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나의 주말

    주말농장 가꾸는 김용수 변호사

    일주일마다 '텃밭 외출'… 딸아이 살피듯 온갖 채소에 정성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하늘과 땅을 연결하듯 끊임없이 내리던 장맛비가 그치고 쨍쨍거리는 태양이 먹구름을 찢어 놓는 듯하더니, 지금은 아예 흰구름까지 녹여버렸다. 그래도 태양과 대지 사이에 바람에게 길을 열어주고 있지만 그 바람은 열기만 데려 온 듯 조금만 움직여도 온몸에 땀이 흐르고, 땀으로 얼룩진 안경너머로 보이는 색깔이 그림물감으로는 칠할 수 없는 색들로 펼쳐진다. 내 옆에선 딸아이가 이것저것 따다가 엄마에게 자랑한다. 딸아이는 입속으로 토마토를 가져다 넣고 오이도 따서 먹어 본다.



    일주일마다 찾는 우리 가족의 주말농장의 모습이다. 내 딸아이가 채소들과 과일들이 어떤 가지에서 어떤 모양으로, 어떤 색깔로 꽃을 피우고 자라면서 색깔이 변해 가면서 익어 가는지 보면서 커갔으면 좋겠다. 주말마다 텃밭에 가다보니 일주일마다 아이가 크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어 좋다. 딸아이는 나름대로 생각이 있는지 씨앗을 뿌릴 때 몇 개씩 같이 놓고 흙을 덮는다. 친구들끼리 같이 놀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딸기를 딸 때나 토마토를 딸 때나 신나고 좋아한다. 그 자리에서 옷에 닦아서 먹기도 한다.

    나는 딸아이에게 보다 많은 종류의 농작물이나 채소를 보여주기 위해서 가급적 많은 종류의 농작물이나 채소를 심는다. 텃밭에는 메뚜기, 방아개비, 무당벌레, 달팽이, 지렁이 등등 곤충도 많다. 텃밭 바깥으로 조금만 발길을 돌리면 도롱뇽 알을 볼 수 있고, 붓꽃, 칡꽃도 볼 수 있다. 요즘은 딸아이도 많이 커서 혼자 무당벌레, 방아개비, 달팽이를 잡아서 보기도 하고 토란 대를 잘라 물방울을 도로록 굴리기도 한다. 텃밭은 가을보다 여름에 수확할 것이 많다.



    의욕이 앞선 딸아이가 장갑도 끼지 않고 오이를 따거나 가지를 따다가 오이가시나 가지가시에 찔렸다고 눈물이 글썽인다. 텃밭에서는 호박잎 속에서 발견하지 못하고 일주일만 따지 않고 지나가도 마트에서 파는 것보다 몇 배는 더 커 보인다. 가끔은 상추에 붙어 있던 달팽이를 보지 못하고 집에 상추를 가지고 오면 그 다음 주 텃밭에 가서 놓아줄 때까지 아내와 딸아이는 베란다에서 매일 돌봐주고 상추도 주면서 일주일을 보낸다. 딸아이 어린이집 친구 및 그 부모님과 같이 텃밭에 가기도 한다. 감자, 고구마를 캐서 그 자리에서 구워 먹기도 하고, 옥수수를 따서 바로 쪄먹거나 구워 먹기도 한다. 텃밭 주위에 있는 나리꽃에 온갖 나비가 날아든다. 크고 무늬도 화려한 나비들을 볼 수 있는 것도 딸아이와 나에겐 좋은 추억거리다. 텃밭 근처에 얕은 개울이 있다. 딸아이와 같이 가면 딸아이가 물에 들어가서 머리도 물에 적시고, 조약돌을 주워 물에 첨벙 던져보기도 한다. 아빠에게도 물을 뿌리면서 좋아한다. 우리가족은 7일마다의 외출을 텃밭으로 간다. 내 딸에게는 동요에 나오는 다닥다닥 열린 앵두를 볼 수 있는 곳이며, 윙윙윙윙 고추잠자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동화속에 나오는 할머니가 팥죽을 쑤기 위해 심었던 팥을 볼 수 있는 곳이며, 신데렐라의 황금마차로 변했던 호박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엄마 아빠 등 뒤에 숨으면 아무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7일마다 외출을 한다.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