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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시대 법관의 미래 모습

    오세용 교수(사법연수원)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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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송법에 따라 모든 1심 법원의 재판은 대법원 지하의 거대한 서버에 연결된 인공지능(AI) 판사가 진행한다. 법정 공방 없이 서면이나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1심 재판은 여전히 인간 판사가 인공지능의 도움을 얻어 처리하는데, 머지않아 인공지능 판사가 도맡을 예정이다. 인공지능 판사의 도입 이후에 재판절차는 매우 신속해졌다. 그동안 비판을 받아왔던 재판절차의 지연 현상이 인간 판사를 증원하지 않고도 거의 해소되었다. 법복을 입은 인공지능 판사의 외모는 중성적이다. 인공지능 판사는 권위 있는 외형을 갖추기 위해서 보통의 인간보다 큰 키로 만들어졌다. 일어서면 2미터쯤 될 터인데, 일어나는 법은 없고 언제나 제자리에 앉아 있다.”

    조광희의 소설 《인간의 법정》의 한 장면이다. 이 소설에서는 인공지능기술의 계속적인 발달로 인간처럼 의식을 가진 사이보그 로봇이 나타나서 법원에 소를 제기할 뿐 아니라 인공지능 판사가 도입되어 1심 법원의 재판을 거의 도맡아 처리한다는 약 100년 후 미래의 모습을 흥미롭게 그리고 있다.

    다들 알다시피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은 인공지능시대가 도래하였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또한 2019년에는 법률 인공지능팀과 인간 변호사팀 간에 각종 계약서 검토 및 자문 능력을 겨루는 ‘알파로 경진대회’가 열렸는데, 1·2위는 인공지능과 인간 변호사가 함께한 법률 인공지능팀이 차지하였다. 놀라운 점은 변호사가 아닌 일반인(물리학도)이 인공지능과 협업을 한 팀이 인간 변호사팀을 모두 제치고 3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렇듯 인공지능기술은 계속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그에 따라 법관의 미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인공지능에 의해 인간 법관이 점진적으로 대체될 수도 있고, 인공지능은 법관의 보조수단으로 남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가 쓴 《인공지능시대 : 법관의 미래는?》이라는 책에서 2050년 법관의 미래에 대한 예측 결과를 다루었는데, 미래예측방법론을 통해 도출된 9가지 예측 시나리오에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니, ‘인간 법관과 인공지능 법관이 병존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한 미래로 나타났다. 앞서 본 소설에서처럼 말이다. 이 소설에서는 다행히도 인간 법관이 여전히 상급심 재판을 담당하고 있었다. 인공지능의 여러 강점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이 가지는 알고리즘의 불투명성과 편향성, 오작동, 해킹 우려 등으로 인해 재판에서는 인간 법관에게 바라는 점이 아직 남아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럼 앞으로 인간 법관이 인공지능 법관으로 대체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국민들이 인공지능보다 인간 법관을 더 신뢰하여 인간 법관에게 재판받고 싶도록 하면 된다. 거창한 계획이나 획기적인 방법이 있는 게 아니라 이를 위한 실천 노력을 차근차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미래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기에.


    오세용 교수(사법연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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