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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상사중재원의 국제중재규칙 개정 주요 내용

    임성우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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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개정 경과

    지난 2007년 제정된 대한상사중재원의 개정 국제중재규칙(이하 '개정규칙')이 2011. 9. 1.자로 발효되었다.

    중재원은 큰 폭으로 증가하는 국제중재 수요와 함께 우리나라를 동아시아 중재 허브로 만들려는 야심찬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2006년 세계적인 수준의 국제중재규칙을 마련하는 일에 착수한 바 있다. 특히 중재원은 외국 당사자들의 대한상사중재원(이하 '중재원')의 중재절차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세계 유수의 주요 국제중재기관의 중재규칙을 철저히 비교·분석하여 2007. 1. 25. 국제중재규칙을 제정하였다.

    새롭게 제정된 국제중재규칙은 사무국이 일방적으로 중재인 후보를 정하고 그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당사자의 희망순위를 반영하여 중재인을 선임하는 기존의 국내 중재규칙과 달리 당사자의 합의로 중재인을 선임할 수 있도록 하면서 특히 3인 중재의 경우 각 당사자들이 각자 중재인에 대하여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절차 진행에 있어서 당사자의 의사를 보다 존중하는 최근의 경향을 반영하였을 뿐만 아니라, 준거법이나 중재언어 등 세부적인 절차에서도 유수의 국제중재기관이 채택한 방식을 수용하는 등 여러모로 손색이 없는 충실한 내용의 중재규칙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무엇보다도 중재인 수당을 ICC 중재법원 등 다른 국제중재기관의 수준을 고려하여 상당 부분 현실화함으로써 풍부한 경험을 지닌 양질의 중재인을 확보하는 교두보를 마련하였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국제중재규칙은 당사자 사이에 국제중재규칙 적용에 대한 별도의 합의가 있을 때만 적용되는 것으로 규칙 내부의 제한이 있었던 데다가, 국제중재규칙에 대한 당사자들의 인식조차 부족하여 계약서에 명시적으로 국제중재규칙을 선택하는 조항을 두는 경우도 많지 않아, 결국 어려운 과정을 거쳐 마련된 선진적인 국제중재규칙이 실제로는 널리 활용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당사자들의 특별히 합의를 할 경우에만 국제중재규칙을 적용하는 것으로 한 종전 규칙상의 제한을 해제함으로써 중재 대상 분쟁이 국제적 성격을 가지는 경우에는 별도의 합의가 없더라도 당사자들이 자동적으로 국제중재규칙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각계의 지적이 뒤따랐다.

    이에 중재원은 국내외 국제중재 전문가로 구성된 중재규칙 개정위원회를 발족하여 기존의 국제중재규칙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개정작업을 진행하였고, 2011. 6. 29.자로 개정안에 대하여 대법원의 승인이 있음에 따라 2011. 9. 1.자로 개정규칙이 발효되어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이번 개정의 주요 골자로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제중재규칙의 적용 대상 분쟁을 확대하여 당사자들이 특별히 국제중재규칙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국제적 성격을 띠는 분쟁에는 자동적으로 국제중재규칙이 적용되도록 한 점, 그리고, 국제적 추세에 따라 당사자들의 합의에 따라 신속절차가 가능하도록 하되 특히 소액사건의 경우에는 당사자들의 합의가 없이도 신속절차가 가능하도록 하여 당사자의 비용 부담을 완화한 점 등을 들 수 있다.

    다만, 중재규칙이 개정되는 경우 개정되는 내용은 발효일 이후에 개시되는 중재절차부터 바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개정규칙의 경우 법적 안정성과 사용자의 기대이익을 고려하여 발효일, 즉 2011. 9. 1.자 이후의 중재합의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하였다.

