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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사소액사건 소송지원 변호사단에 부쳐

    유재복 금산군법원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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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한파도 두렵지 않을 따끈따끈한 소식이다.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잠시 잊고 있던 측은지심을 일깨우는 반가운 소식. “서울지방변호사회가 226명으로 구성되는 민사소액사건 소송지원 변호사단을 조직하여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민사소액사건에 대해 50만원을 넘지 않는 수임료를 받고 소장 작성부터 판결 선고시까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민사소액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판사 중 한 사람으로서, 변호사의 공익활동 확대차원에서 민사소액사건의 당사자들에게 저렴한 수임료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그 취지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 이러한 발상에 대하여 경의부터 표한다. 변호사들이 모여서 “단순한 직업인에만 머무르지 아니하고 공공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데, 쌍수 들어 환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뜻 깊은 일이 대한변호사협회의 주도하에 전국적으로 시행되지 못하고,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의하여, 그것도 서울특별시내의 5개 지방법원에 한하여, 출범된다는 점에 대하여는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든가. 전국적 시행에 앞선 시범적 시행? 좋은 취지에서 모이고 시작하는 만큼 머지않아 전국적으로 확산되리라 굳게 믿는다.

    변호사도 근본적으로야 직업인이므로 서울의 변호사가 지방의 시군법원 소액사건을 저렴한 비용으로 소송대리까지 해주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다보니 정작 법의 보호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시군단위의 주민들에게는 이러한 혜택이 늘 그림의 떡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안타깝다. 그래서 지방변호사회들의 즉각적인 호응이 더욱 기다려지는 것이다.

    지방변호사회들의 빠른 동참을 기대한다. 당장 그것이 어렵다면,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라도 융통성을 발휘해 보면 어떨까? 당사자와 상호 합의하에, 소송대리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조금 더 저렴한 비용으로 소장, 준비서면이나 증거신청 등의 서류작성이나 재판진행의 과정이나 요령에 대한 설명이나 안내 등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방식은 어떠한가? 어쩌면 더 필요하고 실효성 있어 보이는데.

    민사소액사건을 처리하다보면 소장하나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는 당사자가 수두룩하다. 증거제출은커녕 준비서면하나 제대로 써내지 아니하면서도 신속한 승소판결만을 재촉한다. 이러한 사람일수록 사법을 더 원망하고 불신한다. 이러한 당사자들에게 위와 같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여 준다면, 소액법정은 보다 능률적이고 편안하고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 같다.

    변호사에게 이러한 역할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까. 법무사의 직역을 침범이라도 하는 것일까. 현실적으로는, 특히 재판장이 보다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시·군법원의 민사소액재판에 있어서는, 이렇게 사소한 듯 보이는 법률서비스의 제공이 더 필요한 것이다. 아직도 법의 사각지대이기 때문이다. 기왕에 봉사자의 자세로 제공하려는 법률서비스라면 필요한 것도 제공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이러한 법률서비스의 제공의 과정에서 자연히 민사재판제도에 대하여 이해시킬 수가 있을 것이다. 법의 문외한들이 주장책임이 무엇이고, 입증책임이 무엇인지 알기나 하겠는가. 이러한 재판구조에 대한 이해가 사법의 불신해소만을 위하여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확언하건데, 법조전체의 불신해소에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알면 이해하고 그리고 사랑하리.

    기우이겠지만, 제발 ‘빛 좋은 개살구’나 ‘용두사미’가 되지는 않기를 바란다. 수임료가 박해서인지, 소중하게 여기지 않아서인지는 몰라도 사무원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것으로 보이는, 부실채권회수를 위한 소위 기관사건(신용카드이용사건등)에 있어서와 같은 무성의는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 「법률신문」의 인터넷 기사에 댓글을 단 누리꾼들의 염려처럼, ‘생색내려고 짜낸 묘책’은 아니길 정말 바란다.

    민사소액사건이 중액사건이나 합의사건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여기는 분들이 의외로 있는 것 같다. 대충대충, 얼렁뚱땅, 그렇게 처리해도 상관없다는 의식을 갖고 소송대리를 하는 분들. “싼 게 비지떡”이라고, 저렴한 수임료를 이유로 무성의하게 처리하려면, 아예 수임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 직역보호차원이나 체면치레를 위한 묘안이라면 더욱더 시작조차 말아야 한다.

    “소중현대” “작은 것일수록 더 소중하게.” 이는 필자가 소액사건을 담당하면서 모토로 삼고 있는 캐치프레이즈. 앞으로 민사소액사건 소송지원 변호사단에서 활동하실 변호사들에게 간절히 드리고 싶은 부탁의 말씀이기도 하다. “일단 수임한 사건에 대하여는, 수임료나 소송목적의 값을 잊어버리고, 다 똑같이 열과 성을 다하여 주었으면 한다.” ‘소액’이라는 의미가 누구에게나 같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소액이냐, 중액이냐, 다액이냐는 상대적 개념이다. 웬만한 사람들이라면 그 까짓 것이라며 미련 없이 포기할 수도 있고 아주 하찮게 여길 수도 있는 적은 돈도 도저히 갚을 길이 없어 막막하고 한숨만 나오게 되는 긴요한 돈일 수 있는 사람도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소액의 사건이라 하더라도 도저히 함부로 처리할 수는 없는 것이다.

    없는 집 봄소식처럼 훈훈하고 가슴 뿌듯한 소식이,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만 전해와 아쉬움은 남지만, 머지않아 전국적으로 퍼져나갈 것을 확신하면서 연민의 정을 가지고 법률서비스를 제공해주는 법조를 그려본다. 그리하여 국민들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고 존경받는 그런 선진 법조를 기대해본다. 국민의 시선은 아직도 따갑고, 법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다수라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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