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고승덕의 백세건강 모범답안

    [고승덕의 백세건강 모범답안] 앉아 있을때 장딴지를 활용하면 단명을 피할 수 있다

    고승덕 변호사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2022_100years_go.jpg2022_100years_go_face.jpg

     

    오래 앉아 있는 것은 흡연만큼 해롭다는 말이 있다. 하루 8시간 이상 가만히 앉아 있으면 비만, 당뇨, 심혈관질환, 암, 치매 등 만성질환의 위험이 크다. 앉아 있으면 피가 다리에 고인다. 피는 온몸을 순환하면서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하고 노폐물과 이산화탄소를 수거해야 하는 데 그 역할을 못 하면 건강에 해가 될 수밖에 없다.

    다리에 피가 고이면 정맥 내 압력이 올라간다. 지속해 압력을 받으면 정맥이 손상되어 하지정맥류가 생기고, 깊숙한 곳에서 피가 엉겨 붙어 심부정맥혈전증(DVT)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다리에 생긴 혈전이 심장을 거쳐 폐동맥으로 가서 막으면 심부전과 돌연사를 야기할 수 있다. 장시간 비행기를 타는 사람에게 DVT가 발생하면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이라고 한다.

    혈액 순환의 펌프는 심장이다. 심장이 수축하면 피는 동맥을 통해 발끝까지 간다. 발끝의 피는 정맥을 타고 심장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심장의 펌핑 작용은 정맥에 미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피가 중력을 거슬러 심장으로 올라갈 수 있을까. 그 원리를 알면 건강이 보인다.

    정맥에는 판막이 있어서 피가 역류하지 않고 한 방향으로만 흐르게 한다. 다리를 주무르면 정맥이 눌리면서 판막이 열려 피가 심장 쪽으로 움직인다. 마사지보다는 걷거나 달리는 것이 혈액 순환에 효과적이다. 다리가 움직이면 종아리 뒤쪽의 장딴지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 근육이 수축하면 정맥을 눌러서 판막이 열리고 피가 위로 올라간다. 이완하면 정맥이 원래대로 부풀면서 판막이 닫힌다. 장딴지 근육은 피가 다리에서 심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펌프 역할을 한다. 그래서 장딴지를 ‘제2의 심장’이라고 부른다.

     

    184195.jpg

     

    장딴지 근육이 움직여야 혈액 순환이 되기 때문에 앉아서 일하거나 쉴 때 가만히 있지 말고 다리를 계속 움직여야 한다. 다리 전체를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면 발끝이나 뒤꿈치만 올렸다 내렸다 해도 된다. 비행기 안에서 움직이면 DVT를 막을 수 있다. 편하게 쉴 때 다리와 발을 움직이는 다양한 동작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서 있을 때도 제 자리 걷기 하듯이 움직이면 다리 부종이나 하지정맥류를 막을 수 있다.

    오래 눕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머리가 핑 도는 현상은 빈혈이 아니다. 일어날 때 순식간에 흉부에서 약 750㎖의 혈액이 하체로 내려간다. 이것을 상쇄하려면 장딴지 근육이 빨리 힘차게 수축하면서 피를 심장으로 되돌려 보내야 한다. 이것이 안 되면 심장과 뇌로 가는 피가 급감해서 쓰러지기도 한다. 화장실이나 목욕탕에서 일어나기 전에 뒤꿈치만 올렸다 내렸다 해도 피할 수 있다.

    장딴지 근육은 나이 들어 신체활동이 감소하면 약해진다. 종아리 둘레가 작아질수록 장애와 사망 위험이 커진다(2014, 2017 논문). 영양 상태가 나쁜 사람은 종아리 둘레도 적다(2019 논문). 종아리 둘레는 근감소증의 지표로도 사용된다. 한국 노인층의 근감소증 판정 기준은 남자 35㎝, 여자 33㎝이다(2018 논문).

    장딴지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은 뒤꿈치 들기이다. 두 손을 벽이나 의자에 대고 등을 똑바로 세우고 천천히 뒤꿈치를 들고 2~3초 멈추었다가 뒤꿈치가 바닥에 닿기 전에 다시 올리는 동작을 반복한다. 오래 앉아 있는 생활을 피할 수 없다면 장딴지를 활용해야 단명을 피할 수 있다.


    고승덕 변호사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