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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법과 법학교육의 특성

    이종연 법무법인 로고스 고문 (미국 변호사·前 美 법무부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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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판례연구

    미국법의 학습방법을 논의하고자 한다. 미국법을 배운다는 것은 결코 제정된 법의 원리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법이나 그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미국법학 교육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존의 주어진 법원칙과 원리를 배우고 암기하는 식의 법학교육은 전세기초의 미국법학 교육에서 이미 자취를 감춘지 오래 되었다.

    약 백 년 전부터 하버드 법과대학 Cristopher C. Langdell 교수가 소위 판례방법(Case method)을 창시해 지금에 와서는 미국에서는 거의 모든 로스쿨에서 채택돼 미국법을 공부하는 방법으로 실행되고 있다. 즉 현 미국 로스쿨 학습방법은 법조문이나 그 개념에 구속받지 않고 어떠한 실제사건의 구체적인 사실이나 분쟁을 대상으로 법원이 당 사건의 문제를 해결하는 판례를 연구하는 것이다.
    추상적 개념이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전제한다. 추상적 개념은 현실적 사실을 해부하고 그 사실에 입각해 추상적 법원리를 찾아내는 것이지 추상적 개념이 우선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후에 동일한 사건이 발생한 경우 전 사건 판례에서 표명된 추상적 개념(법원리)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이 동일하지 않으면 전 사건의 판례법에 구속되지 않아 또 다른 판례가 생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판례가 미국법이고 그 판례연구가 곧 법학교육이다.

    미국 로스쿨의 교재는 판례집이다. 판례는 주로 모범적인 항소나 상고심의 판결문의 집대성이다. 판결문에서 법학도는 특정사건에 사실과 문제점을 어떻게 법관이 해석·해부하고 해결하고 있는지 하는 사고절차를 읽게 된다. 법관의 사고절차는 매우 귀중한 연구의 대상이나 그 판사의 사고를 주입하는 것이 결코 법학학습의 올바른 방법은 아니다. 판결문에는 소수의견이 있어 다수의견에 판례에서 반대하는 대안적인(Alternative) 사고방식도 판례에서 접하게 된다.

    학생들은 여러가지 의견을 비교·비판하는 비판적 사고력(Critical mind)도 형성할 수 있고 마침내 독립적으로 어떤 문제든지 해부하고 판단해 발표할 수 있는 성숙하고 우수한 법조인(Professional)이 되는 것이다.

    2. 판례연구의 구체적인 예

    미국 로스쿨 3년은 거의 판례연구에서 시작하고 마친다. 변호사 시험 준비는 졸업하기 직전까지 생각도 하지 않는다. 법학 과목이나 내용에 있어서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없다. 간접적으로 변호사 시험 준비에 영향을 끼칠지 모르나 그것은 부차적인 결과이지 시험 준비를 목적한 것은 아니다.

    귀중한 3년간의 법과대학 생활을 법률가답게 생각하는 유능한 법률가를 만드는 것이 법학교육 이라고 생각한다. 법률가로서 재능을 양성하지 않고 고시 준비에 귀중한 시간과 노력으로 젊음을 허비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판례가 법을 생성하고 제정하는 전통은 영미법에서 특이하게 가능하다. 이 전통은 법이 법조문에서 제정돼 발전된 것이 아니라, 법원의 판례에서 발전됐기 때문이다. 소위 영미법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내린 법원판결에 대해 법적 구속력을 인정하는 제도다. 선례 구속성의 원칙(Doctrine of Stare Decisis)이라고 칭한다. 결과적으로 판례법이 영미법의 대계를 구성했다고 볼 수 있다.

    근래에 입법부를 통과한 법의 영역은 넓어졌지만 판례법의 역할은 감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입법부가 판례법을 주로 성문화하고 통일해 입법화했고, 또 성문법의 해석은 판례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판례를 연구한다는 것은 영미법 나라인 미국에서는 법을 학습하는 주된 방법이 됐다. 결과적으로 사법부의 판사가 공표한 판결문을 해독, 해부하여 이해하는 것이 법을 공부하는 주된 방법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판례학습의 구체적 방법의 첫 단계는 우선 사건의 줄거리를 아는 것부터 시작한다.

    ‘어떠한 당사자가 무엇 때문에 소송을 제기했는가’ 하는 것이다. 처음에 교수는 학생에게 “사건개요를 진술하라”고 한다. 이것을 소위 ‘State the case’라고 한다.

    사건을 진술하기 위해 첫째로 학생은 사건 당사자가 누구인지 말해야 된다(Who are the parties).

    둘째는 논쟁이 된 사건의 사실관계를 진술한다(What are the facts of the underlying dispute).

    셋째는 어떤 원심이 재판을 했고 그 판결은 무엇이고 그 판결 이유는 무엇인가(What court heard the first case, what was the ruling and reasoning of that court?). 항소심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들의 항소변론의 요지는 무엇인가(What argument each party is making and what court heard the first appear?). 법원의 판결과 그 판결이유는 무엇이었는가(What was it’s ruling and reasoning?).

