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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의 신(新)과 함께

    [법의 신과 함께] 지금도 코로나로 갇힌 사람들이 있다

    이한재 변호사(사단법인 두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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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드 코로나’라는 말이 퍼진지도 1년이 다 되어 간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의 97%가 코로나 항체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휴일 붐비는 시내 거리를 보면, 우리의 일상은 이미 회복된 것 같아 보인다. 그런데 코로나 유행이 시작되던 2020년에 시간이 멈춰버린 곳들이 있다. 요양병원, 아동거주시설, 장애인거주시설, 정신의료기관 등이다. 이 시설들은 지금 이 순간도 ‘면회 금지’와 ‘외출 금지’ 상태이다. 이 시설들은 잠깐 머물다 가는 곳이 아니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간을 머물게 되는 시설이다. 이곳의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갇혀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업시간 제한, 확진자 동선 공표 등 코로나 유행을 막기 위해 일상을 옥죄던 다양한 조치들이 순차적으로 해제되었다. 이것들은 근본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크게 제한하는 것이고, 불가피한 경우 신중하게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간 이 조치들의 적법성이 문제 되어 왔고, 사후적으로나마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차례 법 개정도 이루어졌다. 그러나 시설에 대한 봉쇄 일변도의 조치들에 관하여 이뤄지는 논의는 아직도 감염병 유행이 이제 막 시작하던 시점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것 같다.

    시설에서의 외출 및 면회 금지 조치는 그 법적인 성격 자체가 아직도 명확하지 않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지금까지, 방역당국의 조치는 지자체 또는 시설 등에 대하여 ‘요양병원 방역수칙 안내’ 내지는 ‘의료기관 준수사항’과 같은 공문이 하달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왔다. 방역당국이 이러한 내용의 지시를 할 법적 근거가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또한 중앙 방역당국의 지침은 시설 안에 있는 사람의 신체의 자유를 크게 제한하는 결과를 낳는데, 제한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에 관하여 아무런 공적 처분을 받은 것이 없다. 중앙의 지침은 지자체 등을 거쳐 오직 시설장에게 안내 및 하달될 뿐,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시설의 부속물에 불과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기본권을 제한받는다.

    요양병원·아동거주시설 등은
    아직도 ‘면회금지’ ‘외출 금지’
    무작정 차단하는 시설 정책
    계속 유지할지 다시 생각해야


    올해 7월 20일부터 현재까지도 시설들에 적용되고 있는 ‘접촉면회 금지’ 등의 지침은 <방역수칙 변경 안내>공문으로 지자체 등에 하달되었다. 시설 거주자와 가족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절실할 면회는 “접촉면회 금지” 단 여섯 글자로 정리되어 있다. 장애인복지시설에는 아동들도 거주하고 있다. 7월, 장애인복지시설의 방문과 외출이 모두 금지되면서 순회학급으로 교육을 받고 있던 아동들은 순회교사를 만나지 못해 교육받을 길이 사실상 막혔다고 한다.


    시설 거주자와 그 가족들은 방역 정책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으면서도 그 내용을 시설로부터 전달받거나 언론을 통해 파악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 유행 이후 처음으로 맞는 ‘거리두기 없는 추석’에 전국이 들썩였지만, 시설 거주자들은 국무총리의 “추석 연휴 요양병원·시설 대면접촉 면회제한을 유지”하겠다는 발표를 일방적으로 들었다. 이 조치가 적절한 수준인지, 그 결정 과정은 적절한지, 지침으로 인해 갇힌 당사자들은 논의에 참여할 기회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그 결과를 제대로 통지받지도 못한다.

    이번 사태가 모두 끝나더라도, 공포에 질려 가장 손쉬운 방식으로 무작정 가둬두는 시설 정책을 앞으로도 유지할 것인지, 이제라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본 칼럼은 9. 26. 기고일 날짜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한재 변호사(사단법인 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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