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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법조

    복수 주체의 특허침해행위에 대한 간접침해책임

    강태욱 변호사(법무법인(유)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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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허법과 구성요건 완비의 원칙

    우리나라 특허법이나 미국 특허법 모두 특허에 대한 침해(infringement)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청구항을 이루는 모든 구성요소들이 실행된 경우에만 해당 특허권의 침해가 인정될 수 있다는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All element rule)을 견지하여 왔다. 하나의 청구항은 통상 여러 구성요소(element)들로 이루어지게 되는데 그 구성요소들 중의 일부만이 실행되는 경우에는 해당 특허권에 대한 침해가 인정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구성요소들이 모두 단일한 당사자(single entity or single actor)에 의하여만 실행되어야 하는가? 이 문제는 물건의 특허에 대하여는 물건의 최종 생산품에 대하여 침해 책임을 인정하고 그 이전 단계에 대하여는 간접 침해 이론을 적용할 수 있으므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방법 특허의 해석에 있어서는 논란이 되어 왔다.

    특히, 최근에는 방법 특허 중 여러 당사자가 반드시 그 실행행위의 일부를 나누어 가지는 방식의 특허들이 많이 등록되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컴퓨터를 전제로 한 발명과 영업방법 발명들이다. 이들 발명들은 운영자의 서버측에서 일정한 행위들이 이루어지고, 한편 이용자측의 컴퓨터(클라이언트)에서 이루어지는 일정한 행위들이 결합되어 특정한 효과를 발생시키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를 특허법 상 보호받는 청구항으로 구성하기 위해서는 양 당사자들의 실행단계를 모두 포함시켜야 할 필요가 발생하게 된다.

    미국 연방항소법원 새 방향 제시

    많은 학자 및 실무가들은 이 사건을 통하여 연방항소법원이 오랫동안 논의되어온 주제, 즉 방법발명에 관하여 복수주체에 의한 특허권의 직접 침해의 인정 여부에 대한 나름의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였다.

    즉, 그 동안 연방항소법원은 BMC Resources, Inc. v. Paymentech, L.P. (498 P.3d, 1373 (Fed Cir. 2007)) 사건을 통하여 행위 주체가 다른 당사자의 방법 단계의 실행을 '지시 내지 통제'(direction or control)하는 '주요 행위자'(mastermind)인 경우에 직접침해의 책임을 부담한다고 판시한 이래 이러한 결론의 타당성에 대하여 많은 논의가 이루어져 왔었고 본 쟁점이 미국 연방항소법원의 전원합의체에 회부되었던 것이었다(본 건 판결 이전의 미국의 판례에 대한 설명으로는 졸고, 복수주체의 특허침해행위, Law and Technology, 2012. 1. 참조). 이에 대하여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지난 2011년 8월 31일 전원합의체(en banc)를 통하여 복수 주체의 특허권 침해행위(Joint infringement)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였다. 이 사건은 Akamai Tehcnologies, INc. v. Limelight Networks Inc 사건과 McKesson Ttechnologies, Inc. v. Epic Systems Corp. (Fed. Cir., No. 2009-1372,-1380, -1416, -1417) 두건에 대하여 병행 심리된 것이었다.

    본 건에서 쟁점이 된 아카마이(Akamai)의 특허권(US. 특허 No.6,108,703)은 웹컨텐츠의 효율적인 저장 및 전송에 관한 방법 발명이고, 맥커슨(McKesson)의 특허권(US 특허 No. 6,757,898)은 의료 서비스 제공자와 환자 간의 전자적 통신에 관한 방법 발명이다. 아카마이 사건에서 원고의 방법 청구항은 두 행위자 즉 피고인 라임라이트(Limelight)와 그 고객에 의하여 실행되었고, 맥커슨 사건의 방법 청구항은 피고 에픽(Epic)과 환자와 에픽의 "MyChart" 웹 포탈사이트를 사용하는 의료 서비스 제공사들에 의해 나눠 실행되었다. 두 사안 모두 복수의 주체에 의하여 방법발명이 구분되어 실시되었다는 점은 동일하다. 다수 의견은 본 건들과 같은 사안에 대하여는 271(b)조의 유발침해(inducement infringement)가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즉, 직접침해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유발침해가 인정될 수 있다고 하면서, 복수의 주체 전부 또는 일부가 유발침해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그 요건에 따라서 유발침해에 대한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수 의견의 주장 요지를 좀 더 살펴보면, 271(b)조의 유발침해는 단일 주체가 다른 주체에게 모든 구성요소의 실행을 유발한 경우에 인정되는 것으로 직접 침해의 책임을 묻기 위한 구성요소의 실행이 복수의 행위자에 의하여 분리된 경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면서 방법 발명의 구성요소 중 일부를 실행한 행위자가 남은 단계의 수행을 유발 시킨 경우(Akamai)와 단일 주체가 청구항의 모든 단계를 복수의 행위자들에게 집합적으로 실행하도록(collective perform) 한 경우(McKesson)로 나누어 볼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하여 "최근의 이 법원 선례들은 271(b)조가 청구항의 구성요소를 실행하는 행위자들을 지시 또는 통제(direct or control) 하지 않는다면, 특허권자는 그 권리가 행위자들의 결합된 행위에 의하여 침해되었음이 명백함에도 아무런 구제수단을 가지지 못하고 있고 이는 어떠한 단일 주체가 모든 방법 발명의 단계를 실행하지 아니하였을 때 직접침해가 있는지의 문제가 아니라, 유발침해가 인정될 수 있는지의 문제"라고 하였다.

