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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K의 와인여정

    [Dr.K의 와인여정] (14) 와인, 그리고 인연 ②

    마음을 움직여 인연을 만들어 주는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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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3대 대통령이었던 토마스 제퍼슨은 1785년부터 4년간 프랑스 대사를 역임한 적이 있었다. 그가 주 프랑스 대사로 재임할 때 프랑스 보르도 남부에 있는 소떼른(Sauterne) 지방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샤또 디껨 (Chateau d’Yquem)을 방문하고나서 ‘프랑스 최고의 화이트와인’이라고 극찬하였다.

    그리고 그 와인 1784 빈티지 수백 병을 주문하여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죠지 워싱턴에게 선물하였다는 기록이 있다.(당시 미국에는 ‘김영란법’ 비슷한 것도 없었던가보다.)

    이 와인 선물 때문에 그가 죠지워싱턴 대통령의 총애를 받아 귀임 직후에 미국의 초대 국무장관과 부통령을 거쳐 대통령까지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그의 와인에 대한 탁월한 취향은 죠지워싱턴 대통령의 마음을 흔들었던 것 같다.

    디껨은 세계 최고의 스위트 와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1811 빈티지는 2011년 런던의 Ritz호텔에서 열린 경매에서 화이트 와인으로서는 병당 사상 최고가인 7만5000파운드 (한화 약 1억2000만 원)에 낙찰되었고, 그 이전인 2006년 경매에서는 1860년부터 2003년까지 vertical collection 135병이 미화 150만 달러(한화 약 21억 원)에 낙찰되었다. (이 와인에 대하여는 추후에 좀 자세히 따로 언급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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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샤또 디껨 1811년 산. 화이트 와인으로는 최고가의 경매가 기록을 가진 와인. 샤또 안젤루스 2012

     

    그 맛과 향의 신비로움에 많은 남자들 사이에 ‘원하는 여인의 마음을 얻으려면 디껨을 함께 마셔라!’는 말이 돌기도 한다. 그런데 위의 토마스제퍼슨과 죠지워싱턴의 일화를 보면, 디껨은 여자의 마음 뿐 아니라 남자의 마음도 움직였던 것 같다.

    나와 오래 알고 지내는 친구 중에 세계적으로 유수한 금융기관에서 개인금융(private banking, 소위 super-rich라 불리우는 거부 개인 고객의 자산을 관리해 주는 업무)을 오래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의 뉴욕 맨하탄의 사무실에 가면 온갖 고가의 희귀한 와인들이 수북이 쌓여있다. 그의 도움으로 높은 수익을 낸 고객들이 고마움의 표시로 보낸 와인이라는 것. 그도 처음엔 무슨 와인인지 잘 모르고 관심도 없다가 점점 더 많은 수퍼리치 고객들이 보내주는 최고의 선물이 와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나중에는 와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의 말, “와인만큼 상대방에 대하여 관심, 배려, 고마움 그리고 호감을 즐겁고 반가운 방법으로 전할 수 있는 매개는 없는 것 같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하지만 예약이 쉽지 않은) 런던의 한 레스토랑이 몇 년전에 미슐랭 2스타에서 3스타로 승급하였다. 나는 그 마스터 셰프에게 축하선물을 뭘 해줄까 하다가 나름 기발한 선택을 하였다. 다름아닌 Chateau Angelus 2012 Magnum을 한병 가져다 주면서,2012 빈티지는 그 샤또가 Saint Emilion의 최고등급으로 승격한 해의 와인이며 같은 해에 Ch. Angelus의 소유주인 de Bouard 가문의 8대손인 Stephanie de Bouard가 경영을 맡게 된 의미있는 해였다는 것도 설명해 주었다. Stephanie는 나와도 잘 아는 사이였는데 그때 마침 런던을 방문 중이어서 함께 그 식당에 초대하여 그 셰프를 소개시켜 주었다. (Stephanie도 그 이전에 약 10년간 스위스의 유수한 금융기관에서 private banker로 일하였다.) 그 마스터 셰프가 감동한 것은 물론, 그날 이후로 나는 그 레스토랑의 VIP고객이 되었다. (참고로 Saint Emilion최고등급(Premier Grand Cru Classe (A))에는 Cheval Blanc, Ausone, Pavie 그리고 Angelus가 있는데, 이는 보르도지역을 관통하는 지롱드강 왼편의 5대 샤또 - Latour, Lafite Rothschild, Mouton Rothschild, Margaux, Haut-Brion - 에 상응하는 급이다. 또한 Angelus는 지난 10호에서 언급한 007 제임스본드가 최근 시리즈 No Time To Die에서 마셨던 와인이기도 하다.)

    단언컨대, 와인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특별한’ 혹은 ‘좋은’ 와인을 함께 마시자고 초대하면 대부분 흔쾌히 응할 것이고 그 와인을 함께 마시고 나면 향후 좋은 관계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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