    마지막으로 사건이 대법원에 상고됐을 때 당사자들의 상고이유가 무엇이고 상고이유에서 당사자들은 어떻게 쟁점을 작성하고 있는가(What are the grounds for the appear and how do the parties frame the issues?). 그리고 대법원은 쟁점을 어떻게 보며 법원의 쟁점이 당사자들의 것과 다르면 왜 다른가(How does the Supreme Court hearing the case?).

    왜 대법원은 사건을 청문하는가(Why is the Supreme Court hearing the case?).

    대법원 판시는 무엇이고 판사의 판결 중 어떤 것들이 준판시인가(What are the holding of the Supreme Court and what parts of the decision are dicta?). 대법원 판시이유는 무엇인가(What are the reasons for the Supreme Court’s holding?).

    다수의견에 동의하는 판결이나 소수의 의견이 있으면 그 이유와 제안하는 판결은 무엇인가(If there are concurring or dissenting opinion, what are proposed ruling and reasoning?).

    마지막으로 법원의 의견에 대한 학생의 비판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학생이 대법관이라면 ‘어떤 이유로 어떤 판시를 어떻게 내릴 것인가’하는 사고의 훈련은 법률문제 해결에 독립성을 기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판시(Holding)라고 하는 것은 법원이 어떠한 사실에 대해 어떤 법이 어떻게 적용되는 질문에 대한 응답이고 판시에 근거가 되는 질문이 곧 쟁점(논점·Issue)이다.

    3. 쟁점과 판시

    쟁점과 판시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피고가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자동차를 운전해 정차하고 있는 원고의 차 뒷면과 충돌해 원고의 차량을 훼손하고 원고의 신체를 상해하였다고 하자.

    여기에서 쟁점은 ‘피고가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운전해서 정지하고 있는 원고의 차 뒷면과 충돌했을 때 피고의 과실행위는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판시(Holding)는 쟁점에 대한 법원의 대답이다. 즉 제시된 사실관계에서는 어떤 특정한 법을 적용한다는 법원의 답이다.

    판시는 피고가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운전해서 정지하고 있는 원고의 차에 충돌했다는 것은 피고의 과실행위가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 하는 것이다. 이 판시에서는 단순히 한 개의 주된 쟁점이 있으나 복잡한 사건에서는 여러 개의 부차적인 쟁점과 판시가 있을 수 있다.

    쟁점이나 판시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판시는 특정한 사실관계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실이 고려되는 것은 아니다. 판시에 영향을 주는 사실은 실질적이고(Material and relevant) 긴요한 사실(Key fact)이다. 이러한 사실을 식별하는 것에서 법을 아는 사람과 알지 못하는 사람이 구별되는 것이다.

    또 하나 미국법원이 즐겨 사용하는 판시에 준하는 소위 준판시(Dicta)를 내릴 수 있다. 이러한 준판시는 원판시를 설명하고 또 구별하는 데 쓰여진다. 그러나 이 판시는 법원의 의견에 불과하고 직접적인 판시로 구성되지 못한다. 이 준판시는 당 사건에서 효력이 없다.

    판시에 있어 법원은 필요시에 판결의 소급적용 여부에 대해 결정한다. 즉 원심판결이 파기되거나 수정됐을 경우 언제부터 항소법원 판결이 효력이 있는지 결정하는 것이다. 최후 판결이 원심판결 전에도 적용되는지 혹은 항소심이나 상고심 판결 전에도 적용되는지 혹은 항소심이나 상고심 판결 전에도 적용되는지 경우에 따라서 최후 판결에 명시해야 한다.

    4. 판례 이외의 교육방법

    판례학습은 미국 로스쿨 3년간의 주된 법 학습방법이라는 것은 전술한바와 같다. 또 판례학습 외에 부차적으로 실체사건을 다루는 임상적, 세미나나 전통적인 교과서의 강의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주된 학습방법은 아니다.

    또 법이라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를 해부해 해결하는 것이 법학교육의 주된 역할이라는 관점에서도 판례학습이 필요하다. 즉 과거에 적용됐던 법률은 새로운 환경에서는 적용되지 않아 참고자료에 불과하며 새로운 환경에서 구체적 사건과 사실에서 필요한 법을 찾아보고자 하는 것이 법학교육의 목적이다.
    이러한 법을 배우는 사고방식은 민법이나 형법에 구별없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비록 학습의 대상이 민사관계나 형사 관계라는 내용의 차이는 있지만 그 내용을 해부해 해결하는 사고방식은 동일하다. 즉 상기한 판례연구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학문 간의 벽은 없다. 그 뿐 아니라 법이 사회에 정책을 구현하기 때문에 여러 학문과 연관성이 있다. 법만을 알고서는 진정한 법의 역할을 할 수가 없다. 소위 각 학문을 연관해 학습하는 연관법학(interdisciplinary)이 요구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회학, 경제학, 정치학이나 기타 학문이 법 학습의 일부가 된다.

    이러한 법의 훈련은 학문뿐 아니라 기타 실무 사무집행에도 적용된다. 실무와 법학교육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실무를 배우기 위해 법과대학 교수를 실무에 경험이 있는 변호사나 사법계 종사자들에서 주로 채용하며 또 실무를 중심으로 한 법학교육의 방식이 적용돼 사회의 문제를 법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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