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 상시채용
  • 기사제보
  • 해외법조

    중국의 학교폭력대책과 관련 법제도

    노정환 부장검사(주중법무협력관)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필자는 학교폭력이 최근에 이르러 더욱 심각해지고 있고 지속적인 괴롭힘에 의한 자살 등으로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그 해결책을 고민하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중국의 학교폭력 실태를 살펴보던 중 깜짝 놀라게 되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학교폭력이 심한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대책 마련을 위해 다양한 법적 제도를 구비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중국은 우리처럼 학교폭력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삼아 대대적인 논의를 전개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중국 언론에서도 관련 보도가 가끔씩 터져 나오는 것을 보면 세계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청소년의 폭력, 특히 학교에서의 폭력문제가 만만치 않은 국가적 과제임을 알 수 있다. 2010년에는 하남성 14세 중학생이 학교에서 선배에게 폭행과 갈취를 당하자 농약을 마시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사회문제화 되기도 하였고, 2011년에는 복건성 초등학생이 교실에서 폭행 당하여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중국은 2002년에 '학생상해사고 처리방법'을 제정한 것을 비롯하여, 2005년에 '공안기관의 학교 및 그 주변 치안질서를 위한 8개항 조치', 2006년에 '초중등유치원 안전관리방법'을 제정한 데 이어, 2006년에 개정한 '의무교육법'과 '미성년자보호법'에서도 학교 내에서의 안전관련 규정을 강화하였다.

    특히, 중국 최초의 학교폭력 대책 법령이라 평가되는 2002년 '학생상해사고 처리방법'은 교육부령으로서 사고발생시 책임을 정하는 원칙, 사고처리절차, 손해배상, 책임자에 대한 처리 등에 대하여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제2장 '사고와 책임'에서 학교·학생·학부모 중 누가 책임을 지는지에 대하여 상세한 규정을 둠과 동시에 제4장 '사고손해배상'에서 학교로 하여금 책임보험에 가입토록 하고 더 나아가 학교의 자력이 부족한 경우를 대비하여 지방정부에서 '학생상해 배상준비금'을 조성하도록 하는 등 실질적인 학교폭력 대책이 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3장 '사고처리절차에서'는 사고발생시 학부모에게 통보할 의무를 부여하고, 사건의 정도에 따라 관련부서에 보고하고 60일 이내에 조정절차를 거쳐 소송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2005년 제정된 공안부령인 '공안기관의 학교 및 그 주변 치안질서를 위한 8개항 조치'는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전담책임제'를 실시하고, 학교주변 치안수요가 많은 구역에 '치안근무처'를 설치하여 순찰을 강화하며, 필요에 따라 학교에 보안원을 파견하고, 매월 2회 경찰을 학교에 파견하여 '법제교관'으로서 범죄예방 및 안전관련 홍보교육을 실시토록 하는 등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입법동향을 분석하자면, 당초 2002년에는 학교폭력을 교육부의 전적인 책임으로 보고 교육부 차원만 대책을 마련하다가 2005년에는 공안부까지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학교폭력에 의한 피해 회복을 위해 학교가 책임보험에 가입하고 지방정부가 배상준비금까지 마련토록 한 것은 획기적 발상으로 보이며, 매월 2회 경찰이 학교에서 '법제교관'으로서 활동하도록 한 것도 폭력예방에 큰 기여를 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법제교관 제도는 우리 법무검찰의 '법질서교육'과 유사하지만 이를 법령으로 제도화하고 정례화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한편, 2006년에는 학교폭력의 주무부서인 교육부, 공안부 外 사법부, 건설부, 교통부, 문화부, 위생부, 공상총국, 질검총국, 신문출판총서 등이 다양한 부서가 공동으로 '초중등유치원 안전관리방법'을 발표하였다. 이 법령에서는 종전의 법령에서 다루었던 '학교폭력'이라는 제한된 문제에서 벗어나 '학교안전'이라는 원대한 목표아래 교육부, 공안부를 비롯하여 사법부, 건설부, 교통부, 문화부 등 다양한 부서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제3장 '교내안전 관리제도'에서는 학교 내에 안전담당 기구를 조직하고 안전요원을 배치하며 안전업무일지를 비치하여 작성토록 하고 있으며, 제4장 '안전교육'에서는 학기 초와 방학 전에 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토록 하고, 학교폭력예방 등 방범교육을 비롯하여 방독, 방폭, 소방, 교통, 지진, 홍수 등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체험토록 하여 자구능력을 배양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은 학교폭력이라는 1차적 관점에서 벗어나 학교안전이라는 주제로 정부의 정책대상을 확대하였을 뿐 아니라, 이러한 변화를 통하여 교육부와 공안부 외에 다양한 국가기관에게까지 학교교육에 대한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다시 말하여 중국은 학교폭력에서 학교안전으로 목표를 변화함으로써 全정부적인 책임으로 교육문제를 승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중국처럼 학교안전을 위해 다양한 부처가 교육에 관여하는 것이 전적으로 옳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사회주의적 교육이념이 투영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부와 수사기관 두 부처의 문제만으로 보지 않고 여러 정부부처가 머리를 맞대어 협력하는 태도는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최근 우리정부가 발표한 대책에 대하여 일부 언론에서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더욱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학교폭력이 거의 모든 국가들의 공통된 골칫거리임을 감안한다면, 위에서 살펴본 중국의 법제도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학교폭력 관련 대책과 법제도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노력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여러 선진국에서도 배울 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이 안심하고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는 긴 호흡으로 근본대책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