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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혼과 조정

    한숙희 부장판사(서울가정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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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년 2월부터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회 조정장을 맡게 됐다.

    조정은 당사자 사이의 상호 이해와 양보를 통해 신속하고 경제적으로 분쟁을 해결함으로써 분쟁의 장기화에 따른 사회경제적인 낭비를 줄인다. 당사자간의 감정의 악화로 인한 소모적인 대립을 없앨 수 있는 효과적인 분쟁해결수단이 바로 조정제도이다. 특히 가사사건은 가정 내부의 문제 및 친족 사이의 분쟁을 주된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치열한 법률다툼보다는 관계인의 감정 내지 심리적 갈등에서 비롯되는 비합리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이에 가사소송법 제50조는 이혼소송 등에 대해 재판에 앞서 조정을 실시하도록 조정전치주의를 규정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은 법률전문가, 상담전문가 등 각 분야의 전문가 129명(남 69명, 여 60명)을 2009년도 조정위원으로 위촉하고 제1조정위원회와 단독재판부 전속 조정위원회를 구성했다. 가사사건의 특성상 대부분 양쪽 당사자가 남자 대 여자인 점을 감안해 조정위원 1팀은 원칙적으로 남녀 각 1인씩으로 구성하여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통계청이 작성한 2007년 이혼통계에 의하면, 2007년 총 이혼건수는 12만4,600건으로 그중 남자는 72%, 여자는 72.1%가 30ㆍ40대이다. 남자의 연령별 이혼건수는 30대 후반이 2만5,200건, 40대 초반이 2만4,900건, 40대 후반이 2만2,200건 순이다. 여자는 30대 후반이 2만6,700건, 30대 초반이 2만3,500건, 40대 초반이 2만2,500건 순이다. 남녀 모두 30대 후반이 가장 많이 이혼을 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들은 40ㆍ5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조정위원들의 연륜과 경험, 건전한 상식 및 기초적 법률지식에 바탕한 따뜻한 충고, 격의없는 대화가 당사자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게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어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조정장으로서 조정위원들이 당사자와 함께 호흡하고 안타까워하며 원만한 해결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특히 서울가정법원 2009년 조정위원회에서는 “당사자의 말을 많이 들어주기”를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한쪽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아 조정자체가 불가능하더라도 출석한 당사자에게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적절한 충고와 조언을 더해 스스로 감정을 정리하고 상대방의 입장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서로를 원망하고 미워하며 무섭게 대립하는 당사자들이 조정을 통해 원만하게 화해하고 이성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믿기 어려운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원고가 외간남자와 간통한 피고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하면서 이혼을 청구한 사건에서, 피고를 외롭게 한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깨닫고 피고의 실수를 이해하며 조정위원들에게 감사를 표시한다. 가정법원이 조정에 힘써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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