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사에 이어서 사례에서의 검토 및 사안의 해결 작성법에 대해 언급하도록 하겠다. 1. 검토 서술학설 대립이 있는 쟁점의 경우 검토에서 다른 학설을 비판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다른 학설을 비판하려면 우선 개별 학설에 대한 비판 논거를 알고 있어야 하는데 이를 암기하기도 버거울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이 답안지 지면을 너무 많이 차지하게 된다. 특히 형법의 경우 다양한 죄에 대해 논해야 하는 반면 답안지 공간은 비교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여러 학설의 비판을 일일이 적기도 어렵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다른 학설이 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때문에 내가 취하는 학설이 타당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다른 학설을 비판하고 나서 내가 선택한 학설이 왜 타당한지 근거를 대면서 설명을 해야 한다. 결국 다른 학설을 비판하고 내가 취하는 학설의 근거를 대는 지난하고 지루한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도대체 검토에서 얼마나 진을 빼자는 것인지 사안의 해결을 작성하기 전에 힘이 달릴 판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학설과 검토를 몰아서 한꺼번에 적는 것(다른 학설들의 내용을 적고 내가 취하는 학설의 타당한 근거를 대면서 그 학설이 타당하다고 적는 것)이다. 즉, '~설, ~설이 있으나 ~인 점에서 ~설이 타당하다'라고 적는 것이다. 너무 간결하게 적는 거 같아서 불안할 수 있겠지만 연습해보면 훨씬 쓰기가 쉽고 학설을 적는 부담에서 해방될 수 있어 시험장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적어지게 된다. 그 시간에 하이라이트인 사안의 해결을 더 꼼꼼하게 적을 수 있어 여러모로 이득을 볼 수 있다. 꼭 권해드린다. 2. 사안의 해결사례 해결의 꽃은 사안의 해결이다. 변호사 시험의 핵심은 사안의 해결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작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채점자들의 대부분은 실무를 겪어 본 사람들이고 실무가들은 사안의 해결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도출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필자도 변호사 업무를 하면서 준비서면 등 법률문서를 작성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바로 많은 논거를 대면서 결론을 논리적으로 작성하는 과정이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학설, 판례, 검토까지 작성하고 나면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하고 사안의 해결을 대충 쓰고 다음 쟁점으로 넘어가곤 한다.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이고 습관이다. 검토까지 왔으면 이제 겨우 1부가 끝난 것이다. 사안의 해결은 내가 지금까지 썼던 학설, 판례의 요건을 사안에 적용시키는 과정이므로 설문을 다시금 빠르게 일독하면서 학설 및 판례의 요건을 하나도 빠짐없이 포섭해야 한다. 내가 취한 학설이나 판례의 요건을 포섭하지 않은 것은 지금껏 애써 학설이나 판례를 언급한 것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이고 결정적으로 내가 취한 학설이나 판례를 단순히 암기하였을 뿐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 그리고 사안의 해결을 열심히 쓰는 습관을 가지다 보면 깜박하고 누락했던 요건이나 내용이 떠오르기도 한다. 사안의 해결을 풍부하게 적게 되면 학설, 판례 서술이 약간 부족했더라도 가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금은 판례 하나 더 암기하는 것보다 사안의 해결을 더 꼼꼼하게 쓰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막판 뒤집기라고 할 수도 있다. 지금부터라도 사안의 해결을 단 한 줄이라도 더 쓰는 습관을 가져보자. 오승준 변호사(법무법인 우성·메가로이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