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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동해 푸르른 바다의 추억

    조대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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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천 개가 넘는 섬들과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멋진 해변길이 지천인 이 땅에서 바다는 매우 친숙한 우리네 삶의 일부가 되어왔다. 특히, 동해는 더 없이 푸르른 바다와 금빛 백사장들로 여름이면 한껏 사람들로 붐빈다. 예전 고시공부를 하며 한동안 지친 삶의 고뇌를 안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민과 번민을 풀고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찾았던 동해바다는 나에겐 어머니의 품 같은 포근한 곳이기도 하다. 요즈음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동해의 푸른 바다 외로이 떠 있는 울릉도와 독도는 늘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유난스런 무더위에 연일 열대야로 잠 못 이루던 한여름 8월초에 처음으로 여행할 기회를 가졌다. 가는 날 새벽 버스를 타며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지 놀랐다. 용암이 굳어 온통 기암괴석과 가파른 절벽으로 기묘한 절경을 이뤄 평지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화산섬 울릉도와 독도는 같은 화산섬인 제주도와 사뭇 다른 느낌이다. 푸근한 느낌의 평지와 얕은 비취 빛의 바다를 가진 제주도에 비해 울릉도는 삼선암, 촛대바위, 거북바위 등 우악스럽고 괴기스러운 산세가 파도와 맞서면서 해변에서 곧장 수심이 깊어져 바다 빛은 온통 코발트블루의 희귀한 비경으로 가득하다. 거의 모든 길이 시멘트 비탈길로 차멀미를 느낄 즈음 찾아간 섬 중턱의 유일한 평지 나리분지는 성인봉을 비롯한 험준한 산자락 가운데 속세와 단절되어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과 평온함을 주었다. 오징어뿐 아니라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가파른 비탈경사면에서도 나는 더덕, 명이, 미역취 등 섬특산물은 더덕무침, 홍합밥, 따개비칼국수, 약소불고기 등 이 지역별미들과 어우러져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재촉하는 것 같다. 도동항에서 행남등대를 거쳐 저동에 이르는 올레길은 해식동굴과 절벽을 가까이서 볼 수 있고, 깊고 푸른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비경이지만, 해안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뚫어놓은 수직계단과 발이 빨려들 듯 바다가 훤히 보이는 아취 다리를 수 차례 건너야만 해 웬만한 강단으로는 지나기 힘들다. 독도의 자연과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독도박물관, 지척에서 갈매기 밥을 주며 섬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섬선상일주 등 울릉도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과 함께 해안일주도로의 편도터널은 맞은편 차량을 피하기 위해 입구 신호등을 반드시 따라야만 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독도는 입도를 작정하고 방문한 사람들도 풍랑으로 선착하기 쉽지 않은데, 고맙게도 무덥지만 평온한 날씨 덕분에 그 땅을 밟을 수 있었다. 동도, 서도와 부속암초 등으로 구성된 독도는 천연보호구역이지만, 저마다 이 섬에 대한 뜨거운 가슴을 안고 방문한 수많은 사람들을 보며 더 많은 이들의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다면 우리와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울릉도는 그 자연만으로도 볼거리가 충분하지만, 오징어축제, 산나물축제 등 풍물과 문화제, 해변가요제 등 동해의 푸른 바다 내음을 맡으며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연도 있다. 내가 방문했을 땐 저동항에서 울릉도 호박엿 각설이타령의 즉석무대는 물론 2001년부터 대한불교진각종의 회당 손규상 대종사를 기리기 위해 시작돼 매년 한여름 울릉도에서 열리는 회당문화축제(사진)가 있었다. 이 축제는 독도사진전, 독도사랑이벤트, 풍등띄우기, 불꽃놀이 등 다양한 문화체험과 함께 노브레인, 퓨전국악팀, 프로젝트 락(樂) 등으로 동해의 푸른 밤바다를 대중가요에서 팝오케스트라까지 다양한 공연으로 환희 밝혀 섬주민들뿐 아니라 많은 관광객에게도 즐거움과 흥겨움을 안겨주었다.

    요즘은 지방자치단체 등이 지역별로 다양한 지역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지역축제는 그 지역민의 삶과 전통을 보여 줄 수 있는 문화행사로서 자발적인 주민의 참여와 공감대를 얻어 그 특색이 잘 부각될 때 지역주민은 물론 외지인들에게도 생활 속 에너지와 추억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끝도 없이 치솟은 오르막과 깎아지른 바위와 어우러진 푸른 동해바다의 절경과 함께 울릉도 부둣가에서 펼쳐진 야외공연은 늘 긴장되고 바쁜 일상에서 한여름 밤의 싱그럽고 행복한 추억이 되었다.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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