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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를 보고

    조대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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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겨울, 코엑스아티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를 접하게 되었다.

    이 뮤지컬은 그 스토리가 밝고 아기자기한 무대와 경쾌한 음악과 춤이 돋보이는 신나는 공연으로, 아만다 브라운(Amanda Brown)의 소설 'Legally Blonde'를 2001년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극화해 개봉된 이래 뮤지컬로 미국 전역에 흥행을 거두고 2007년 토니 어워드(Tony Awards)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최성희(바다), 김지우 그리고 f(x)의 루나가 엘 우즈(Elle Woods)로 캐스팅되었고, 김수용과 라이언이 에밋(Emmett Forrest) 역할을 맡았다. 메이퀸 출신의 아름다운 금발로 캠퍼스캘린더 모델로 누구나 부러워하는 엄친 딸인 엘 우즈는 어느 날 여학생들 사이에 인기만점인 그녀 남자친구인 워너(Warner Huntington III)로부터 헤어지자는 얘기를 듣고, 하버드로스쿨 생이 된 워너가 원하는 똑똑하고 진지한 여자가 되어 그를 만나고자 열심히 공부하고 자신만의 끼로 우여곡절 끝에 하버드로스쿨에 들어간다.

    하버드로스쿨에 입학한 엘 우즈는 자신과는 너무나 다른 동료들과 갖가지 에피소드를 겪게 되는데, 남편살해혐의로 구속된 에어로빅 강사 출신의 원덤(Brooke Wyndham)부인의 변호를 맞으면서 그녀의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그녀는 원덤부인으로부터 비밀임을 전제로 밝히기 힘든 사건당일의 행적을 듣게 되고, 살인사건의 범인이 그 부인이 아니라 피살자의 딸에 의한 범행임을 확신하고 이를 밝혀내게 된다. 만약 이 과정에서 엘 우즈(변호사라면)와 원덤부인이 나눈 비밀얘기를 공개할 것을 요구받는 경우 이를 밝혀야 할까? 영미법상 원칙적으로 법률자문을 받을 목적으로 비밀리에 이뤄지는 변호인과 의뢰인간의 의사교환에 대해 의뢰인이나 변호사가 공개를 거부할 수 있다는 변호사의뢰인간 비밀특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선 변호사가 그 직무상의 비밀에 대한 증언 시에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증언거부권 등은 있으나, 증거수집 등 재판의 제반과정에서 위와 같은 비밀특권이 아직까진 확립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원덤부인이 사건을 맡았던 캘리헌(Prof. Callahan) 교수를 소송대리인에서 해촉하자, 로스쿨재학생이던 엘 우즈가 스스로 변호인이 되어 증인신문을 수행하면서 피살자의 딸이 파머직후에 샤워를 하며 머리를 감은 것이 거짓말이라는 걸 밝혀내고 그 딸이 살해를 했다는 자백을 받아 내게 되는데, 이는 미국 해당 주법에서 로스쿨재학생도 변호사의 지도 하에 법정변론을 할 수 있어 가능할진 모르나, 우리나라에서 소송이 이루어진다면 법정대리인 등 법률상 인정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변호사의 자격을 가진 자 만이 소송을 대리할 수 있어 엘 우즈는 소송대리가 힘들어 그 결론이 달라지거나 스토리를 다소 수정해야 할지 모른다. 그럼 피살자의 딸은 그 자백만으로 살인죄의 유죄가 인정될 수 있을까? 자백 이외에 그 진실성을 뒷받침할 보강증거가 없다면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살인죄의 유죄를 인정하기는 부족할 수 있다. 엘 우즈는 결국 그토록 좋아했던 워너가 아닌 로스쿨생활 내내 그녀를 지켜주었던 에밋에게 졸업을 하며 청혼을 하고,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진다.

    다소 단순할 수 있는 스토리의 이 뮤지컬은 눈부신 금발에 핑크빛 의상과 패션 등 볼거리와 더불어 재미있는 가사와 화려한 가창력이 어우러져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금발의 엘 우즈는 자칫 주목받기만을 좋아하는 노는 아이 내지 외모지상주의적인 여자로 비춰질 수도 있으나, 그녀의 섬세하면서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는 당당함과 자신에 찬 표정, 적극적이며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모습은 현대 여성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담고 싶어 하는 여성상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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