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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천체관측 하는 금태섭 변호사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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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의 변호사 율리 체가 쓴 소설 <형사 실프와 평행우주의 인간들>의 주인공 실프는 어린 시절에 세상이 실제로는 인간의 감각이 알려주는 것과 전혀 다를 수 있다는 생각에 열광한다. 그는 정원에 배를 깔고 엎드려서 나비와 이런 토론을 벌인다. 담장 옆 호두나무를 하나의 사물로 파악해야 할까, 아니면 곤충의 겹눈을 통해서 관찰했을 때처럼 서로 뭉쳐진 호두나무 2천 그루의 혼합물로 파악해야 할까. 토론은 끝이 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실프와 나비 둘 다 반박할 나위 없이 옳았기 때문이다. 이 나비로부터, 그리고 음향탐지기로 방향을 잡는 박쥐와 하루살이로부터 어린 형사는 시간, 공간, 인과성은, 가장 진정한 의미에서 견해의 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일견 터무니없어 보이는 주장이라도, 일단은 경청하고 짚어보아야 하는 법률가들이 기억할만한 우화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반드시 하루 종일 벌레를 쳐다보고 있을 필요는 없다. 나의 경우에는 도시의 불빛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설치된 사설천문대에 찾아가서 밤하늘의 별을 본다. 초보 천체관측자들이 가장 좋아하고 찾기도 어렵지 않은 목성이나 토성도 지구로부터 수억 킬로미터 거리에 있다(천체망원경으로는 성냥 대가리 크기로 보인다. 목성에 띠와 반점이 있다는 것, 토성의 테가 하나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간극이 있다는 것이 뚜렷이 판별된다). 우리 은하 밖에 있는 외부 은하인 안드로메다는 빛의 속도로 가도 220만년이 걸리는 거리에 있다. 물론 우주의 끝은 누구도 모르며, 계속 팽창하고 있다. 여기에 어떻게 단 하나의 진실만이 존재하겠는가.

    어느 분야에나 마찬가지겠지만, 천체관측의 세계에도 고수가 있다. 그들은 프랑스의 천문학자 메시에가 만든 목록에 적힌 모든 천체를 누가 빨리 찾는지 경쟁하는 메시에 마라톤을 벌인다. 한쪽 눈으로 망원경을 들여다보면서, 시야를 방해하지 않을 정도로 어둡게 켜놓은 붉은 색 전구 아래서 몇 시간에 걸쳐 성운의 모습을 스케치 한다. 심지어 렌즈를 구입해서 직접 망원경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우주의 비밀이 고수의 눈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주말을 맞아 업무를 잠시 접어두고 횡성의 천문인 마을을 찾는 변호사도, 시간과 공간의 거품 속에서 '가능한 일은 모두 실현된다'는 이론이 충분히 전개 가능하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천체관측의 난점이라면, 날씨의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골프나 등산은 눈, 비가 올 때도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별을 보는 것은 구름만 껴도 할 수 없다. 때문에 별러서 가는 것보다는 맑은 날 저녁에 갑자기 의기투합해서 가는 것이 보통이다. 문득 소송서류에서 시선을 거두고 강원도로 달려갈 정도의 충동이 있는 모든 분들께, 한번쯤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보러 가시라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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