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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오취소와 신뢰이익 배상

    이준형 교수(한양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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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법 제109조 제1항에 따르면 법률행위의 중요한 부분에 착오가 있으면 표의자는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고, 다만 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취소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표의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의사표시라도 확정적으로 유효한 것이 된다.

    주지하듯이, 이와 관련하여 일부에서는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의사표시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이 손해를 입은 경우는 의사표시를 취소한 표의자가 상대방에게 이른바 신뢰이익을 배상하도록 법률을 개정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제안에 대해서는 입법자가 엄격한 요건 하에서 취소권을 표의자에게 부여한 이상, 취소로 인한 손해배상의무를 인정하는 것은 마치 한편으로 권리를 주고 다른 한편으로 의무를 부과하는 형국이 되어 부당하다는 비판이 있다.

    우리 민법은 입법자료가 없지만, 일본 메이지민법의 이유서를 보면 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廣中俊雄 編著, 民法修正案(前三編)の理由書, 148~149면, 이하 [ ]는 인용자 주). "본조[일본민법 제95조] 본문에 의하여 의사표시가 착오로 무효[일본민법은 우리와 달리 착오의 효과가 무효임]인 경우에도 만일 표의자의 과실로 그 착오가 발생하여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외국의 법률 가운데에는 특별히 이를 明言하는 것도 있지만(스위스 채무법 제23조, 독일 민법 제2초안 제94조) 이는 전적으로 손해배상에 관한 원칙의 결과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여기에 그 규정을 두는 것은 불필요하고, 단지 표의자에게 중과실이 있는 경우는 표의자 스스로 그 의사표시의 무효를 주장할 수 없도록 하였다(독일 민법 제1초안 제99조). 생각건대 손해배상이란 당사자로 하여금 충분한 만족을 얻게 할 수 없는 것이므로, 착오자에게 중과실이 있는 경우는 그 의사표시를 유효하도록 하여 충분하게 그 상대방을 보호하는 것으로써 거래의 안전을 꾀하고자 하였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 했던가. 학문 가운데 가장 장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법학을 가르치는 대학에서조차 미래의 일을 내다보기 위하여 과거의 일을 돌아보는 지혜를 가르치는 이를 찾기가 어렵다는 우울한 소식에 몇 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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