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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대전지법 야구동호회 김선용 판사

    "야구는 극적 반전이 있는 드라마… 아무도 그 끝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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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시절 들판에서 친구들과 했던 동네야구에 대한 추억은 누구에게나 즐거운 기억일 것입니다. 저는 2003년 군법무관으로 재직하던 중 야구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럴싸하게 유니폼을 차려입고, 심판의 플레이볼 선언에 따라 시작하는 어른들의 동네야구, 바로 사회인야구입니다.



    야구를 처음 시작하였을 때의 모습은 요즘 유행어로 참 가관이었습니다. 마치 얼마 전에 방송되었던 '천하무적 야구단'에서 연예인들이 야구를 하는 것처럼, 높이 뜬 플라이볼을 어이 없이 놓치는가 하면, 공을 던지려다 땅에 패대기쳐 버리는 등 실책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화창한 주말 아내와 아이들을 뒤로 하고 참석했건만, 후보선수가 되는 경우가 다반사. 야구를 그만둘까도 고민했지만, 야구생각만 하면 설레는 가슴 때문에 야구를 그만둘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 동안 주말을 야구와 함께 보내다 보니 어느새 실력도 조금씩 향상이 되고, 경험이 쌓이면서 이제는 팀의 주축 선수가 되었습니다. 역시 어느 종목이나 구력이란 것은 무시할 것이 못되는 것인가 봅니다.

    평소 야구를 즐겨보고, 또 야구를 몇 년간 해왔지만, 그래도 야구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매순간 상대와의 승부에서 선택을 해야 합니다. 타석에 서면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지 고민하고, 공이 날아오는 순간 타격을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상대편 투수와 포수도 고민 끝에 공을 던지는 것이니 그 승부가 만만치 않습니다. 게다가 정말 잘 친 타구가 야수정면으로 향해 아웃이 되기도 하듯 내가 잘했다고 결과가 좋은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결과가 나쁘다고 실망하지는 않습니다. 그건 상대편이 잘했거나 아니면 상대편의 운이 좋았던 것뿐입니다. 배트 중심에 잘 맞아 나간 타구가 아웃이 되면 아쉬운 마음이 들겠지만, 빗맞아서 안타가 된 것보다 더 짜릿한 즐거움을 주는 성공적인 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 역시 아웃과 세이프라는 결과보다는 배트 중심에 맞아 나간 것인지 아니면 빗맞은 행운의 안타에 불과한지 그 과정이 보다 중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야구를 하면서 지금까지 많은 경기를 해왔지만,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습니다. 전국생활체육협의회 야구연합회 주최 전국야구대회에 대전광역시 대표로 출전했던 게임입니다. 인천에서 벌어진 첫 경기에서 저희 팀이 마지막 7회까지 상대팀을 스코어 5:0으로 제압하고 승리를 눈앞에 두었습니다. 덕아웃에서는 벌써 짐을 싸고 다음날 경기를 위해 숙소가 있는 서울로 갈 준비를 마쳤었죠. 하지만 7회말 2사 후에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면서 토너먼트에서 탈락했습니다. 상대팀은 극적인 승리에 모두 얼싸안고 좋아했지만, 저희 팀은 침울 그 자체였습니다.

    그 게임을 지고 난 후 저는 글러브에 이런 말을 새겨 넣었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바로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선수 요기 베라의 말입니다. 야구를 비롯한 다른 스포츠는 물론 우리의 인생도 끝까지 최선을 다할 때 극적인 반전이 있는 멋진 드라마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에 방심하면 언제든지 극적인 반전의 희생양이 되기도 합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포기해서는 안되고, 이기고 있다고 해서 방심해서도 안됩니다. '야구 몰라요!'라는 하일성 해설위원의 말처럼 포기하지 않는 한 야구도 인생도 그 끝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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