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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취재수첩] 확 바뀐 기업 수사

    강한 기자 strong@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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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범죄에 대한 검찰의 접근법이 확 바뀌었다. 지배적 위치를 활용해 시장 질서를 해치는 방식으로 수익을 거뒀거나 사익을 취했다면, 법인 뿐만 아니라 이를 실행·지시한 임직원 개인까지 철저히 수사해 엄벌하겠다는 기조다.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총수나 대표이사까지 구속하거나 기소하고 있다. 기업들이 긴장하는 이유다.


    시그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왔다. 대대적인 검찰 조직개편 이후다. 우선 기업 간 담합 사건을 수사할 때 그동안 형해화됐던 공정거래법상 의무고발요청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 시작했다. 공정위 전속고발권 밖에 있는 혐의와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고발을 접수하거나 관련 혐의를 인지해 유기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그 결과 민간시장에서 납품가격과 입찰순번을 조작한 아이스크림 회사 임원들과 관급 입찰에서 담합한 철강회사 대표이사들을 재판에 넘겼다. 장기간 담합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국민 가계 부담까지 가중시킨다. 검찰은 담합을 실행한 개인의 책임을 추궁하지 않으면 조직적 불법행위를 뿌리 뽑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를 지시한 고위직의 책임을 묻지 않으면 금전적 제재를 하더라도 과징금을 내고 불법행위를 이어가는 것이 기업의 생리라는 것이다.

    올해는 주요 대기업·제조사·건설사·식품기업 등 계열사를 부당지원 한 기업 그룹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서도 부당지원 행위와 이를 통한 사익편취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적극적으로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해, 법인 뿐만 아니라 총수·임직원 등 개인 책임까지 추궁하겠다는 기조를 굳혔다.

    한국에서 기업 범죄는 '대마불사' 논리나 '국가경제발전'을 이유로 당연시 되기 다반사였다.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시장질서 저해 범죄는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공정위와 검찰로 권한과 책임이 나뉘어진 한국 특유의 구조 탓에 어느 기관도 제대로 손대지 못하는 영역이 생기기도 했다. 검찰이 기업 범죄의 사각지대를 줄여보겠다니 반갑다. 그 의지가 리니언시, 상호협력 및 자료공유, 상시 모니터링, 클린 피드백 활성화 등 제도개선으로도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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