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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Tube, 저작권침해소송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계정 판사(버클리대학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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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가 유학을 온 버클리대학은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미국대학 중에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명성에 맞게 Samuelson, Merges와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적재산권법 담당 교수가 명강의를 하고 있으며, 지적재산권법에 관하여 한 학기에 무려 18개의 강좌가 개설되어 있고, 점심시간 전후에는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는 지적재산권 관련 주제 강의가 자주 열리고 있다.

    필자는 개강 초에 비아콤(Viacom은 MTV, Paramount 영화사 등을 소유하고 있는 방송 재벌이다)이 유튜브(YouTube, www.YouTube.com)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소송에서 유튜브를 대리한 변호사들의 강연을 우연히 접하여, 그 자리에서 매우 따끈따끈한 2010.6.23.자 유튜브사건 판결문 사본을 입수할 수 있었다. 강연의 서두에서 변호사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싸움은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지지하는 자와 이를 차단하는 자와의 전쟁이고, 법원은 정당하게도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지지하였다"고 전장에서 승리한 장수처럼 의기양양하게 판결의 의미를 강조하였다. 변호사가 위와 같이 의기양양한 이유는 유튜브가 제1심에서 승소하였기 때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위 판결의 사실관계를 보자.

    「위 판결의 피고 유튜브는 구글이 소유하고 있는데, 유튜브는 유저(user)가 비디오 파일을 업로드(upload)할 수 있도록 플랫폼(platform·단상, 무대 따위의 의미가 바뀌어 컴퓨터 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하드웨어 또는 소프트웨어, 응용 프로그램이 실행될 수 있는 기초를 이루는 컴퓨터 시스템을 의미한다)을 제공하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ISP, Internet Service Provider)이다. 유저가 업로드한 비디오 파일은 유튜브 컴퓨터 시스템에 의하여 복제되고 포맷이 되며, 업로드한 비디오 파일은 유튜브에 접속한 사람은 누구나 시청이 가능하다. 문제는 유저가 유튜브에 업로드한 파일 중에는 저작권을 침해하는 파일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며, 비아콤은 소제기에 앞서서 유튜브에 게시된 10만여 개의 비디오는 비아콤 소유의 저작물임을 명시하며 이에 대하여 삭제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위 사건에서 원고 비아콤은, 유튜브가 유튜브 공간에서 비아콤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파일이 업로드되어 유포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를 통하여 이득을 얻어왔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청구하는 손해배상액은 무려 10억 달러(환율로 대략 환산하면 약 1조 1,000억원)로 만약 유튜브가 패소하는 경우에 유튜브의 파산가능성까지 점쳐질 수 있을 정도였다. 또한 원고 비아콤을 위하여 미국의 유명 회사인 월트 디즈니, 워너 브라더스, 엔비씨 유니버셜(NBC universal)이 준비서면을 제출하고, 피고 유튜브를 위하여 이베이(Ebay), 페이스북(facebook), 야후(yahoo)가 준비서면을 제출하는 등 내로라하는 콘텐츠 제공자와 온라인서비스제공자도 자신의 운명을 가늠하기 위하여 소송에 가담한 매우 중요한 일전이었다.

    The Digital Millennium Copyright Act(이하 'DMCA'라고만 한다) 512조 제c항은 온라인 서비스제공자가 저작권침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에 있어서 면책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데(통상 'safe harbor provisions'로 칭한다), 이 사건의 쟁점은 과연 유튜브가 위 면책조항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있었다. 위 면책조항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해당 서비스 공간에서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이나 저작권 침해 활동에 관하여 실제적으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if the service provider does not have actual knowledge that the material or an activity using the material on the system or network is infringing)' 저작권자로부터 저작물침해사실을 구체적으로 통보받아 해당 저작권 침해 게시물을 삭제함으로써 면책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유튜브가 비아콤으로부터 '유튜브에 게시된 100,000여 개의 비디오는 비아콤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통보를 받자마자 바로 위 비디오를 삭제한 사실은 인정되었다. 따라서 쟁점은 위 면책조항의 'actual knowledge'의 해석에 있었다(위에서 본 바와 같이 actual knowledge가 인정되면 유튜브는 위 safe harbor provisions의 적용을 받을 수 없다).

    좀 더 구체적으로 쟁점을 설명하면, 유튜브가 자신의 서비스 공간에서 저작권 침해가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일반적인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a general awareness that there are infringements) 'actual knowledge'가 있었다고 해석하여야 하는가가 이 사건의 쟁점이었으며, 원고 비아콤은 위와 같이 넓게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피고 유튜브는 일반적인 인식이 아니라 구체적이고도 개별적인 침해 사실의 인식이(knowledge of specific and identifiable infringement of individual items) 'actual knowledge'에 해당한다고 적극 다투었다.

