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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쿨 3년을 마치며

    김석순(중앙대 로스쿨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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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격자 명단 확인 순간 안도감과 함께 새로운 긴장감이…

    1. 序 -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얼마 전 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가 있었습니다. 합격자 명단에서 제 이름을 확인하고 나니, 안도감과 더불어 긴장감이 밀려왔습니다.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에 불과하다'.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 처음 배출된 법조인으로서, 앞으로 몇 배는 더 노력해야 이 사회에 이바지하는 법조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 부족한 제 3년간의 로스쿨 재학 당시를 곱씹어 보았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인지 고민하였습니다. 하지만 서산대사께서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눈덮인 들판을 밟아 갈때에도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럽게 하지 말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취가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 라고 하신 말씀대로, 부족하나마 제가 먼저 걸어갔던 길이 로스쿨에서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 로스쿨에 입학하기까지

    저는 학부에서 한국사를 전공하고 대학 졸업 뒤 방송사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사건 기자를 거쳐 법조 기자로 상당 기간 근무하였고, 법조 기자를 하면서 법조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법조 출입을 하면서 가까이에서 본 법률가는 실체적 진실의 발견과 정의의 구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었고, 법률가가 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오랜 고민 끝에 법률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고 2009년 초 1기로 중앙대 로스쿨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3. '늦게 시작한 비법학사'란 핸디캡 극복하기

    처음 입학하였을 때, 동기생 가운데는 학부에서 법학을 전공하였거나 사법시험 등을 준비하다 온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학부에서 법학을 전공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학부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다가 입학하였기 때문에 공부를 손에서 놓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법학 강의를 따라가는 게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하여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열심히 공부하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법조인의 길을 걷겠다고 한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는 절박한 마음과,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르라' 는 말처럼 법학을 공부하기로 한 이상 먼저 걸어간 사람들의 공부방법론을 따라 우직하게 공부하여야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임했던 것이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던 것 같습니다.

    4. 부족한 법학 실력 따라잡기

    경영학에는 '1만 시간의 법칙' 이란 말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서 꾸준히 갈고 닦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법칙은 로스쿨에서도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이 법조인으로 성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공부 시간이 있으며, 각자 그만큼의 노력을 할 때 법조인으로 나갈 수 있는 경지에 다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학교 수업에 충실하였습니다. 학교 강의를 듣고 교과서나 참고서를 보면서 배웠던 부분을 반복하여 익히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더불어 보충학습을 위해 학원 강사의 테이프를 구입하여 듣기도 하였으며, 교수님의 허락을 얻어 법대 학부 강의를 청강하기도 하였습니다.

    법학 공부는 '하나씩 주춧돌을 쌓아가는 공부' 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법학 공부는 정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 하이페츠가 한 말을 저의 신조로 삼았습니다. "하루 연습을 거르면 내가 알고, 이틀 거르면 비평가가 알고, 사흘 거르면 청중이 안다." 즉, 저는 하루도 책을 손에서 떼지 않고 계속 밀어붙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로스쿨 3년은 길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매우 짧습니다. 저의 경우 항상 오전 첫 수업 시작 전에 나와서 밤 12시 가까이 도서관에서 나오는 생활을 반복하였습니다. 주말이나 휴일에도 마찬가지였고 명절이나 휴가는 졸업 이후로 미뤘습니다. 비법학사가 3년 안에 법률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5. 자신에게 맞는 공부방법 찾기

    누구에게나 자기에게 맞는 옷이 있듯이 자기에게 맞는 공부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중에 나온 여러 법학 서적 가운데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책이 있고, 혼자서 공부하는 게 맞는 사람이 있고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공부하는 게 맞는 사람이 있습니다. 눈으로 읽으며 공부하는 게 맞는 사람이 있고 귀로 들으며 공부하는 게 맞는 사람이 있으며 쓰면서 공부하는 게 맞는 사람이 있습니다.

    3년간의 로스쿨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공부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저에게 가장 잘 맞는 공부방법은 ① 저에게 잘 맞는 교과서를 보고 ② 사례집, 판례집, 참고서 등으로 중요 개념과 판례를 반복 학습하여 이해하며 ③ 요약서 등을 활용하여 외우는 방법이란 점을 시행착오를 거쳐 깨달았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각자 자기에게 가장 잘 맞는 책과 공부방법을 찾아 공부하시기를 바랍니다. 어려운 책이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쉬운 책부터 시작하여 어려운 책으로 갈아타는 지혜도 필요하고, 암기가 필요한 부분은 핸드북 형태로 만들어진 요약서를 가지고 다니면서 외우는 것도 요령입니다.

    더불어 주교재를 선택하실 때에는 반드시 교수 교과서를 먼저 선택하고, 강사의 책은 정리 및 참고용으로 보되, 해당 분야 전공자인 강사의 책을 선택하시기를 권합니다.

    6. 법학에 '몰입된' 삶을 살기

    어떤 분야에서 가장 빨리, 쉽게 전문가가 되는 방법은 바로 '몰입' 이라고 생각합니다. 법학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이 법학과 관련된 것이라면, 자칫 지루하고 딱딱하게만 느껴질 수 있는 법학을 좀 더 쉽게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몰입' 의 방법으로 가능한 많은 법학 관련 간행물들을 읽는 것을 택하였습니다. 먼저 입학 뒤 3년동안 법률신문을 꾸준히 읽었습니다. 법률신문에는 최신 판례, 중요 판례가 풍부하게 소개되어 있어 저의 법학 소양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었을 뿐 아니라, 3년동안 꾸준히 읽어온 최신 판례 지식은 변호사시험 대비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3년동안 대법원 판례공보도 꾸준히 보았습니다. 시간이 날 때 짬짬이 읽으면서 관련 법리를 반추하면 공부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3학년 때 최신 판례 정리를 할 때에도 훨씬 수월하였습니다.

    이밖에도 가인법정변론경연대회 참가, 법원과 검찰, 로펌의 각종 실무실습에 참가하는 것도 리걸 마인드를 배양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7. 실무과목의 중요성

    현재 각 로스쿨에는 검찰, 법원의 각종 실무과목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제1회 변호사시험의 추세 뿐 아니라 향후 실무에서도 위 과목을 수강하는 것은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2~3학년 때 검찰 실무 과목과 형사재판실무, 민사재판실무 등을 모두 수강하였는데, 제1회 변호사 시험에서 위 과목을 듣기 잘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검찰과 법원에서는 방학 기간 중 실무실습, 특강 등 로스쿨생에게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참여하시기를 권합니다. 더불어 민사집행법, 보전소송 등의 과목도 빠짐없이 듣기를 권합니다.

    8. 마치며 - 결코 포기하지 마라

    '스톡데일 패러독스' 란 법칙이 있습니다. 엄혹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긍정적인 자세로 포기하지 않고 달려나가는 사람이 이긴다는 뜻입니다. 현재 로스쿨생의 앞에 놓인 상황은 결코 녹록치 않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진정 웃는 사람이란 마음으로 노력한다면, 앞날은 밝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글을 빌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해 주신 중앙대 로스쿨의 교수님과 동료들, 격려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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