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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행정권의 범위와 재판의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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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영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법원장 재직시 법관들에게 보낸 대외비·친전 이메일 내용이 무슨 연유에서인지 뒤늦게 외부에 유출된 후 파장이 일고 있다. 기본적으로 본건은 사법행정권의 범위라는 사법부 내부의 문제이므로, 법원 자체의 역량과 그 건강성에 의하여 스스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그럼에도 법원내부 논의가 여과없이 외부에 알려지고 내부분란이나 보혁대결로 과장보도되는 것은 법원은 물론 국민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사법부 내부의 논의와 토론을 통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을 법원 외부세력과 연계하거나 언론을 통하여 정치 이슈화함으로써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고 시도하는 행태는 더욱더 그 자체로 사법권독립을 저해하는 것으로서 지양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철저한 진상조사를 하고 그 결과에 대한 판사회의 등을 통한 법원내부의 논의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한 절차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성급하게 외부에서 조사에 개입하려 하거나 조사단의 조사결과를 견강부회격으로 평가해버리거나, 또는 심지어 사퇴를 운위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 사법권 독립을 침해할 소지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국회 법사위의 소관은 법원의 ‘사법행정’에 관한 사항인데(국회법 37조1항 2호 마목) 법사위에서도 사법행정사항과 재판사항 사이의 구별이 그다지 명확한 것은 아니고, 재판을 하는 법원에서 사법행정은 재판작용과 직·간접적으로 밀접하게 관련될 수밖에 없다. 특히 ‘재판절차’에 관하여 본다면 절차진행의 통일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제정된 각종 대법원규칙이나 재판예규가 실제로 재판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에서 신 대법관이 보낸 이메일도, 법원장의 입장에서 재판절차의 통일성 도모를 위한 자신의 의견이나 선배법관으로서의 생각을 사신 형식으로 조심스럽게 피력한 것으로 볼 수도 있고,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서는 평정권자의 재판개입으로 볼 소지도 있어, 사법행정의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에 대한 법리판단이 매우 어려운 사안이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법행정권의 행사범위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정립하는 등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차제에 그 동안 일선법관들이 상급자의 압력행사나 재판간여로 느꼈던 구체적인 사례를 수집·분석하고, 법원내부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치면 그와 같은 기준설정이 어느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이번 일을 통하여, 법관들이 사법행정이든 외부권력이나 세력이든 여론이든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어떠한 시도가 있더라도 그 앞에서 굳건한 용기와 소신을 가지고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따라 당당하게 재판함으로써 국민들에게 봉사한다는 기본명제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재판의 독립이 경험부족에서 나오는 독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진대, 때로는 재판의 절차는 물론이요 실체에 대해서도 선배나 동료의 의견이나 지혜를 널리 구함으로써 자신의 최종판단이 객관성과 예측가능성을 가지도록 항상 노력하는 겸손한 자세도 필요하다는 점도 아울러 지적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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