    주요 개정 내용 및 변화된 국제중재절차의 실무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2. 국제중재규칙의 전면적인 적용

    이번 개정에서 국내 중재사건에 적용되던 현행 '중재규칙'의 명칭은 '국내중재규칙'으로 변경되었다. 아울러, 국내중재사건과 국제중재사건은 엄격히 준별되어 전자에 대하여는 국내중재규칙이 적용되고, 후자에 대하여는 비록 당사자들의 특별히 국제중재규칙을 적용한다고 명시적으로 합의하지 않더라도 전면적으로 국제중재규칙이 적용되게 되었다.

    이를 위해 국내중재와 국제중재의 정의 규정을 명확히 하였는데, 양자의 구분은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영업소(상거소 혹은 주소)를 기준으로 하여, 어느 당사자 일방의 영업소가 외국에 소재하는 경우는 국제중재로, 양 당사자 모두의 영업소가 국내인 경우는 국내중재로 각각 구분하였다(제2조 4. 가. 참조). 다만 양 당사자의 영업소가 모두 국내인 경우에도 중재합의에서 중재지를 외국으로 지정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국제중재로 하고(제2조 4. 나. 참조) 적용범위 조항을 통하여 해당 중재가 국내중재인 경우 국내중재규칙을, 국제중재인 경우 국제중재규칙을 적용토록 하였다(제3조 참조).

    다만,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법적 안정성 및 당사자의 기대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이러한 전면적인 국제중재규칙의 적용은 2011. 9. 1.자 이후에 이루어진 중재합의에 대하여만 적용되므로, 2011. 9. 1. 이전에 체결된 중재합의에 대하여는 개정 규칙의 시행일 이후에 중재신청이 제기된다 하더라도 당사자들이 명시적으로 국제중재규칙의 적용을 합의하지 않는 한 기존 중재규칙이 적용된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물론, 당사자들은 별도 합의를 통하여 개정규칙에 따른 중재를 진행할 수 있으며, 개정규칙의 시행 당시에 중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하여도 당사자들의 합의가 있는 경우 종전의 규정에 따라 진행된 절차에 대하여는 유효성을 인정받으면서 향후의 절차에 대하여 개정규칙을 적용받을 수도 있다.

    3. 국제중재 신속절차 신설

    개정규칙의 또 다른 주목할 만한 내용은 신속절차에 관한 규정을 마련하였다는 점이다(제6장 신속절차 참조). 중재절차가 소송처럼 장기화되는 경향에 대하여는 최근 국제적으로 많은 비판과 반성이 뒤따르고 있는 상황이고, 이에 따라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SIAC)는 최근 국제중재규칙 개정을 통하여 일정한 금액(S$5 million) 이하의 중재사건 등에 대하여는 신속절차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하여 개정규칙은 당사자들이 신속절차에 따르기로 합의한 경우는 물론 신청금액이 금 2억원 이하인 경우에는 신속절차가 적용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제38조 참조). 반대신청이 있는 경우에도 반대신청금액이 금 2억원 이하인 경우에는 기존 신속절차가 그대로 유지되지만, 추후 신청의 변경으로 신청금액이 2억원을 초과하거나 또는 반대신청금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있는 경우 신속절차가 유지될 수 있지만, 이미 판정부가 구성된 경우에는 판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제39조 참조).

    개정규칙의 신속절차 규정은 분쟁규모가 약 40여억원에 이르는 중대형 분쟁에 대하여도 과감하게 신속절차를 도입한 싱가포르의 경우에 비하여 다소 미흡하다고 볼 여지도 없지 않지만, 중재원의 국제중재 사건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소규모 국제분쟁의 경우 종래 시간과 비용의 문제로 인해 당사자들이 국제중재를 제기하는 것을 꺼렸던 현실을 감안할 때 중재원의 이번 개정 내용은 그 의의가 결코 적지 않다고 하겠다.

    신속절차의 경우 다른 합의가 없으면 사무국은 국제중재인명부 중에서 1인의 중재인을 선정하며(제40조 참조) 신속절차의 경우 심리는 1회로 종결함을 원칙으로 한다(제41조 제2항 참조). 특별히 신청금액 및 반대신청금액이 각 2천만원 이하인 소액사건의 경우 별도의 구두 심리 없이 서면으로만 심리가 진행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제42조 참조).

