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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우쿨렐레'와 함께 손철 판사

    맑고 우아한 소리… "내 영혼을 울리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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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타를 작게 줄여놓은 듯 품에 안기는 발현악기 우쿨렐레(ukulele). 크기가 앙증맞고 소리도 귀엽지만, 거의 모든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 우쿨렐레는 '코아'라는 나무로 만들어진 몸통에 4개의 나일론 줄이 달렸다. 하와이 전통의상을 입고 연주하는 모습이 많이 비춰져 하와이 악기로 알려져 있지만 본래 고향은 포르투갈이다. 크기가 작아 휴대가 편하고 연주도 기타에 비해 익히기 쉽다. 코드(화음) 몇 개만 잡으면 간단한 노래의 반주가 가능하다.

    2009년 4월 TV의 한 음악 프로에서 가수 하림 씨가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이 때 우쿨렐레를 처음 알게 되었다. 작년 3월 경 기타의 줄감개가 망가져서 줄감개를 사러 종로 낙원상가에 갔다. 울림통이 파인애플 같은 우쿨렐레가 눈에 확 들어 왔고, 계획에 없었지만 주저하지 않고 우쿨렐레를 구입했다. 초등학교 때 가방을 사고 너무 좋아 품에 안고 잤던 일이 있었는데, 마치 초등학생처럼 설레는 맘에 우쿨렐레를 꼭 안고 잠들었다.

    코드표를 출력하고, 검색사이트에서 정보를 얻은 후 괜찮은 인터넷 카페에 가입했다. 잠자기 전 코드를 익히고, 갖고 있던 통기타 명곡집을 보며 우쿨렐레로 연습한 다음 최신 가요로 관심을 옮겼는데, 노래를 잘 몰라 박자나 음정을 그르치기 일쑤였다. 하지만 우쿨렐레 덕에 멋진 노래를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반주가 아닌 연주곡은 악보 구입 후, 유투브에서 장성하, 시마부쿠로 등의 동영상을 보고 배웠다. 물론 동영상에 나오는 수준에는 어림도 없었지만, 동영상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기분 좋았다.

    행정법원 우쿨렐레 동호회원들은 매주 화요일 일과시간 이후 모여 연주를 통해 친목을 다지고 있다. 손철(33·사법연수원35기·가운데) 판사가 동료들과 함께 가수 10cm의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를 연습하고 있다.  <사진=김승모 기자>

    올해 3월 중순 새 우쿨렐레를 사서 조율을 하고 있었는데, 소리를 들은 한 판사가 찾아와 모임을 만들 것을 제안하여 매주 화요일 우쿨렐레 모임을 시작했다. 처음엔 우쿨렐레 가방을 보고 한 부장님께서 "배드민턴 시작했나?"라고 물으셨지만, 어느 새 9명의 판사가 모임에 동참하였다. 악기를 처음 해 본 판사부터 클래식 기타를 제법 쳐 본 판사까지 다양한 구성원이 어울렸다. 몇몇 판사는 연습을 열심히 해서 왼손가락에 굳은살이 생기고 오른손가락 물집이 잡혔다. 9명의 판사들은 성취감을 느끼며 금방 우쿨렐레에 빠져들었다. 석 달 동안 벌써 8곡을 연습하였다. 우쿨렐레와 함께 하면 영혼을 울리는 소리에 온전한 나로 돌아온다.

    우쿨렐레가 두 척 안팎의 몸통에 겨우 넉 줄을 달고 내게만 들리는 소리로 말한다. "나를 품에 안고 당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우쿨렐레, 이름만 입에 되뇌어도 온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오늘도 서울행정법원에서는 우쿨렐레의 맑고 우아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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