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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주말마다 산행하는 양승국 변호사

    나무 가지마다 雪花가 활짝… 덕유산 향적봉은 '하얀 雪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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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고대. 덕유산 최고봉 향적봉에 오르는 길에는 잎을 떨군 나무마다 상고대(나무서리)가 피어났다. 향적봉 앞에서 바짝 엎드린 나무들은 제각기 가지마다 상고대를 이고는 하얀 설화(雪花)의 세계를 펼친다. 상록의 침엽(針葉)들 또한 탐스러운 눈모자를 쓰고 있다. 지난 주 나의 주말은 이렇게 하이얀 설국(雪國)으로 펼쳐졌다.

    나는 산이 좋다. 봄이면 생명의 물이 올라오고 울긋불긋 들꽃이 인사를 하는 산이, 여름이면 짙은 푸르름으로 한창 물오른 생명의 기운을 뿜어내는 산이 좋다. 또 가을이면 그 생명의 기운을 하나의 결실로 맺고는 색동옷으로 갈아입는 산이, 겨울이면 이제 그 생명의 기운을 안으로 갈무리하며 하얀 은세계 속에 또 다른 생명의 계절로 잠행하는 그런 산이 좋다.

    그래서 주말이면 산에 간다. 처음에는 산의 꼭대기에 오르면 뭔가 뿌듯한 정복감을 느끼는 것이 좋았으나, 어느 때부터인가는 그러한 욕망도 내려놓고 그냥 산의 품에 안겨 산의 기운을 느끼고 산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것 그 자체가 좋다.

    욕망이 앞설 때는 주위에 스치는 나무들은 그저 '나무'라는 보통명사에 불과했으나, 욕망을 내려놓으니 나무들 하나하나도 각자의 개성과 삶이 있는 생명체로 다가온다. 봄이면 새순이 돋고 새 잎이 나는 나무들을 보며 무릇 모든 생명체의 어린 생명은 이렇게도 부드럽고 귀여운 것인가 하는 생각도 새삼 다시 해본다.

    또한 산에는 반만년을 산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온 우리 선조들의 삶이야기도 있다. 산을 오르면서 산이 들려주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그 동안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것은 크나큰 기쁨이다. 이런 기쁨을 그냥 망각의 저편으로 흘려보내는 것이 아까와 한 편, 두 편 산행기도 적어보았고, 이렇게 산행기가 쌓이다보니 책으로도 나오게 되었다.

    이렇게 나의 주말은 산과 함께 한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 산이 위압적이지 않으면서 우리와 함께 더불어 오순도순 살아가는 나라. 내 수첩엔 아직도 가야할 많은 산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 또 다른 주말이면 어느 산을 찾아 떠나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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