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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오페라 토스카를 보고

    조대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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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대사가 노래로 표현되는 공연, 오페라는 고전적이고 지루하고 딱딱할 것 같지만, 음악처럼 우리네 삶을 노래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오페라는 배경음악과 더불어 대사를 통한 문학, 연극적 요소에, 무용, 미술 등이 함께 어우러진 종합예술이다. 최근, 함께 하면 늘 행복한 가까운 문예모임 동료들과 푸치니(Giacomo Puccini)의 '토스카'(Floria Tosca)를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시오페라단 공연으로 보았다.

    베르디(Giuseppe Verdi)의 아이다를 보고 감동을 받아 오페라 작곡자가 된 푸치니는 베르디 이후 이태리 오페라 최대의 작곡자로, 토스카 이외 라보엠(La boheme), 나비부인(Madama Butterfly), 투란도트(Turandot) 등의 명작을 남겼다. 극은 고요한 객석의 적막을 깨우는 장엄한 오케스트라의 선율로 시작되었다. 그날 공연은 지휘자 마크깁슨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소프라노 임세경이 토스카, 테너 한윤석이 카바라도시, 스카르피아는 바리톤 최진학이 맡았다.

    이 작품은 총 3막으로 1800년 6월의 어느날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사건을 드라마틱하게 다룬 스릴러 베리즈모(verismo; 사실주의) 오페라의 일종으로, 1900년대부터 공연되기 시작했다. 극의 배경은 프랑스대혁명 후 나폴레옹 전쟁이 벌어질 당시 군주제 옹호론자들이 공화정을 지지해 온 자유주의자들을 박해하던 시대 로마에서, 정치범 안젤로티(Cesare Angelotti)와 그를 돕는 자유주의화가 카바라도시(Mario Cavaradossi), 그리고 전제군주에게 충성하는 로마경찰청장으로 카바라도시의 연인 토스카를 뺏으려는 스카르피아(Baron Scarpia)의 이야기다. 스카르피아는 카바라도시를 정치범으로 체포한 뒤 그의 석방 대가로 토스카의 몸을 요구하는데, 토스카는 그를 살리기 위해 이를 허락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칼을 품은 토스카는 그녀에게 다가오는 스카르피아를 살해하게 되는데, 강요된 성적요구에 대항하여 살인을 한 토스카의 행위는 법적으로 용서받을 수 있을까? 자기나 타인의 법익에 대한 침해가 급박한 상태에서 불법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 유형력을 행사하였다면 그 경위와 목적수단 및 행위자의 의사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상당한 행위로 인정되는 경우 정당한 방위행위로 처벌받지 않을 수 있다.

    경찰청장의 물리력을 동원한 원치 않는 성적 강요행위가 긴박하게 이루어진 상황에서 여인으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살해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점이 인정된다면 정당방위로 그 처벌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예상치 못했던 카바라도시의 실제 처형을 목격한 토스카는 너무나 상심한 나머지 성에서 몸을 던져 자살을 하는 비극적 최후를 맞이한다. 아리아는 오페라의 백미라 할 수 있는데, 토스카의 경우 유명한 아리아가 많다. 사랑으로 몸과 마음이 끓어오른 카바라도시가 연인 토스카의 아름다움을 기리며 부르는 '오묘한 조화'(Hidden harmony), 악당 스카르피아에게 몸을 허락할 위기에 놓인 토스카가 절규하듯 처절하게 부르는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I lived for art, I lived for love),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카바라도시가 연인 토스카와 지난날의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며 부르는 '별은 빛나건만'(And the starts shone)등 감동적인 아리아들이 스토리를 더욱 극적이고 애절하게 만들었다.

    토스카는 정치범 은닉, 고문, 살인, 처형 같은 극적인 장면들과 자신만의 힘으론 극복하기 힘든 슬픔에 선 남녀의 운명을 감미로운 아리아와 오케스트라의 선율로 풀어내어, 관객들의 감정을 더욱 고조시켰던 것 같다. 절규하듯, 애원하듯 흐르는 토스카의 음악과 노래는 평범한 대사만으로는 접할 수 없었던 사랑, 욕망, 증오와 같은 인간내면의 감정을 그림처럼 시처럼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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