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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업무 관련 단상

    명한석 변호사(법무법인 지평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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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서론

    필자가 일하는 사무실은 해외 업무가 상당히 많다. 아마 국내 로펌 중 해외사무실이 가장 많은 로펌인 것 같고 - 현재 중국 상해 대표처, 베트남 현지법인 (호치민/하노이 사무소), 캄보디아 프놈펜 사무소, 라오스 합작로펌, 태국사무소 등이 있다 - 그 외에도 러시아/중앙아시아, 브라질/중남미, 일본, 미얀마, 인도네시아, 필리핀, 호주, 북미, 유럽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팀들이 있다(아프리카 팀만 없는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중국 업무를 하면서 국내 업무와는 물론 다른 해외국가 업무와 비교를 많이 하게 된다.

    나름 중국 업무를 해본 법률가로서 느끼는 중국과의 투자 관련 법률 업무의 특성이나 유의할 사항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오늘은 이런 점들을 두서 없이 언급하고자 한다. 이는 중국 법률 문화의 특성을 얼핏 살펴 봄으로써 법률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오해나 두려움 해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함이다.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주관적으로 작성된 것이므로 상당한 일반화의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읽어 주시기 바란다.

    2.중국 투자 과정의 시나리오

    최근 중국 기업으로부터 합작 사업이나 투자 유치를 제안받은 우리나라 분들이 하는 말 중 빈번히 들을 수 있었던 말 중 하나는 "빨리빨리 결정해서 사업하자 또는 투자하라"는 것이다. 세상에! 세계에서 가장 성질 급한 한국인에게 재촉을 한다? 만만디(慢慢的) 정신은 어디로 갔나? 하여간 중국 파트너는 모든 법적 준비를 다 갖추었고, 우리가 원하는 것은 웬만하면 다 맞추어 줄 수 있다고 한다.

    어쨌든 관심이 생긴 우리 기업은 중국을 방문한다. 중국 측 파트너는 온갖 산해진미를 대접한다. 게다가 그 투자지가 북경이나 상해 같은 대도시가 아닌 경우 중국 측 파트너는 일반적으로 투자 관련 담당 공무원을 대동하고 나타난다. 그 공무원 역시 같은 이야기를 한다 - "이건 투자는 합법적인 것으로, 투자 결정을 하면 모든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편의를 봐주겠다. 얼른 결정해라." 게다가 그 공무원뿐만 아니라 다른 공무원들도 정말 친절하다. 무얼 물어도 귀찮아 하지 않고 다 대답해 준다.

    이런 과정을 거쳐 투자를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의 반응은 다음 세가지다- 하나는 그 중국 파트너가 정말 (關係)가 좋으니 투자할만 하겠다는 것, 다른 하나는 오히려 경계심만 높아지는 것, 마지막 하나는 의례 그러려니 하는 것이다. 마지막 반응이 중국 사업을 많이 해본 사람들의 반응이다.

    어쨌거나 투자를 결정하고 중국 파트너와 본격적인 협상을 거치게 되는 경우 상황이 좀 변한다. MOU를 체결하고 실사를 시작하면 제대로 준비된 자료가 별로 없다. 심한 경우에는 처음에 이야기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자료가 발견되기도 한다. 또 투자 구조, 회사의 지배구조, 투자 절차 등에 대해서도 계속 말이 바뀌기도 한다. 투자 절차 등과 관련하여 공무원들과 논의를 하는 경우 오늘은 이 공무원이 나와서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내일은 다른 공무원이 나와 다른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왜 다른 이야기를 하느냐고 하면 어제는 내가 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한다. 그렇게 빨리 투자해 달라고 하던 사람들이 오히려 시간만 질질 끈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하는지?

    3.몇 가지 해명(?)

    이러한 시나리오는 정말 중국 사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례 그런 과정이다. 그러려니 하고 하나 하나 따져 보아 투자를 결정하면 될 것이고, 상대방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할 필요도 없고, 또 지나치게 경계심을 가질 필요도 없다.

