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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를 위한 법

    [모두를 위한 법] 지속가능한 공익법 활동을 위해 필요한 것

    강정은 변호사 (사단법인 두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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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여성은 출산한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면 곧 이혼할 남편의 자녀로 등록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베이비박스를 찾아갔다. 아동은 기아(棄兒)로 출생신고 되었고 곧바로 아동양육시설로 옮겨져 자랐다. 아동은 늘 단체생활이 힘겨웠는데 결국 시설에서 탈출했다. 시설장은 아동이 ‘가출’했다는 사실을 법원에 알렸다. 아동은 성격·환경에 비추어 앞으로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소년보호재판을 받았다. 실제로 만났던 여러 아동의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부모가 있었지만 뿌리가 지워진 채 출생신고 되었다. 부모에 대해 알거나 만날 수 없었고, 대규모 시설에 배치된 결정이 아동을 위한 최상의 처우인지에 대해 정기적으로 심사받지 못했다. 가출은 ‘일탈’, ‘비행’으로 간주되었고 ‘촉법소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법률가라면 위기 상황에 놓인 아동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단 한 명의 아동이라도 우리 사회가 놓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무엇이 문제이고, 이러한 문제가 왜 일어났으며, 누구의 책임인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문제를 누구와 함께 해결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놓지 않고 질문해야 한다. 법, 나아가 인권의 언어로 이러한 답을 찾는 과정이 바로 공익법 활동이다.

     

    공익법 활동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공익인권에 관한 기금은 여전히 다수의 수혜자를 상정한 복지 중심 사업에 쏠려있고, 프로젝트는 인건비를 제외한 사업비로 대부분 지출되기를 요구받는다. 단체를 살리기 위해 신청한 프로젝트로 인해 결국 사람들이 지쳐 떨어져 나간다. ‘업’으로 공익인권을 하겠다는 변호사의 숫자는 현저히 떨어지고 있으며, 한 줌의 사람들마저 수도권에 몰려있다. 일할 수 있는 자리 또한 점점 찾아보기 어렵다. 2021년 예비법조인을 위한 공익적 법조 진로 실태조사에서 예비법조인들은 학자금 등 경제적 문제를 공익진로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현장을 지키는 사람에 대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대학교육 비용 절감 및 기회 확대법(The College Cost Reduction and Access Act of 2007)을 제정해 공익분야에서 일정기간 이상 종사할 경우 학자금 상환을 면제하는 근거를 마련했으며, 대형 로펌이나 로스쿨은 공익직역에서 일하는 변호사의 급여 등을 지원하는 다양한 펠로우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두루는 올해부터 아동 인권옹호 생태계 조성을 위한 법률지원사업(‘온 마을 Law’)을 시작했다. 시민사회와 기업, 로스쿨과 로펌, 대한변호사협회와 지방변호사회, 지역사회에서 공익법 활동에 관한 기금이 좀 더 활발하게 논의되고 마련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러한 기금이 누군가의 호의나 결단에 의존하지 않으려면 인권 옹호의 궁극적인 주체인 국가의 지원과 제도적 기반도 필요하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사회 변화는 곧 우리 모두의 일상을 나아가게 한다.

     

     

    강정은 변호사 (사단법인 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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