술품과 NFT가 판매되며, “지구상에서 이미 유명한 제프 쿤스의 작품을,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회사인 스페이스 엑스(SpaceX)의 로켓이 달로 보낸다”는 스토리텔링이다. 빌바오 구겐하임에서 만난, 제프 쿤스의 대형 강아지 조각품에 대한 기억을 그리스에서 열리는 그의 ‘달 기획전’까지 연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 ‘달에게 부치는 노래’(부제 : 외람되지만 꽤 간절한 부탁)로 글을 맺는다. “다이애나여! 어떤 사람이든, 어떤 사건이든 또 만날 결심을 하겠습니다. 가급적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이별이나 재회가 두렵긴 합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새로운 인연도 풍성하게 부탁드려요.” -2022년 9월의 어느 날, 달님에게-


    윤상철 이사장 (성년후견지원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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