    나아가 유발 침해에 관한 법 규정은, 직접침해에 관한 엄격 불법행위(strict liability tort)와는 달리 유발 행위 자체가 주장된 유발자는 유발된 행위(induced acts)가 특허침해를 구성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행동할 것을 요하기 때문에 특허의 존재나 이 특허의 단계 중 일부가 다른 사람에 의하여 실행된다는 점을 알지 못하는 자에게 책임이 확장될 위험성을 줄여준다고 하고 있다.

    다음으로, 다수의견은 (기존과 같이) 간접침해(유발침해)에 관하여 단일 주체 원칙을 고수할 경우 불공정하고 이상한 결론에 이르게 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즉, 타인에게 방법 특허의 일부를 실행하도록 의도적으로 유도하고, 이 타인이 그 행위들을 하였을 경우 단일한 직접 침해자에 의하여 동일한 침해행위를 하도록 유도한 당사자로서 특허권자에게 대한 경우와 완전하게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일부의 침해행위에 가담하면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유발하여 침해에 이르게 한 자는 아무런 단계를 실행하지 않는 경우에 비하여 더 가벌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특허법 271조의 해석에 있어서 다수의견은 271(b)조 그 규정의 어느 것도 '침해'라는 단어가 단일 주체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고 한정하고 있지 아니하고 있다고 하면서, 이 '침해'는 단일 또는 복수의 주체에 의하여 침해행위가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특허를 침해하기 위한 행위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다수 의견은 1952년 특허법 입법 과정을 언급하면서, 그 과정은 유발 침해에 대한 단일 주체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에 대하여 지지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와 함께 다수 의견은 침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271(a)조에서 정의된 단일 당사자 또는 침해자의 지시 내지 통제에 의한 직접침해행위가 있어야 하고 또한 해당 특허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침해를 유발하려는 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판시한 BMC 케이스의 소위 single actor rule를 명시적으로 배제하면서 유발 침해가 인정되기 위한 전제로서 모든 구성요소가 실행되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단일 주체에 의한 구성요소가 실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위와 같은 다수 의견에 대하여는 청구항의 모든 단계들이 복수의 주체에 의하여 실행되더라도 직접 침해가 인정될 수 있고, 다수 의견은 기존의 침해 책임에 관한 법리와 배치된다는 Newman 판사의 반대 의견 및 기존의 BMC 및 Muniacution 사건에서의 연방항소법원의 판시가 타당하고 271(b)조에 따른 책임은 271(a)조에 근거한 직접 침해 행위자의 존재를 그 요건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수 의견을 타당하지 않다는 Linn 판사의 반대 의견이 있었다. 본 판결의 다수의견은 6인의 찬성으로 이루어져있고, 이에 비해 반대 의견은 총 5인이다.

    향후 전망

    연방항소법원은 위와 같이 각 지방법원 판결을 파기하고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른 추가 조사를 위하여 환송하였다.

    이후 위 판시에 의하더라도 침해에 대한 인식(knowledge)의 정도를 어느 범위 인정할 것인지의 문제, 유발 침해자의 인식 정도에 대하여 의도적 방기(willful blindness)에 대하여 책임 부인을 거절한 Global-Tech Appliances v. SEB 사건과의 관계에서 어떠한 세부적인 해석이 이루어질 것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또한, 위 판결에 따르면 그 동안 지시 내지 통제 관계를 입증하지 못하면 직접침해를 주장하기 어려웠음에 비하여 유발침해 책임이라는 또하나의 공격 수단이 특허권자에게 주어진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이러한 측면은 소프트웨어 업계 및 생명 공학 업계에서의 특허 해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 이 사건은 연방대법원이 상고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할 것인바, 그에 따라 연방대법원의 판단 결과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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