    우선 모든 해외사업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중국 내국기업이 생각하는 준비 정도 또는 법적 규제는 외국투자자가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당장 중국인이라면 외국인 투자규제, 외국환 관련 문제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 또한 자기네는 모국어로 모국 공무원이나 자문기관들의 도움을 받아 가며 법적 절차를 쉽게 밟아갈 수 있다. 경험이 많지 않고, 역지사지가 안되는 상대방은 자기네는 다 준비를 했다고 생각할 뿐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별 쓸데없는 걸 다 신경쓴다거나 아니면 여러 가지 꼬투리를 잡아 협상에 유리하게 활용하려고 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법적 절차와 계약을 통해 투자유치를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과거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다만, 거기에 손님에겐 융숭하게 대접해야 한다는 중국 전통의 체면 문화가 더해졌을 뿐이다.

    요컨대, 중국 기업들의 경우 법적 제도적 환경이 정비되어 있지 않은 환경에 있으며, 그에 따라 법적 절차에 대한 관념이 확실히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상대방은 아무 것도 모르는 만만한 대상이 되거나, 외국인을 상대로 사기를 치려고 하는 파렴치한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방이 실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면 그 대부분은 자기의 경험을 토대로 투자를 유치하려는 정상적인 사업가일 뿐이다.

    중국 공무원들은 어떤가? 중국 공무원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정말 친절하다. 단적인 예로는 공항을 들 수 있다. 혹시 다른 나라 공항에서도 입국심사대에 입국심사 공무원의 친절도를 평가하는 것을 보신 적이 있는지? 상해 푸동이나 홍차오 공항에는 입국심사대를 지나면 활짝 웃는 얼굴부터 화난 표정의 얼굴까지 5 단계의 버튼이 있어 입국 심사 과정의 만족도를 승객이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친절하던 사람들이 막상 실제 투자를 하려면 투자 의사 결정 전과 이야기가 달라질까? 대부분의 경우 해당 공무원들의 담당 업무가 달라서 그런다. 처음에 모든 편의를 봐주겠다고 하는 공무원은 해당 지역의 투자유치 담당 공무원일 것이다. 그들은 투자유치 실적에 따라 업적 평가가 이루어진다. 처음에 중국 투자자가 대동하고 나타나는 공무원들은 대부분 그들이다. 시정부의 경우 그 최고 책임자는 무슨 무슨 부시장인 경우가 많다. 상당히 큰 시의 부시장이 직접 대상기업과 함께 투자자를 만나는 경우 상당히 가 좋다는 인상을 심어 준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의 담당 업무일 뿐이다.

    그와 달리 시간을 끄는 해당 공무원은 해당 투자 관련 인허가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일 것이다. 그들은 적법한 절차 및 요건을 갖추어 인허가를 내주었느냐에 따라 평가가 이루어진다. 요컨대 중국 공무원들을 하나의 조직에 속한 단일체로 보면 안된다는 것이다. 실제 그 공무원의 담당 업무가 무엇인지에 따라, 또 그 공무원이 속한 기관이 중앙정부인지, 지방정부인지에 따라 서로 다른 이해를 가지고 상호 견제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다른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이야기는 이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책임질 일이 아니다. 중국의 경우 정부 조직이 우리와는 다른 원리로 구성되어 있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권한 관계도 상당히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어느 한 공무원의 이야기만 듣고 업무를 진행할 수는 없다.

    4.결어

    이상 시나리오가 중국에 투자하는 경우 항상 일어나는 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최근 공통적으로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답답해 하거나, 오해를 하는 사항에 대하여 단순화시켜 살펴 보고 왜 그런 일이 있는지에 대해서 필자가 생각하는 지극히 주관적인 설명을 덧붙인 것이다.

    중국은 중국 나름대로의 법적, 제도적 환경을 갖추고 있고, 플레이어들은 그러한 환경 속에서 나름대로 합리적 이유를 가지고 행동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을 뿐이다. 지나치게 중국 투자를 어려워하거나, 쉽게 생각하지 말고 서로 다른 문화와 전통이 있으므로 그런 점을 존중하고 유의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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