    뉴욕주 연방 제1심 법원(the Southern District Court of New York)은 유튜브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패소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 논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DMCA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엄청나게 많은 게시물에 대하여 일일이 저작권 침해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을 현실적으로 고려하여 제정되었다. 실시간에 수많은 콘텐츠가 업로드되는 상황에서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각각의 게시물에 관하여 저작권자의 동의하에 업로드된 것인지, 아니면 동의없이 업로드된 것인지, 설사 동의없이 업로드하였어도 'fair use(공정 사용)'에 해당되어 저작권침해로 볼 수 없는지를 판단하기가 곤란하다. 그렇기 때문에 DMCA는 '저작권자가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을 구체적으로 통보하면 그 때 비로소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해당 게시물을 삭제함으로써 면책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유튜브가 저작권침해가 자신의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일반적으로 인식한 것만으로 (저작권침해 게시물이나 활동에 대하여) actual knowledge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이 사건에서 유튜브는 actual knowledge가 없었고, 비아콤의 통지를 받아 저작권 침해 게시물을 삭제한 이상 면책된다.」

    위 판결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저작권침해 게시물을 감시할 의무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저작권자에게 있다(DMCA ... places the burden of policing copyright infringement squarely on the owners of the copyright. We decline to shift a substantial burden from the copyright owner to the provider.)'라고 설시한 대목이다. 온라인서비스제공자를 폭넓게 면책시켜 주기 위하여 제정된 위 safe harbor provisions의 기본적인 취지가 바로 위와 같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법리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저작권침해소송에 휘말리거나 책임을 질 소지를 상당히 축소시키는 것으로 저작권의 보호보다는 정보의 자유로운 교류에 좀 더 방점을 찍은 법리로 평가될 수 있으며, 향후에 제기될 다른 온라인서비스제공자를 상대로 한 저작권침해소송에 있어서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위 판결이 선고된 이후에, 버클리대학의 Samuelson Law, Technology & Public Policy Clinic의 소장인 Jennifer Urban교수는 "이 판결은 인터넷 사용자의 위대한 승리이다. 이와 다른 내용의 판결이 선고되었다면 그 판결은 자유로운 표현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다. 이 판결은 인터넷 공간에서 표현하고 창조하는 것을 용이하게 한 새로운 기술의 위대한 승리이다"라고 논평하며 위 판결에 적극 찬성한 바 있다(http://www.latimes.com/business/la-fi-ct-viacom-20100623,0,4842580.story, http://www.sfgate.com/cgi-bin/article.cgi?f=/c/a/2010/06/24/MNK71E3TPD.DTL).

    온라인서비스제공자를 둘러싼 저작권침해소송에 있어서 항상 '저작권자에 대한 정당한 보호'와 '인터넷 공간에서 표현의 자유를 용이하게 하는 기술이나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 대한 보호' 사이에서 이익형량을 하거나 균형점을 찾는 일이 바로 정당한 결론을 도출하는 시발점이자 종착역이 될 것이다. 이 사건도 위와 같은 이익형량에 기초하여 판결을 내린 것으로 보이며, 특히 유튜브에 게시되는 수많은 비디오 파일 중에서 저작권침해가 문제가 되는 파일은 '비율'로 보면 낮고, 유튜브가 인터넷에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의 저작권법 제102·103조도 이 판결에서 문제가 된 safe harbor provisions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저작권자로부터 저작권침해사실을 통보받고 해당 저작물의 복제·전송을 중단한 경우에는 저작권침해로 인한 책임이 감경 또는 면제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판결의 내용은 우리나라 저작권법상의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면책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어서 직접적으로 참고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건곤일척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원고 비아콤이 항소를 함으로써 이제는 연방항소법원의 명판결(?)을 기다려야 한다(http://dockets.justia.com/docket/circuit-courts/ca2/10-3270/ 사이트에 가면 항소심의 추이를 지켜볼 수 있다). 만약 제1심 판결이 파기된다면, 유튜브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과연 유투브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끝으로 유튜브 판결을 보면서 그 동안 미국에 대해서 오해했던 바나 법리 외적으로 느낀 단상을 몇 가지 적어본다.

    첫째, 렉시스(lexis)나 웨스트로(west law)를 사용하지 않고 판결문 원문을 사본하여 유튜브 판결을 읽어 보았는데, 판결문 양식이 우리나라 판결문과 비교하였을 때 다소 粗野해 보였다. 유튜브 판결문 양식이 통상의 논문 양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판결문 양식의 세련을 추구한 우리 법원 관계자의 노력에 깊은 경의를 표하는 계기가 되었다.

    둘째, 미국 법원의 판결을 보면서 인용을 철저하게 빠짐없이 한다는 특징을 발견했다. 미국은 판결문 작성에 있어서 학자의 글을 인용할 때도 정확하게 인용하였고, 선례가 되는 판결을 인용할 때도 철저하게 인용하였다. 이러한 부분은 우리 법원이 많이 참고해야 할 부분으로, 판결문에 학자의 글을 인용하였다고 하여 판결문의 품위가 떨어진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셋째, 위에서 논한 유튜브 판결은 Louis L. Stanton 법관의 단독재판에 의하여 내려진 것으로, 단독판사가 입법경위나 선례를 세세하게 분석하여 무려 30 페이지나 되는 판결을 쓸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로클럭(law clerk)이 문헌조사나 선례조사를 통해 법관을 실질적으로 보좌하는 시스템 덕택으로 보였다. 우리로서는 무척이나 부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넷째, 미국에 오기 전까지는 미국 법관은 중요한 결론을 배심원에게 맡기면 되므로 우리나라의 법관보다는 일이 적다고 생각하였는데, 와서 본 바로는 우리나라 법관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건에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특히 이 사건을 담당한 Louis L. Stanton 법관이 몸담고 있는 뉴욕주연방법원은 가장 바쁜 법원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여기도 조정이나 중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법관이 조정에 직접 관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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