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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뮤지컬 '아이다'를 보고

    조대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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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아이다'가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날 떨리는 가슴으로 성남아트센터를 찾았다. 아이다는 유명한 오페라 작곡가 베르디(Giuseppe Verdi)의 대표적 오페라로, 디즈니(Disney Theatrical)가 에니메이션이 아닌 오로지 뮤지컬만을 위해 만들어 2000년 막을 올렸다. 뮤지컬 '아이다'는 초연되던 해 토니상(Tony Award)과 그래미상(Grammy Award)을 받고, 북미, 유럽, 일본을 거쳐, 국내에선 2005년 초연 이후 5년이 지나 재현된 공연으로 3개월에 걸친 공연동안 수많은 이들의 갈채를 받았다. 뮤지컬 '라이온킹'으로 환상의 호흡을 맞춘 엘튼존(Elton John)과 팀라이스(Tim Rice)의 음악에 '남자의 자격'으로 친숙한 박칼린이 지휘를 맡은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선율은 오감으로 느껴지는 진한 감동을 남겼다. 이 공연 초연에 데뷔해 뮤지컬계의 수퍼스타가 된 옥주현(아이다 역), 암네리스(Amneris)역의 정선아, 라다메스(Radames)역의 김우형 등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배우들은 단일 캐스트로 가창력과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만들었다.

    이야기는 현대 이집트 박물관에서 고대 이집트와 이웃나라 누비아(Nubia) 사이의 전쟁얘기로 시작한다. 이집트 사령관 라다메스는 누비아 여인들을 포획하여 노예로 삼는데, 그 중 무척이나 용기있어 보이는 아이다의 모습에 매력을 느끼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전쟁은 법률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정부는 계엄을 선포하고, 징발법 등에 의해 군작전수행에 필요한 토지, 물자나 시설을 징발할 수 있고, 정당한 이유없이 군수품 등에 관한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처벌될 수 있으며, 계약의 경우 불가항력사유(force majeure clause)로 그 책임을 면할 수도 있다. 사실, 자유와 인권이 확립된 것은 그리 오래되진 않는데, 미국도 1800년대에 노예제도(slavery)와 강제노역(involuntary servitude)을 입법적으로 폐지하고, 적법절차(due process of law)에 관한 근거를 마련했다. 과거 많은 인권침해사례를 생각할 때 인권이 단순히 법전속의 법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살아 숨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우리 모두의 노력이 요구된다. 라다메스는 그 아버지며 이집트 총독인 조세르(Zoser)로부터 이집트지배를 위해 암네리스와의 결혼을 종용받는다.



    한편, 파라오는 라다메스와 암네리스가 7일안에 결혼할 것을 명하는데, 그럼에도 라다메스와 아이다의 사랑은 깊어만 간다. 이집트군사들은 누비아의 왕이자 아이다의 아버지를 잡아들이고, 그들의 사랑은 시련을 맞게 된다. 암네리스와 라다메스는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하고, 누비아 왕은 탈출을 하지만 아이다는 끝내 그녀의 사랑 라다메스와 함께 남게 되고, 이 모든 것을 알게 된 암네리스는 그들에게 이집트 사막의 모래 바닥에 함께 매장되는 처벌을 내린다. 현대에 이러한 형벌이 가능할까? 전근대사회엔 형벌이 복수의 수단으로 이처럼 감정적이고 잔인할 수 있었으나, 현대 대부분 국가에서의 형벌권행사는 무엇이 범죄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떤 것인지를 국민의 대표로 구성된 입법부가 제정한 성문법률로 정해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에 기초하고 있어 이런 형벌을 내리긴 쉽지 않아 보인다. 돌무덤 속의 아이다와 라다메스는 다음 생에서도 다시 서로를 찾아 사랑할 것을 기약하며 비극적 운명을 맞는다. 사랑의 열병에 빠진 남녀의 모습과 전쟁의 상처 속에서 갈등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집트태양신 호러스(Horus)의 눈, 자주빛 넘실대는 노예선, 푸른 물결의 나일강, 나일강에 비춰진 반사된 야자수 등 무대의 조명과 메커니즘들이 긴 여운을 남겼다.

    그날, 여느 공연 때 보다 상기된 표정의 출연진들, 울먹이며 마지막 공연인사를 하던 아이다의 영원한 디바 옥주현의 떨리는 목소리가 아직까지 내 귓가를 맴도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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