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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의 VIP, 스포츠 중재위원

    김민조 변호사(서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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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또 올림픽이다. 상업성과 편파적 애국주의라는 비판은 차치하고라도, 땀을 뻘뻘 흘리며 눈물이 범벅된 채로 메달을 목에 건 선수의 모습이란 여전히 짜릿하고 감동적이다. 더운 여름밤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경기를 시청하며 들이키는 시원한 맥주 한 잔과, 다음날 동료들과 하이라이트를 보며 나름대로 승패를 분석하는 점심시간은 또 다른 낭만이다.

    2004년 유엔환경프로그램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무역 총액의 3~6퍼센트는 스포츠산업이 차지한다. 그에 수반하는 법률시장도 당연히 엄청난 규모이다. 지난 7월 텔레그래프지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을 통해 영국이 기대하는 GDP 효과는 약 30조원(165억 파운드)에 달하는데, 이 막대한 수입의 대부분은 대규모 건설과 중계 판권, 광고 및 관광 등으로 비롯된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건설인데,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경우 이 도시의 올림픽 농구 경기장 건설에 따른 GDP 파급 효과만 1조7천억원으로 추산된다. 관광의 경우, 통상 올림픽이 열리는 당해 연도에 가장 많은 수입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규모 행사가 끝난 다음해에 각종 비즈니스 회의, 스포츠 관련 이벤트 등의 행사가 폭주하면서 최고의 수입을 창출한다고 한다. 이 최고의 축제가 열리는 런던, 현지 최고급 호텔 숙박권에 모든 종목의 경기마다 시간만 되면 원하는 대로 예약 필요 없이 경기장 정면에서 관람할 수 있는 VIP패스를 제공 받는 법조인들이 있다. 바로 올림픽 특별중재부 중재위원들이다. 스포츠를 좋아하시는 법조인들, 추후에 노려보실만하다.

    스포츠 중재재판소(Court of Arbitration for Sport: CAS)는 스포츠 관련 분쟁을 다루는 국제 중재재판소로 1984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설립했다. 초대 위원장은 국제사법재판소(ICJ)의 엠바에 재판관으로 국재중재에 대한 발군의 경력을 살려 재판소 설립규정의 초안을 마련했다. 본부는 스위스 로잔에 위치하고 있으며, 1994년 올림픽위원회에서 독립한 이래 현재 약 300명의 중재위원이 매해 평균 350건의 스포츠 관련 분쟁을 해결하고 있다. 특히 올림픽, 월드컵, 유로토너먼트와 같은 초대형 세계 스포츠전이 열리는 개최지에는 CAS 특별중재부(ad hoc Division)가 설치되어 현지에서 분쟁을 즉시 해결함으로써 명실 공히 스포츠 분쟁에 관한 최고의 중재재판소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올림픽 특별중재부는 지난 1996년 아틀랜타 올림픽에서 처음 발족되었다. 모든 올림픽 국가대표들은 출전에 앞서 경기와 관련된 일체의 분쟁에 대하여 CAS 특별중재부의 중재판정에 따른다는 서약서에 미리 서명한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이에 따라 CAS 특별중재부는 올림픽 경기 분쟁에 관한 배타적 관할권을 가지게 된다.

    CAS 올림픽 특별중재부는 12인의 중재위원으로 구성되며, 현지에서 즉시 회부되는 사건에 대하여 3인의 위원으로 구성된 소 중재부가 24시간 내에 중재판정을 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24시간이라는 시간적 제약이 있으므로 중재위원들은 신청사건에 대하여 하루 만에 판정을 내리고, 그 이외의 시간에는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VIP 패스가 주어지지만, 사실상 이는 그림의 떡일 뿐 오히려 불시에 회부되는 사건 때문에 새벽에 눈을 떠야 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것이 한결같은 소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특별중재부 중재위원이란 여전히 매력적이다.

    관련하여, 7월 17일부터 8월 12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2012 런던올림픽 특별중재부의 구성은 올여름 법조계와 스포츠계의 커다란 이슈였다. 지난 7월 9일 CAS 보도자료를 통해 베일을 벗은 특별중재부 중재위원은 푸에르토리코의 토루엘라 판사를 좌장으로 한 총 12인으로 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 출신 토마스 리 위원이 눈에 띈다. 이들은 모두 스포츠법과 중재에 탁월한 법조인으로서, 국제스포츠중재위원회(ICAS) 위원장이 지명한다.

    런던올림픽 특별중재부가 내린 첫 판정은 남아프리카 승마선수 피터넬의 국가대표 추가 선발 에 대한 것이었다. 피터넬과 남아프리카 스포츠연맹 올림픽위원회(SASCOC)는 피터넬 선수의 국가대표 탈락 처분이 적정한 것이었는지 여부를 판단 받기 위해 CAS에 중재를 신청했고, 이에 대해 CAS는 피터넬의 손을 들어주었다. 동 CAS의 판정에도 불구하고 SASCOC가 피터넬 선수를 국가대표 명단에 올리지 아니하자, 피터넬은 다시한번 올림픽 특별중재부에 국가대표 추가 선발을 구하는 중재를 신청했고, 특별재판부는 7. 24. 저녁 중재판정을 통해 SASCOC로 하여금 피터넬을 런던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할 것을 명했다.

    2012 런던올림픽 특별중재부의 공식 모토 "명확성(Certainty), 일관성(Consistency), 중립성(Neutrality), 공정성(Fairness), 정의(Justice)의 추구", 국경과 종목, 필드를 초월한 법조인의 영원한 덕목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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