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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변하는 법률시장… 국가송무의 역할 더 중요

    김필규 이사장(정부법무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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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년 우리나라 법조계는 법률시장 개방으로 인한 외국 거대 로펌의 국내 진출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법률시장으로의 대거 진입,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소송(ISD) 제소를 통보해오는 등 이전까지 겪어보지 못한 근본적인 격변기를 맞고 있다.

    아직은 외국 로펌의 국내 진출이 시작 단계이고,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도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계가 아니기는 하나 벌써부터 국내 대형로펌들은 외국계 로펌이 기업자문 분야를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로 송무 분야를 강화하기 시작하였고, 이로 인해 중소 로펌과 개인변호사들과의 치열한 수임 경쟁에 돌입한 상태이다.

    이러한 경쟁은 법률서비스의 향상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으나, 과열 경쟁으로 인하여 불필요한 소송을 유도하고, 법조윤리 상실에 따른 부정한 소송의 남발 등 그 폐해가 우려된다. 특히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을 상대로 한 남소(濫訴)의 폐해가 우려된다.

    실제, 국가 송무는 양적·질적으로 증가해오고 있다. 1996년도 국가소송 7,095건, 행정소송 15,967건이던 것이 2011년도 국가소송은 10,086건, 행정소송은 34,847건으로 각각 1.4배와 2.1배 증가하였다. 또한, 헌법재판도 2006년 795건에서 2011년 2,226건으로 3배가량 급증했다.

    질적으로도 1조7천억 원대의 약가인하처분에 대한 소송, 2조 원대의 금지금 관련 조세포탈소송 등 국가 재정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획 소송들이나 국가의 중요정책과 국책사업에 파급효과가 큰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정당한 목적이 아닌 부정한 목적으로 제기한 소송에서 국가가 패소하게 되면 그 패소금액은 국민 세금으로 물어내야 하므로 이는 곧 국민 전체의 손해로 귀결하게 된다. 실제 2011년도 우리나라 국가소송 청구금액은 6,630억 원이고, 이 중 국가의 패소금액은 1,159억 원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근본적 상황 변화에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국가송무에 대한 대응은 아직 충분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가송무는 법무부 국가송무과에서 총괄하고, 고등검찰청과 지방검찰청에서 소송지휘를 하고 있으나 그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실제 소송을 수행하는 일선 행정청의 소송수행자는 대부분 법률전문가가 아닌 행정공무원이어서 법률지식과 소송기술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이다.

    또한 중요한 국가송무 사건은 외부 변호사에 수임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외부변호사는 국가를 상대로 하는 소송도 수임하게 되므로 거시적으로 보면 이 역시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미국은 국가소송의 외부 변호사 위임은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국가송무를 연방법무부 송무국에서 담당하고 있다. 2005년 기준으로 송무국에 변호사 775명이 근무하고, 연방검찰청 검사 4,000명 중 1,000여명도 국가송무에 종사하고 있다. 독일은 각 행정부처마다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자들로 구성된 법률담당부서가 설치되어 있고 이 부서에서 해당 부처의 소송을 수행하고 있다.

    일본은 법무성과 고등검찰청·지방검찰청 소재지 50곳에 설치된 지방법무국에서 검사 80여명과 송무관 420여명이 송무를 전담하고 있다. 한편, 호주는 정부로펌으로 'AGS(Austrian Government Solicitor)'를 설립시키고 AGS에 소송을 위임하고 있다. AGS는 현재 9개 도시에 사무소를 두고 변호사 342명이 근무하고 있다.

    결국 외국의 경우 국가 송무를 자체 인력으로 해결하거나 국가 로펌을 설치하여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법무부에서는 2008년 2월 호주의 AGS를 참고하여 국가송무를 전담하는 국가로펌으로서 정부법무공단을 출범시켰다. 정부법무공단은 그간의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2011년 국가·행정소송에서 76.1%의 높은 승소율을 기록하고, 금지금 변칙거래 부가가치세 포탈사건 승소로 약 2조원의 국고를 절약하는 등 양적·질적인 면에서 커다란 성과를 올렸다. 그 결과, 정부부처의 공단이용률이 2008년 17.7%에서 2011년 40.5%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정부법무공단은 법률시장의 개방에 따른 외국 대형로펌의 국내진출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대거 변호사 시장으로의 진입으로 인하여 격화되는 변호사 수임 경쟁 속에서 국가 이익을 수호하고 국민의 세금 지킴이로서 그 역할과 중요성이 더욱 커지리라 확신한다.

    다만, 정부법무공단법에 변호사 정원이 40명으로 제한되어 있어 그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다양해지는 국가 송무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고, 능력있는 전문변호사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고용 창출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도 정원 제한규정을 철폐하여 국가송무에 충실히 이바지 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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