    신속절차의 경우 판정부는 판정부가 구성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판정을 내려야 하고 판정문에는 판정 이유의 요지만을 기재할 수가 있다(제43조 참조).

    4. 국제중재위원회의 역할 확대

    중재기관의 핵심적인 역할은 우수하고 중립적인 중재인을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선정하는 것이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따라서 중재원의 국제중재 절차가 국제적인 신뢰를 얻기 위하여는 우수한 중재인을 많이 확보하고 아울러 구체적인 사건을 다룰 중재판정부가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방법에 의하여 구성될 수 있도록 실무를 운용하는 것이 관건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개정규칙의 경우 특히 중재인 선정 과정의 투명성 및 공정성 확보와 관련한 국제중재위원회의 역할이 주목을 끌고 있다. 즉, 개정중재규칙은 중재인 선정에 대한 중재원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중재인 선임과 관련하여 국제중재위원회의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는데(제1조 3항 참조), 이와 관련하여 중재원은 국제중재에 관하여 정통한 국내 중재인뿐 아니라 해외의 명망 있는 외국 중재인을 포함하여 총 18명으로 구성된 국제중재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아울러 이번 국제중재규칙 개정을 시작으로 중재원은 우수하고 중립적인 중재인의 확보와 관련하여 국제중재인단에 대한 대대적 보강작업에도 착수하여 해외유수의 국제중재인들을 새로이 대거 국제중재인으로 위촉하였다.

    홍콩이나 중재 등 국제적인 신뢰를 얻고 있는 중재기관들의 이사회가 내국인이 아닌 국제적 명성을 가진 외국 중재전문가들로 채워지고 있는 현재의 추세를 감안할 때, 중재원의 이러한 적극적인 조치들은 이번 국재중재규칙의 개정과 더불어 중재원 국제중재절차의 전문성 및 중립성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고 확인받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 중재비용의 탄력적인 운용

    가. 신청요금 및 관리요금

    개정규칙의 경우 중재비용에 대한 당사자의 비용 부담을 감안하여 신청금액이 사무국이 정하는 일정 금액 이하인 경우 신청요금을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신청금액 또는 반대신청금액이 각 2억원 이하인 사건의 경우 신청요금이 면제된다(별표1. 신청요금과관리요금에관한규정 제1조 참조).

    아울러 개정규칙은 사무국이 국제중재규칙에서 정한 관리요금을 인하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하여, 신청금액과 반대신청금액을 합산한 분쟁금액이 2억원 이하인 사건에 대하여는 별도의 국제중재규칙 사무처리규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관리요금을 인하하였으며, 고액사건의 경우에도 관리 요금이 최대 1억5천만원을 넘지 않도록 관리요금에 상한을 새로이 설정하였다(별표1. 신청요금과관리요금에관한규정 제2조 참조).

    나. 중재인 수당


    국제중재규칙의 경우 중재인 수당을 아래와 같이 기존 중재규칙에 비하여 대폭 인상하여 현실화함으로써 풍부한 경험을 지닌 양질의 중재인을 확보하는 교두보를 마련한 것에 큰 의의가 있음은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은데, 개정규칙상의 중재인 수당 기준은 <표>와 같다.

    다만, 개정규칙은 신청금액과 반대신청금액을 합산한 분쟁금액이 총 2억원 이하인 사건의 경우 사무국이 국제중재인명부에서 선정한 중재인에 대하여는 별도의 사무처리규정에서 정하는 인하된 수당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별표2. 중재인의수당과경비에관한규정 제1조 참조), 그와 같이 인하된 수당에 대하여 다시 중재원이 일부 금액을 보조하는 형식을 채택하여 궁극적으로 당사자의 중재인 수당에 대한 실 부담액은 총 70만원을 넘지 않도록 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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